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유래신경영양인자 메틸화 정도 달라

외상후스트레스장애(post-traumatic stress disorder : 이하 PTSD)를 경험한 사람은 뇌신경 유전자변이에도 영향을 받는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PTSD는 위협적이고 충격적인 사건을 경험한 이후, 한 달이 지난 뒤에도 반복적으로 충격기억이 되살아나 악몽에 시달리는 정신질환이다. 환자는 다시금 충격사건을 겪는 듯한 재경험 증상과 함께 벗어나려는 회피반응, 작은 자극에도 과도한 각성상태를 보인다.

선행 연구에서는 PTSD 발생과 회복에 환자 개인 유전적 특성과 스트레스의 상호작용이 중요한 영향을 주는 것으로 추측되어왔지만 관련된 기전은 잘 알려지지 않았다.

이에 따라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강지인 교수와 중앙보훈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김태훈 전문의 연구팀은 베트남전쟁에 참전한 248명을 대상으로 PTSD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개인적 특성인자들을 조사했다.

연구팀은 정신과 전문의 일대일 면접과 진단평가를 바탕으로 장기간 PTSD를 겪고 있는 그룹(126명)과 그렇지 않은 그룹(122명)으로 나눈 후 각각 혈액을 채취해 BDNF(뇌유래신경영양인자(brain-derived nerotrophic factor : 이하 BDNF) 프로모터Ⅰ 영역 내 네 곳의 CpG(운동패턴을 만드는데 관여하는 신경원 집단) 부위의 DNA 메틸화 수준을 살폈다.

그 결과 PTSD 집단은 네 곳의 CpG 모두 메틸화 수치가 PTSD를 겪지 않는 집단에 비해 높았다(표 1 참조).

 

또한, 연구팀은 알코올 섭취와 높은 수준의 전투강도 노출도 PTSD 발현에 영향을 주는 인자임을 밝혀냈다.

알코올 사용장애 평가검사(Alcohol Use Disorders Identification Test)에서 PTSD 그룹은 73명(57.9%)이 문제 있음 상태를 보였으며, PTSD를 겪지 않는 그룹은 45명(36.9%)만이 알코올에 의한 문제를 보였다.

전투강도 노출 측정 결과도 비슷했다. PTSD 그룹은 34명(27.0%)이 일정수준 이상 강도의 전투강도에 노출됐다. PTSD를 겪지 않는 그룹은 12명(9.8%)에 그쳤다. 로지스틱 회귀 분석 결과, 두 가지 모두 연관성이 있다는 결과(알코올 문제 P=0.0001, 전투강도 노출 정도 P=0.0003)를 얻었다.

강지인 교수는 "PTSD에 시달리는 환자들은 BDNF의 유전 발현이 높은 수준으로 나타난다는 것을 파악했다. 향후 BDNF를 생체지표로 활용한다면 PTSD를 조절하거나 치료하는데 도움일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연구논문은 스칸디나비아 정신과학회보(IF=6.128) 최근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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