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현주 기자  

지난해 가장 많은 금액을 청구한 의약품은 B형 간염 치료제 비리어드다. 단일품목으로 1477억원을 청구했다.

특허만료를 앞두고 있지만 올해는 1500억원을 넘어설 것이라는 예상이다. 때문에 11월 물질특허 만료를 앞두고 시장에는 전운이 감돌고 있다. 

염 변경에 성공한 회사는 25곳에 달하며 한국콜마는 테노바정으로 이미 허가도 받았다.  

그러나 심평원 자료 등을 근거로 한 빅데이터를 살펴보면 1500억원에 이르는 비리어드의 의원급 처방금액은 약 350억원으로 30%에도 못미친다.

그렇다면 비리어드 제네릭을 준비하는 제약사들의 영업력이 종합병원, 그 안에서도 주 진료과인 소화기내과에서 얼마나 경쟁력이 있는지, 또는  간학회 등에서 얼마나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지 의문이다. 

지난 7년간 부동의 원외처방액 1위를 차지했던 경쟁약물 바라크루드도 2015년 10월 특허만료와 함께 제네릭 경쟁체제에 들어섰다. 그러나 제네릭의 활약은 생각보다 미미하다. 

작년 바라크루드의 청구액은 854억원으로 전년 보다 40% 감소하긴 했지만 3위자리를 지켰다. 반면 품목별 청구액 1000위 리스트에 진입한 바라크루드 제네릭은 찾아볼 수 없었다.

또다른 의약품 통계데이터 유비스트를 기준으로 보면 바라크루드의 작년 974억원이었고 제네릭 품목 중 1위인 바라클은 41억원으로 집계됐다. 선점효과를 누렸음에도 눈에띄는 성공을 거뒀다고 평가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2009년 특허가 끝난 리피토는 제네릭이 100여개가 나와있지만 오히려 처방액이 늘었다. 약가인하를 감안하면 처방량도 증가했다. 

작년 제네릭 제품들의 성적표를 보면 플래리스(527억원), 플라비톨(301억원), 리피로우(287억원), 글리아티민(283억원), 아토르바(238억원) 등 출시된지 10여년된 약물들이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다. 

그나마 비아그라나 시알리스 등의 제네릭이 최근 출시된 제네릭의 성공사례로 꼽을 수 있지만 이들은 비급여 약물로 가격차이가 크게 기인한다. 제네릭 출시로 기존 약가의 70%로 가격이 인하되고, 또다시 1년후 제네릭과 동일해지는 약가구조와는 본질적으로 차이가 있다.  

회사에서 '500억원 품목이지만 우리는 제네릭으로 10억원만 매출을 올려도 만족해'라고 한다면 모르겠지만 성공의 기준을 낮추는 경우는 많지 않다.

'수백억 매출을 올리는 블록버스터니까' 혹은 '너도 하니까'는 식의 제네릭 출시는 오히려 시간과 노력, 비용을 버리는 것은 물론 실패의 쓴 맛만 안겨준다.

영업사원이나 회사에 대한 신뢰, 호감도가 크게 좌우하는 제네릭 영업이기에, 회사가 가진 경쟁력을 더욱 객관적으로 들여다 봐야 한다. 

제약사들에게 그 어느때보다 냉철한 판단력과 분석력이 요구되고 있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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