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연구팀 "CafePD 연구 결과 위약과 비교해 운동기능 평가점수 차이 없어"

카페인이 파킨슨병 환자의 운동능력을 개선할 수 있는 도우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지만, 최근 연구 결과 뚜렷한 개선 효과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캐나다 맥길의대 Ron Postuma 교수는 "여러 역학연구에서 카페인을 적게 먹으면 파킨슨병 발병 위험이 높다고 알려지면서 카페인이 파킨슨병을 예방하거나 진행을 늦출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며 "하지만 카페인 알약을 먹은 파킨슨병 환자와 위약을 먹은 환자의 운동기능 평가점수를 비교한 결과 두 군간 유의미한 차이가 없었다"고 지적했다.

CafePD 연구로 명명된 이번 무작위 대조군 연구 결과는 8일 캐나다 밴쿠버에서 열린 세계파킨슨병 및 이상운동질환학회 연례학술대회(MDS 2017)에서 발표됐다.

Postuma 교수는 지난 2012년 카페인이 파킨슨병 환자의 운동능력을 개선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한 바 있다. 그러나 이번 연구 결과를 통해 이전 주장을 뒤집었다는 점에서 주목을 끌고 있다.

당시 연구팀은 파킨슨병 환자 61명을 카페인 복용군과 위약군으로 무작위 분류해, 카페인 복용군은 3주간 100mg을 1일 2회 먹도록 한 후 3주간 200mg을 1일 2회 섭취하도록 했다. 총 6주간 분석 결과 카페인 복용군은 위약군보다 운동능력이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Neurology 2012;79(7):651~658).

그 이유로 연구팀은 카페인이 파킨슨병 증상을 악화시키는 아데노신과 아데노신 수용체의 결합을 막는 역할을 해 운동능력이 개선됐을 것으로 추측했다. 카페인의 분자구조는 아데노신과 비슷하기 때문에 아데노신 수용체에 대신 결합할 수 있다.

그러나 카페인의 효과를 단정 짓기에는 연구 기간이 6주로 짧다는 한계점이 있었다. 이에 연구팀은 카페인이 파킨슨병 환자의 운동능력을 개선하는 분명한 효과가 있는지를 확인하기 위한 장기간 연구를 디자인했다.

연구에는 파킨슨병 환자 121명이 포함됐다. 연구 초기에는 파킨슨병 환자 250명을 분석할 계획이었지만, 중간분석 결과 카페인의 효과가 없다는 점이 명확해지면서 대상군이 줄었다.

이들은 카페인 알약 200mg 1일 2회 복용군 또는 위약군에 1:1 비율로 무작위 분류됐다. 1차 종료점은 운동기능 평가점수인 파킨슨병 단계척도(Unified Parkinson's Disease Ratings Scale, UPDRS)-III 점수 차이로 설정했다. 2차 종료점은 안전성, 내약성, UPDRS-II로 평가한 운동기능, 졸림 및 불면증, 몬트리올 인지평가에 따른 인지기능, 삶의 질로 정의했다.

그 결과 6개월째 평가한 UPDRS-III 점수는 카페인 복용군이 위약군보다 0.48점 낮았지만 통계적인 차이는 없었다(95% CI -3.21~2.25). 이와 함께 UPDRS-II로 평가한 운동기능과 삶의 질에서도 두 군간 차이는 나타나지 않았다.

내약성에서는 카페인 복용군이 위약군보다 좋았지만, 인지기능은 악화된 것으로 확인됐다.

Postuma 교수는 "많은 파킨슨병 환자가 카페인을 먹으면 증상이 완화될 것으로 기대한다. 하지만 카페인은 파킨슨병 증상 개선 효과가 없다"면서 "일시적으로 운동능력 개선 효과가 나타날 수 있지만, 인지기능을 악화시키고 이상운동증을 유발할 수 있기에 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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