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상마감 D-6] 탐색전 종료, '수 싸움' 돌입...핵심은 파이 크기 '늘리지도 줄이지도'

▲대한병원협회, 국민건강보험공단, 대한의사협회 수가협상단(왼쪽부터 시계방향) ©메디칼업저버 김민수 

내년도 진료수가를 결정할 국민건강보험공단과 각 공급자단체간 수가협상이 중반을 넘어섰다.

수가인상분의 총 파이, 이른바 '밴딩'을 논의하는 공단 재정운영위원회의 회의를 기점으로, 유형별 제로섬 게임이 본격화될 양상이다.

수가인상 가이드라인 윤곽, 공단-공급자 '수 싸움' 돌입

국민건강보험공단은 24일 재정운영위원회 소위원회를 열어, 2018년도 수가협상을 위한 가이드라인을 논의했다.

가입자단체들로 구성된 공단 재정운영위원회는 수가인상분의 총 파이 등 협상의 큰 틀을 제시하는 역할을 한다. 파이의 규모에 따라 각 유형별 협상전략이 크게 달라질 수 있다는 점에서, 이날 회의는 의료계 안팎의 관심을 모았다.

이날 재정운영위원회는 의료 이용량과 정책 변화 등 건보 관련 동향, 건강보험 재정현황 등을 점검하고 내년도 협상전략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를 기점으로, 각 유형별 '수 싸움'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공단은 16일 대한한의사협회를 시작으로 지난 22일까지 각 공급자단체와 2차 협상을 마무리한 상황. 통상적으로 1차 협상은 공단이 공급자단체의 애로사항을, 2차 협상은 공급자단체들이 공단측의 입장을 듣는 자리로 마련된다.

본격적으로 '치고 받는' 양측의 기싸움은 26일부터 이어질 3차 협상에서 이뤄진다. 공단은 26일 대한의사협회를 시작으로 각 공급자단체와 남은 4일간 치열한 공방을 벌인다. 

2018년도 수가협상의 마감시한은 31일 자정까지다.

▲대한병원협회(왼쪽), 대한의사협회 수가협상단이 1차 협상을 마치고 퇴장하고 있다. ©메디칼업저버 김민수 

핵심은 '파이' 크기, 새 정부 변수에 '늘리기도, 줄이기도...'

가장 큰 관심사는 수가협상의 키(key)가 될 '파이'의 규모로, 현재까지는 작년과 비슷한 수준이 될 것이라는 것이 중론이다.

당초 의료계 안팎에서는 올해 수가인상분 규모가 예년에 비해 크게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었다. 지난해 수가인상분 이 역대 최고 수준이었던데다, 메르스를 전후로 급변한 의료이용량이 급여비 통계에 직접 반영된 탓이다.

메르스 사태 때 크게 줄어던 환자들의 병의원 방문이 지난해 정상화됐고 이것이 의료이용량의 증가, 또 급여비 증가로 이어지면서 수가협상의 악재로 떠오른 것이다.

그러나 새 정부의 출범으로 분위기가 급변했다. 이번 수가협상이 문재인 정부가 공약한 '적정수가' 이행의 첫 시험대로 주목을 받으면서, 정부와 공단 모두 수가인상분 인하에 부담을 느끼게 된 까닭이다.

▲2011~2017년 수가협상 '파이' 규모, 2017년 수가협상 결과 주요 내용 ©메디칼업저버

한 소식통은 "메르스 사태 이후 복원된 의료이용량이 마이너스 요인, 새 정부의 적정수가 공약이 플러스 요인으로 작용, 전년과 비슷한 규모의 파이가 마련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지난해 협상에서는 메르스 사태로 인한 의료계의 어려움에 공감대가 형성되면서 이른바 '이벤트성'으로 역대 최대 수준의 파이가 마련됐던 것"이라며 "이대로라면 파이 수준을 예년과 비슷한 수준으로 조정하는 것이 당연한 수순"이라고 봤다. 

다만 그는 "새 정부가 적정수가 기조를 내세우면서 변수가 생겼다"며 "파이를 줄이는 것이 새 정부에 정치적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복지부와 공단 모두 이를 선택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지난해 이뤄진 2017년도 수가협상에서 의약계에 주어진 총 파이의 규모는 8134억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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