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AS 연례학술대회 "PCSK9 억제제 등 비스타틴 병용요법이 표준치료 될 것"

스타틴으로 대표되는 이상지질혈증 치료제 시장에서 스타틴과 비스타틴 계열 병용요법의 진격이 매섭다.

국내외 가이드라인에서는 이상지질혈증 환자의 LDL-콜레스테롤(LDL-C)을 조절하기 위해 스타틴을 우선 권고하고, 스타틴만으로 조절이 안 될 경우 에제티미브, 니코틴산 등의 비스타틴 계열 병용요법을 제시한다.

그런데 24일 체코 프라하에서 열린 '2017 유럽동맥경화학회 연례학술대회(EAS 2017)'에서는 "스타틴 시대가 지나가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PCSK9 억제제, 에제티미브 등의 새로운 신약이 개발되면서 스타틴과 비스타틴 계열을 병용한 치료전략이 새로운 시대를 이끌어갈 것이라는 분석이다.

특히 학계는 PCSK9 억제제 비상에 주목했다. 이는 지난 3월 열린 '제66차 미국심장학회 연례학술대회'에서 비스타틴 계열인 PCSK9 억제제 '에볼로쿠맙(evolocumab)'의 심혈관사건 예방 효과를 입증한 'FOURIER 연구'가 촉매제 역할을 한 것. 

영국 글래스고 의대 Chris Packard 교수는 "향후 스타틴과 PCSK9 억제제 등의 비스타틴 계열 병용요법이 스타틴 단독요법을 넘어 표준치료로 자리 잡을 것"이라고 제언했다.

"LDL-C, 낮추면 낮출수록 좋다?"

FOURIER 연구에서 주목해야 할 결과 중 하나가 죽상동맥경화성 심혈관질환을 동반한 이상지질혈증 환자의 LDL-C를 낮게 조절하더라도 유의미한 심혈관사건 예방 효과가 나타난 것이다.

48주 동안 추적관찰한 결과, LDL-C를 등록 당시 92mg/dL에서 30mg/dL(중앙값)까지 낮추더라도 위약군 대비 심혈관사건 발생 위험이 평균 59% 감소하는 뛰어난 효과가 입증됐다. 

아울러 LDL-C가 70mg/dL 미만으로 감소한 환자는 87%, 25mg/dL 미만으로 떨어진 환자는 42%를 차지했다.

즉 심혈관질환 고위험군의 LDL-C 목표치를 70mg/dL 미만으로 제시한 가이드라인에 부합할 뿐만 아니라, 더 나아가 LDL-C 목표치 한계를 정하는 것보단 낮추면 낮출수록 더 좋다는 점을 입증한 것이다.

아르헨티나 FASTA University School of Medicine의 Pablo Corral 교수는 "그 동안 LDL-C를 30mg/dL 또는 40mg/dL까지 낮춰도 괜찮다고 생각했고, 명확한 근거가 필요했다"며 "FOURIER 연구는 이를 뒷받침하는 근거다. 이번 연구를 계기로 LDL-C 목표치를 다시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FOURIER 연구에 참여한 노르웨이 오슬로대학병원 Terje Pedersen 박사는 "스타틴 및 PCSK9 억제제 병용요법으로 LDL-C를 3년 이상 강력하게 조절한 환자 4명 중 1명은 LDL-C 수치가 20mg/dL 미만으로 떨어졌다"면서 "LDL-C를 강력하게 조절하더라도 안전하다는 것을 확인했다. LDL-C를 어디까지 낮춰야 한다는 목표치가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연구기간이 스타틴 관련 연구와 비교해 짧기 때문에, 장기간에 걸쳐 강력한 지질저하 치료전략의 안전성을 확립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부연했다.

PCSK9 억제제, 비싼 비용이 걸림돌

PCSK9 억제제는 FOURIER 연구를 통해 강력한 LDL-C 개선 효과 및 심혈관사건 발생 위험을 낮춘다는 강점으로 최적의 비스타틴 계열로서 비상했지만, 비싼 비용 문제는 넘어야 할 산으로 남아 있다.

지난해 미국에서 에볼로쿠맙의 연간 치료 비용은 1만 4100달러, 알리로쿠맙은 1만 4600달러로 나타난 것. 환자들이 부담해야 하는 비용이 상당하기 때문에, 이로 인해 환자들이 PCSK9 억제제 치료를 받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호주 애들레이드 의대 Stephen Nicholls 교수는 "앞으로 치료 선택 시 환자의 결정이 중요해질 것이다"며 "때문에 환자들이 비싼 비용으로 PCSK9 억제제 치료를 선택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Pedersen 박사는 "환자들이 PCKS9 억제제보다는 LDL-C를 낮추는 다른 약제와 병용하는 치료전략을 선호할 수 있다"면서 "특히 유럽에서는 에제티미브 약값이 저렴하기에 환자들이 에제티미브 치료를 고려할 수 있다"있다고 밝혔다.

이에 학계에서는 PCSK9 억제제의 비용-효과 분석을 진행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Packard  교수는 "비용-효과 분석을 시행해 환자에게 어떤 치료전략이 효과적으로 LDL-C를 조절할 수 있고 안전하며 삶의 질을 개선할 수 있는지 규명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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