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서울대병원 김택균 교수팀, 9년 동안 추적한 1백만여 명 대규모 코호트 발표

▲ 분당서울대병원 신경외과 김택균 교수

국내 연구팀이 뇌동맥류가 얼마나 많은 환자에게서 발생하는지에 대해 연구를 통해 뇌동맥류 발병과 관련된 위험인자를 확인했다.

뇌동맥류는 혈관이 파열되기 전까지는 별다른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데, 출혈 순간 극심한 두통과 구토, 뒷목이 뻣뻣한 증상이 나타난다. 뇌압 상승으로 인해 의식 저하 또는 혼수상태 등 갑작스러운 징후를 경험하며 사망에 이를 수도 있다. 

이처럼 뇌동맥류는 일단 발생하면 사망률이 매우 높을 뿐 아니라, 생존하는 경우에도 중증 장애 발생 비율이 매우 높기 때문에 꾸준한 건강검진으로 사전에 진단하고 예방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서울의대 김택균 교수(분당서울대병원 신경외과)팀이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주관하는 건강검진 자료를 활용해 전 국민에 대한 대표성을 지니는 약 1백만 명의 의료 이용 정보를 9년간(2005-2013년) 추적 관찰했다. 

관찰기간 동안 약 1백만 명 중 1960명이 지주막하 출혈로 진단됐고, 2386명이 미파열성 뇌동맥류로 진단됐다. 연구팀은 이를 통해 국내 뇌동맥류의 표준화 발병률은 인구 10만 명 당 1년에 52.2명(52.2/100,000인년)이었고, 지주막하 출혈의 발병률은 23.5명(23.5/100,000인년)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또 뇌동맥류 발병에 있어 연령이 매우 중요한 인자로 확인됐고, 여성이 남성에 비해 뇌동맥류 발병 위험도가 1.56배 높으며, 정상 인구에 비해 고혈압 환자는 1.46배, 심장질환자는 2.08배, 가족력이 있는 경우에는 1.77배 더 위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 성별/ 연령대별 지주막하출혈 발병률

(발병률이 가장 높은 연령대는 여성의 경우 60-69세, 남성의 경우 70-79세이다.)

이번 연구는 대규모 국가단위 코호트 연구로, 파열성 뇌동맥류와 미파열성 뇌동맥류의 국내 발병률 및 발병에 영향을 미치는 건강요인을 밝혀낸 국내 최초의 뇌동맥류 관련 역학 보고이다. 또한, 미파열성 뇌동맥류에 대한 국가 단위 보고로는 세계 최초라는 점에서 더욱 주목할 만하다.

김택균 교수는 "현재까지 알려진 지주막하출혈의 역학정보는 국가별로 매우 상이한데 이번 연구를 통해 한국의 지주막하출혈 발병도가 핀란드, 일본 등과 함께 세계에서 가장 높은 발병률을 보인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또 "현재 뇌동맥류 선별검사에 대한 지침은 매우 제한적이나, 여성, 고혈압 환자, 심장 질환자 및 가족력이 있는 경우에는 뇌동맥류 발병 위험도가 높다는 점을 확인했다"며 "향후 고위험군 환자의 뇌동맥류 선별검사를 개정하고, 맞춤의학의 기초를 마련하는데 큰 밑거름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논문은 연구의 우수성을 인정받아 '국제뇌졸중저널(International Journal of Stroke)' 2016년 10월호에 게재됐고, 지난 4월 13~15일 개최된 대한신경외과학회 '제35차 춘계학술대회'에서 뇌혈관분야 최우수 논문에 수여되는 '청송 심재홍 학술상'도 수상한 바 있다. 

저작권자 © 메디칼업저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