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료 어려운 당뇨병성 신경병증, 환자 임상증상부터 귀 기울이자

▲ 전북의대 내분비내과 박태선 교수는 12일 부산 벡스코에서 개최된 대한당뇨병학회 춘계학술대회에 발표 연자로 나와 당뇨병성신경병증의 조기진단과 적극적인 치료의 중요성을 알렸다.

치료하기 어려운 질환으로 알려진 당뇨병성 신경병증(DPN). 무엇보다 환자의 임상 증상부터 귀 기울여 듣는 것이 치료의 '키 포인트'라는 조언이 나왔다.

전북의대 내분비내과 박태선 교수는 12일 부산 벡스코에서 개최된 대한당뇨병학회 춘계학술대회에 발표 연자로 나와 DPN을 주제로 가장 흔하게 발생하는 합병증인 당뇨병성 신경병증의 조기진단과 적극적 치료의 중요성을 알렸다.

당뇨병 환자의 50% 화끈거리고 시린 DPN 증상 호소 

DPN은 당뇨병 환자에게 자주 관찰되는 합병증이다. 전체 당뇨병 환자에서 DPN 유병률은 50% 이상이고, 치료가 필요한 통증(DPNP)을 동반하는 경우도 20%다.

▲ 전북의대 내분비내과 박태선 교수

박 교수는 "DPN 환자의 50%는 무증상이며, 이로 인해 족부질환 발생의 고위험군이 된다"면서 "DPN 환자는 자율신경병증이 동반돼 있는 경우가 많다. 전체 당뇨병 환자의 10%에서 당뇨병이 아닌 다른 원인으로 신경병증이 존재할 수 있어 무엇보다 감별진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즉 환자들이 호소하는 각종 증상에 귀를 기울이는 것부터 치료의 성패를 좌우한다는 것.

DPN 증상은 통증이 있는 경우와 신경섬유 손상으로 통증이 사라지는 경우로 나눌 수 있다.

통증이 있는 증상은 아프다, 감각이 이상하다, 화끈거린다, 시리다 등의 표현을 한다. 이러한 신경병증 통증은 이전에 경험하지 못한 양상의 통증이므로 일반적인 통증 때 호소하는 용어와 다른 용어를 사용하게 된다.

통증이 없는 증상은 저린감, 무감각, 쥐가 남 등을 호소하는데 이런 증상들은 다른 원인에 의해 말초신경병증에서와 크게 다르지 않으므로 진단은 다른 원인들을 배제한 후에 해야 한다.

현재 국내외 지침서는 제1형 당뇨병 환자는 진단 후 5년부터, 제2형 당뇨병 환자는 진단과 동시에 DPN 선별검사를 매년 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선별검사로는 MNSI 설문조사와 10그램 모노필라멘트 검사, 진동감각 검사, 발목반사 검사를 이용한다.

반면 신경과 위주의 학술집단에서 필수로 권하는 신경전도속도 검사(NCV 검사)는 말초신경병증 진단 및 감별에 도움을 줄수 있지만, DPN에서 흔한 소신경 등의 병변은 오히려 선별이 안되고 시간과 비용 검사자 숙련도 등의 제한으로 국내 임상에서는 널리 이용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http://dx.doi.org/10.4093/jkd.2012.13.3.115).

혈당조절만으로 신경병증 예방불가, 약물치료 필요 

질환의 매커니즘이 까다로운 만큼, 치료법도 다양해, 환자에게 적절한 치료법을 찾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조언도 잊지 않았다. 현재 DPN의 치료는 근본적인 혈당조절을 바탕으로 병인치료와 대증요법으로 나눠 진행된다.

혈당조절은 당뇨병성 신경병증의 1차적 예방 효과뿐만 아니라 증세를 완화시키고, 진행을 막을 수 있다. 고혈당뿐만 아니라, 혈당변동도 증상 악화에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그는 "일반적으로 당뇨병성 신경병증은 만성적으로 지속적인 진행을 나타내는 소모성질환으로 당뇨병성 말초신경병증 환자의 신경 손상을 막고 예방해야 한다"면서 "이를 위해서는 다른 만성 합병증과 마찬가지로 고혈당에 의한 신호전달체계에 영향을 주는 경로를 적절하게 관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엄격한 혈당조절을 통한 신호전달을 차단하는 것만으로 신경병증을 예방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병인치료와 대중요법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현재 병인 치료에서는 여러 기전에 따라 다양한 약물들이 연구 및 처방되고 있다.

그는 "아직까지 어떤 약물 하나에 의해 완벽히 통증을 차단시키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동일한 원인의 통증성 당뇨병성 신경병증이라도 통증의 병인이 매우 다양한 경로를  통해서 나타나고, 약물 반응률도 높지 않는 것이 그 이유다. 다양한 경로의 통증 관리를 위해 적절한 약제를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현재 국내에서는 항산화제인 알파 지방산과 감마리놀레산, 경구용 치옥타시드 등이 권고되고 있다. 통증치료에는 단독요법으로 부분적인 효과를 보이는 경우에는 병합요법도 권고되고 있다.

다만 병합요법은 약제 간 상호작용, 복잡한 용량조절 문제, 부작용 증가 위험성이 있어 합리적인 접근이 필요하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그는 "당뇨병성 신경병증은 혈당조절, 병인치료, 통증에 대한 대증치료 세가지 방법이 적절하게 조화를 이뤄야야 치료적 혜택을 얻을 수 있는 질환"이라면서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질환의 매카니즘을 분석하는 것은 물론 환자의 병력 청취를 통해 임상 증상을 철저히 분석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저작권자 © 메디칼업저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