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형·김동민 교수 심하면 심장병, 신경계 질환으로 이어져

▲ 살인진드기

본격적인 여름철로 야외활동이 늘어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야생진드기에 대한 치료와 예방을 강조하는 논문이 23일 대한의사협회지 저널인 JKMA 온란인판에 실렸다. 마침 올해 5월 제주에서 첫 사망자가 나왔고 이어 전국에서 지금까지 12명이 사망례가 발생하면서 각별한 주의가 주의가 요망된다.

조선의대 설형·김동민 교수는 국내 진드기 매개 질환의 현황과 전망이라는 논문을 통해 "기후변화가 매개체 감염병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논란이 있으나 먹이의 증가로 진드기의 생존율, 산란율, 활동률 증가하면서 진드기매개 질환의 발생률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강조했다.

여기에 "최근 진단법 발전 등으로 인한 과거에 진단하지 못한 매개체 감염병의 진단율의 향상 측면도 있다"면서 "중요한 점은 전 세계적으로 진드기매개 질환의 발생률이 점차 증가하고 있다는 것"이라고 소개했다.

교수에 따르면, 참진드기매개 질환은 라임병, 아나플라즈마증, 증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 홍반열군 리케차 감염증으로 요약된다.

라임병의 경우 국내에서 흔하게 발견된다는 참진드기에 의해 매개되는 질환이다. 국내에서는 1993년 진드기로부터 라임병 병원체가 처음 분리됐으며, 2010년 12월 제4군 법정감염병으로 지정됐다.

참진드기는 크기가 작기 때문에 대개 환자는 진드기 물림을 기억하지 못하나, 진드기 흡혈 의해 병균(Borrelia species)이 침투되고, 3~32일간의 잠복기 후 흡혈 부위에서 이동홍반 (erythema migrans)을 형성하며, 국소적으로 증식을 시작하고 독감유사증상을 보인다.

적절한 치료를 받지 않은 절반가량은 라임병의 합병증을 경험하는데 주로 심장(심장염, 부정맥, 고도방실차단, 심부전 등), 신경계 (뇌수막염, 뇌염, 뇌신경염, 다발성 단신경염, 척수염 등), 관절 침범 등이며 간, 비장, 근육, 연부조직, 안구 등의 다발성 장기를 침범하기도 한다.

아나플라즈마증 또한 등줄쥐, 족제비, 사슴에 기생하는 진드기를 통해 발생하는 질환으로 우리나라에서 2014년 처음으로 환자가 보고됐다.

진드기에 물린 후, 5~11일이 지나면 고열과 불쾌감, 근육통, 두통 등 비특이적인 임상 증상이 나타나는 것이 특징이다. 젊은 성인의 경우 경미한 증상이 나타나지만 고령이거나 면역저하자의 경우에는 혈소판 및 백혈구감소증, 간기능효소 수치 상승 및 심각한 증상이 발생할 수 있다.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SFTS)은 2009년 중국 허난성에서 발병한 환자에서 바이러스가 처음 분리되었고, 일본의 경우 2012년 야마구치 현에서 처음 사례가 보고됐다. 우리나라의 경우 2012년 강원도 춘천시에 거주하던 환자에서 발열, 백혈구감소증, 혈소판감소증 등의 증상이 발생해  장기부전으로 사망한 사례가 첫 증례이다.

감염경로는 주로 작은소참진드기(H. longicornis)가 매개하여 바이러스에 감염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바이러스에 노출된 후 4-15일의 잠복기를 거치며, 고열, 피로감, 두통, 근육통, 복통, 구토, 설사, 기침 등 비특이적인 증상들이 나타난다. 또한 혈소판감소증, 백혈구감소증, 림프절비대, 위장관출혈 등의 징후가 특징이다

우리나라의 2013~2015년 사이 172명의 SFTS 사례에 대한 역학조사 특징을 보고한 연구에 의하면 SFTS 사망률이 32.6%였으며, SFTS는 전국적으로 발생했었다.

마지막으로 홍반열군 리케차 감염증은 참진드기와 털진드기 등 절지동물에 의해 매개된다. 국내에서는 1957년 처음으로 들쥐에서 홍반열군의 리케차인 R. akari를 분리했으며, 이후 가시들피 참진드기(H. bispinosa)에서 R. japonica와 R. rickettsii를 PCR을 통해 확인하였다. 또한 사람에서 홍반열군의 리케차균을 분리한 것은 2006년이 처음이다.

교수팀은 "전 세계적으로 진드기매개 질환의 발생률이 점차 증가하고 있다. 발열과 함께 두통, 오심, 구토 등 비특이적인 증상이 있으면서, 진드기 노출 위험이 있는 야외활동력과 함께 발진, 가피, 진드기 물린 부위 등의 임상소견을 보이는 환자의 경우 진드기매개 질환을 반드시 의심해보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대부분의 진드기매개 질환이 신속히 초기에 진단하여 치료한 경우 완치되는 경우가 많으므로 실험실 검사 확진을 위해 치료가 지연되어서는 안 된다"며 "또한 하나의 진드기가 여러 진드기매개 감염 병원체를 가지고 있을 수 있으며 한 번의 진드기 교상으로 진드기매개 감염병이 동시감염이 가능하므로 동시감염에 대한 임상양상 관찰 및 진단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일반인들에 대해서는 "진드기매개 질병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진드기의 주요 서식지인 풀숲이나 나무가 우거진 지역을 피해야하고, 진드기 기피제를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야외활동 시 긴팔, 긴바지, 모자, 목수건, 토시, 장갑, 양말, 장화 등 작업복을 구비하고 야외 활동 후에도 평상복과 분리 세탁, 목욕 등으로 철저한 관리가 필요하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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