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마티스 관절염, 건선 등 자가면역질환 치료제로 급부상

 

토실리주맙(제품명 악템라)의 가능성을 본 것일까? 염증성 자가면역질환에 쓰이는 TNF-α 억제제들의 뒤를 이어 인터류킨(IL)-6 사이토카인을 억제하는 인간/인간화 단일항체들이 잇달아 개발에 성공하면서 그 위용을 뽐내고 있다.

특히 이들 약제는 전통적 치료법(DMARDs)에 반응이 없거나 효과가 불충분한 환자에서도 효과적인 것은 물론 이미 한 번 이상의 항체 치료를 받은 환자에서도 반응을 보인다.

그런 의미에서 사릴루맙과 시루쿠맙은 항체 약물계의 떠오르는 샛별이라고 평가해도 부족함이 없다. 올로키주맙도 있는데 인간화 IL-6 단일항체로 아직 개발 초기다. 또 IL-23 계열인 구셀쿠맙도 있고, 골다공증 및 건선치료제인 로모소주맙도 대기 중이다.

사릴루맙 MONARCH 연구서 임상효과·환자 만족도 검증

사릴루맙(sarilumab)은 지난해 미국류마티스학회(ACR 2016)에서 발표된 MONARCH 연구를 바탕으로 올해 5월 미국식품의약국(FDA) 허가를 받으면서 주목받는 제제다.

MONARCH 연구는 기존 치료에 반응하지 않는 중등도 이상의 류마티스 관절염 환자를 대상으로 아달리무맙과 비교한 연구다. 24주째 관절 평가(DAS28-ESR 평가 등 28문항 구성)에서 사릴루맙은 월등한 차이로 아달리무맙을 따돌렸다. 그 외에 ACR20(20% 이상 증상 개선), ACR50, ACR70과 건강 및 삶의 질 평가(HAQ-DI)에서도 우수성을 입증했다.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올해 EULAR(유럽류마티스학회)에서는 환자만족도(patient-reported outcomes, PROs)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ACR이 정의하는 구성 요소인 PtGA(질병 활성도 글로벌 환자 평가), Pain VAS(통증 개선 평가), HAQ-DI, SF-36(건강 평가) 등을 종합 평가한 결과 거의 대부분 항목에서 아달리무맙 대비 유의한 변화가 있었다. 이를 계기로 사릴루맙은 임상적 평가와 환자 만족도를 모두 충족하는 제제로 평가받고 있다.

주 연구자인 미국 스탠포드의대 V. Strand 박사는 "거의 모든 평가에서 아달리무맙 대비 차이가 나타났으며, 그 외에도 운동기능, 생산성, 삶의 질에서도 뚜렷한 변화를 보임으로써 새로운 치료 가능성을 제시했다"고 평가했다.

▲ 사릴루맙 제제

동시에 발표된 하위분석 연구도 눈길을 끈다. 독일 베를린의대 소속 G.R. Burmester 박사는 "성별, 인종, 지역, 연령, BMI, 이전 치료 경험, 흡연 여부, 류마티스 관절염 유병 기간, C반응성 단백질 수치, 류마티스 위험 인자 등에 상관없이 사릴루맙이 아달리무맙 대비 우수한 반응을 보였다"고 발표함으로써 다양한 환자에게 적용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시루쿠맙 SIRROUND 연구로 효과 증명

사릴루맙과 달리 시루쿠맙(sirukumab)은 아직 FDA 허가 전이지만 시기상 지난해 9월 제출한 임상결과가 검토 완료될 시점이어서 승인은 어렵지 않을 전망이다.

시루쿠맙은 SIRROUND 프로그램 하에 5개의 3상 임상이 완료됐거나 진행 중이다. SIRROUND-D, SIRROUND-T, SIRROUND-H, SIRROUND-M 그리고 SIRROUND-LTE가 그것이다.

각각 기존 DMARDs 치료에 반응이 없는 환자(D), TNF-α 억제제로 충분한 효과가 없는 환자 또는 투약 불가능한 환자(T), 항체 경험이 없고 메토트렉세이트에 효과가 없는 환자(H), 메토트렉세이트 또는 설파살라진에 반응이 없는 일본 환자(M), D와 T 연구 통합 환자(D+T)를 대상으로 진행된다. 이 중 D의 결과는 지난해 EULAR에서, H와 T는 ACR에서 발표됐다.

SIRROUND-D 연구에 따르면, 시루쿠맙(50mg 4주마다, 100mg 2주마다) 치료군은 16주째 관절 파괴 및 손상 평가(van der Heijde-Sharp 점수)에서 모두 위약군보다 뛰어났고, ACR20 달성률도 각각 54.8%(50mg), 53.5%(100mg)로 위약군 26.4%보다 높았다.

TNF-α 억제제에 효과가 없는 환자를 대상으로 한  SIRROUND-T 연구에서는 16주째 ACR20 달성률이 각각 40%, 45%로 모두 위약 대비(20%) 유의한 차이가 나타났다. SIRROUND-H 연구에서는 24주째 DAS28 관해율 평가에서 시루쿠맙 100mg 치료군(20%)이 아달리무맙 치료군(8%) 대비 관해율이 2배 이상 높았다.

올해 EULAR에서는 SIRROUND 프로그램에 참여한 환자를 대상으로 주요 심혈관 복합 사건 발생률(MACE)을 분석한 안전성 결과가 발표됐다.

평균 1.46년간 관찰한 결과, 시루쿠맙 50mg, 100mg 치료군의 MACE 발생률은 0~18주까지 0.1%와 0.2%로 위약군(0.2%)과 유사했고,  0~컷오프 시점까지 1.4%와 0.6%로 수치적으로 약간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는데, 통계적으로 의미가 있는지는 좀 더 연구가 필요한 상황이다.

