노인의학회 “세부전문의, 거스를 수 없는 흐름” VS 내과 “수가 더 주는 것도 아닌데 굳이”
대한의학회가 노인의학 세부전문의 도입 여부 결정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이를 추진해 온 내과 안에서도 입장차가 확연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노인의학회는 노인의학 세부전문의 제도는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라 강조하는 반면, 대한개원내과의사회는 세부전문의 제도 보다는 정부, 정치권과의 소통이 더 중요하다는 입장이다.
노인의학회와 개원내과의사회는 16일 각각 춘계학술대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노인의학 세부전문의에 대한 의견을 피력했다.
우선 밀레니엄힐튼호텔 열린 노인의학회 춘계학술대회에서 장동익 상임고문은 노인의학 세부전문의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장 상임고문은 “신경과, 재활의학과 등 일부 과에서 극렬하게 반대하고 있지만, 노인의학 세부전문의는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라며 “이에 따라 학회는 노인의학 인증의 배출 과정에서 교육과 함께 새로운 시험 문항도 만들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노인의학회는 ▲1년 1회 노인의학 인정의 시험 ▲시험을 위한 출제지 업데이트 ▲노인의학 인정의 교육 강화 등을 이사장 취임 역점 추진 사안으로 꼽고 있다.
장 상임고문은 “대학교수가 주축으로 구성된 노인병학회에서는 노인의학 세부전문의 취득을 위해 수련을 받아야 한다고 고집부리고 있다”며 “어떻게 개업을 포기하고 수련을 받겠느냐. 현실에 맞도록 노인의학 세부전문의에 노인의학회에서 배출하는 인정의를 인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이 노인의학회는 노인의학 세부전문의 제도 도입 과정에서 노인의학회가 배출한 인증의를 포함하지 않을 경우 법적 보호 장치도 염두에 두고 있다.
그는 “노인의학회는 노인의학 인증의 제도를 도입한 이후 인증의 배출 과정엣 교육의 질적 향상을 이뤄냈다”며 “만일 노인의학 세부전문의에서 노인의학회 배출 인정의를 인정하지 않는다면 최악의 경우도 염두에 두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수련을 고집하기 보다는 노인의학 세부전문의 자격을 줄 수 있는 사람을 인정해주는 게 더 필요하다”며 “노인인구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는 만큼 노인의학회는 그 역할이 더 커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개원내과醫 “수가 더 주는 것도 아닌데 굳이...”
반면, 노인의학 세부전문의에 대한 개원내과의사회의 입장은 그리 뜨겁지만은 않다.
내과의사회 회원들이 궁극적으로 바라는 것은 노인의학 세부전문의 제도 도입 보다는 정치권, 정부와의 원활한 소통을 통한 열악한 진료환경 개선이라는 게 이들의 입장이다.
16일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내과의사회 춘계학술대회에서 만난 최성호 회장은 이 같이 강조했다.
최 회장은 “기본적으로 노인의학 세부전문의 제도 도입을 돕고 있지만 적극적인 것은 아니다”라며 “예상컨대 반대하는 학회가 많아 노인의학 세부전문의 제도가 대한의학회를 통과할지 여부도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노인의학 세부전문의를 취득한다고 해서 정부가 수가를 더 주는 건 아니지 않느냐”라며 “큰 영향력도 없는데 굳이 의미를 부여할 필요가 없다고 본다. 결국 세부전문의 취득은 자기만족에 불과할 것”이라고 부적정 입장을 보였다.
다만, 개원내과의사회는 노인의학 세부전문의 제도보다 ▲만성질환 상담료 신설 ▲내시경 수가 상향 조정 등이 더 중요한 사업으로 꼽았다.
특히 개원내과의사회는 두 가지를 올해 중점 회무방향으로 선정키로 했다.
최 회장은 “당뇨, 고혈압 등 만성질환의 합병증 발생률은 OECD 국가 중 우리나라가 최하위다. 이는 근본적으로 만성질환에 대한 진료수가가 부족해 오랜시간 동안 진료를 보지 못하기 때문”이라며 “의사회 차원에서 만성질환 상담료 신설을 요구할 방침이며, 복지부도 이를 인정하고 있다”고 전했다.
최 회장은 “만성질환 상담료가 신설되면 3분 진료 패턴에서 벗어나 환자에게 보다 충실한 상담을 할 수 있게 되며, 보다 다양한 방면의 치료 방법도 의논할 수 있다”며 “만성질환 상담료 신설은 의사 뿐만 아니라 국민들에게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저수가로 인해 내과의원들 가운데 위내시경을 포기하는 곳이 생겨나고 있다”며 “대한외과의사회, 대한소화기내시경학회, 대한위대장내시경학회 등과 함께 의협을 방문, 저평가된 내시경 수가를 재논의하자고 협의했고, 조만간 다시 복지부와의 논의가 진행될 계획”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