▲ 구셀쿠맙 제제

가톨릭의대 주지현 교수(류마티스내과)는 "아직까지 IL-6 단일항체들이 TNF-α 억제제보다 더 좋다고 하기 어렵지만 서브타입에 따라서 TNF-α 억제제가 더 좋은 경우도 있고 반대로 항IL-6 제제가 더 좋은 경우도 있어 향후 상호 보완적으로 쓰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항IL-23 단일항체 구셀쿠맙 건선치료제로 개발중

항IL-23 인간 단일항체인 구셀쿠맙(guselkumab)도 강력한 효과로 주목을 끌고 있다. 현재 이 약물은 건선치료제로 개발 중이다.

지난해 유럽피부과학회(EADV 2016)에서 공개된 VOYAGE 1 연구에 따르면, 16주째 구셀쿠맙은 증상개선율(cleared, IGA 0 또는 minimal disease, IGA 1)이 85.1%였으며, 반면 위약은 6.9%에 불과했다. 또 다른 평가요소인 PASI90(건선면적 및 중증도 90% 개선) 달성률 또한 각각 73.4%와 2.9%로 압도적 차이로 주목을 받았다.

올해 EULAR에서는 활동성 건선성 관절염에 대한 2상 데이터가 처음 선보였다. 해당 연구는 이전에 항 TNF-α 억제제를 포함한 표준 치료를 받았음에도 판상형 건선 부위가 몸 전체 중 3% 이상을 뒤덮는 활동성 건선성 관절염 환자를 대상으로 위약과 비교했다. 1차 종료점으로 ACR20 달성률을 관찰했다.

24주째 구셀쿠맙의 ACR20 달성률은 58%, 위약군은 18.4%에 불과했다. 추가로 확인한 ACR50 달성률 또한 각각 34.0%와 10.2%였고, ACR70 달성률은 14.0%와 2.0%로 차이가 뚜렷했다.
PASI75 달성률도 구셀쿠맙과 위약군 각각 78.6%와 12.5%로 차이를 보였고, PASI90은 66.3%와 6.3%, PASI100은 39.8%와 6.3%로 나타남으로써 강력한 항체약이라는 이미지를 이어오고 있다.

뿐만 아니라 정상적 신체기능 여부를 측정하는 건강평가 설문 장애지수(HAQ-DI)와 건강수준 평가(SF-36) 등 다양한 평가에서도 모두 위약 대비 강력한 치료효과를 증명했다.

이번 연구에서 2명이 중증이상반응을 경험했는데, 한 명은 무릎손상이고, 다른 한 명은 심근경색증으로 확인됐다. 전반적 이상반응은 36.0%와 32.7%로 유사했다.

포틀랜드 오레콘 보건과학대학 A. Deodhar 박사는 "활동성 건선 환자에서 구셀쿠맙은 건선 개선뿐만 아니라 관절 증상의 개선, 운동기능, 삶의 질 등 모든 면에서 뛰어났다"면서 "또한 안전성도 뛰어나 다른 염증성 질환에서도 긍정적 효과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골다공증 항체약 로모소주맙 두각

로모소주맙(romosozumab)은 데노수맙과 함께 골다공증 치료의 새로운 전략으로 떠오르는 항체 약물이다. 이 약은 골형성에 관여하는 스클러로스틴(sclerostin)을 표적으로 하는 약물로 이와 결합, 골 흡수를 줄이고 생성은 증가시키는 기전이 특징이다. 데노수맙이 인간항체라면 로모소주맙은 인간화 항체다.

최근 새로 공개된 결과는 로모소주맙의 대표 연구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는 FRAME 하위분석을 통해 요통이 있는 골다공증 환자에서 척추 골절 예방 효과를 입증한 것이다.

FRAME은 폐경 후 골다공증 환자 7180명을 대상으로 진행된 다기관 글로벌 무작위 이중맹검 대조군 연구로, 로모소주맙과 위약을 12개월 동안 투여하고, 새로 발생하는 척추 골절을 얼마나 줄일 수 있는지 관찰했다. 또한 12개월 이후부터는 오픈라벨로 전환 두 군 모두 로모소주맙을 12개월 동안 투여하고 척추 골절 발생률의 차이를 분석했다. 모든 환자들은 칼슘과 비타민D를 복용했다.

그 결과, 로모소주맙 치료군은 위약군 대비 척추 골절 발생 위험을 36% 낮췄고, 오픈라벨로 전환 후 24개월 시점에서도 75% 낮춘 것으로 나타났다. 이 결과는 지난해 개최된 미국골미네랄연구학회(ASBMR 2016)에서 발표됐다.

EULAR에서 발표된 하위분석 결과, 12개월째 로모소주맙 치료군은 위약군 대비 척추 골절 발생률을 83% 낮췄다(HR 0.17; 95% CI 0.05-0.58; P=0.001).

주 연구자인 네덜란드 Maastricht UMC 소속 P. Geusens 박사는 "임상적으로 요통을 동반한 환자의 척추골절은 위험한데 로모소주맙 치료군은 매우 빠르고 큰 감소 효과가 나타났으며, 위약군 대비 모든 척추골절 발생 위험이 5배 낮았다"고 평가했다.

원광의대 김하영 교수는 올해 5월 열린 국제내분비학회(ICDM)에서 "데노수맙이 국내에서 선보인 이후로 로모소주맙에 관심이 많다"면서 "장기간 안전성만 확보되면 다양하게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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