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구팀 "ACC·AHA 가이드라인 스타틴 권고 기준으로 암 고위험군 예측 가능"

스타틴이 이상지질혈증을 넘어 암 분야까지 활용될 가능성이 점쳐진다.

미국 노스쇼어대학 Amit Pursnani 교수팀은 2013년 미국심장학회·심장협회(ACC·AHA) 가이드라인에서 제시한 스타틴 권고 기준을 암 고위험군 예측에 활용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확인했다.

Pursnani 교수는 "ACC·AHA 가이드라인의 스타틴 권고 기준에 해당할 경우 부합하지 않은 이들보다 암 발병 및 사망 위험이 증가했다"고 Journal of Clinical Oncology 7월 12일자 온라인판에 실린 논문을 통해 밝혔다.

게다가 이러한 암 발병 위험은 스타틴을 포함한 지질저하제를 복용하지 않은 참가자에서 확인됐고 추적관찰 동안 스타틴을 복용한 경우는 보정했다는 점에서, 스타틴이 암 발병 위험을 높이지 않음을 명확히 했다.

암 분야에 스타틴을 적용할 수 있다는 가능성은 2004년 미국암학회·당뇨협회·심장협회(ACS·ADA·AHA)가 암과 심혈관질환, 당뇨병은 공통된 위험요인을 갖고 있다고 발표하면서 주목받았다(Circulation 2004;109(25):3244-3255).

이를 근거로 Pursnani 교수팀은 2013년 ACC·AHA 가이드라인에서 제시한 스타틴 권고 기준으로 암 발병 고위험군을 예측할 수 있는지 확인하고자 이번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는 미국 프래밍햄 심장연구(Framingham Heart Study) 참가자들의 자손과 3세대를 대상으로 했다. 등록 당시 암이 없었던 약 2200명이 연구에 포함됐고, 이 중 ACC·AHA 가이드라인의 스타틴 권고 기준에 부합한 참가자는 812명(37%)이었다. 평균 나이는 50.5세였고 여성이 55%를 차지했다. 

전체 참가자의 평균 프래밍햄 위험지수는 6.4%였고 평균 LDL 콜레스테롤(LDL-C) 수치는 121mg/dL였다. 평균 관상동맥석회화 점수는 80점이었고, 40%가 0점을 초과했다.

일차 종료점은 추적관찰 기간인 10년 동안의 암 발병률로, 이차 종료점은 암으로 인한 사망 또는 비심혈관질환에 의한 사망으로 정의했다.

추적관찰 동안 암이 발병한 환자는 247명으로 11.2%를 차지했다. 125명은 스타틴 권고 기준에 해당됐으며(스타틴 권고군), 122명은 기준에 포함되지 않았다(스타틴 비권고군).

두 군간 암 발병 위험을 비교한 결과, 스타틴 권고군이 스타틴 비권고군보다 암 발병 위험이 1.8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subdistribution hazard ratio(SDHR) 1.8; 95% CI 1.4-2.3; P<0.001).

특히 암으로 인한 사망 위험은 스타틴 권고군이 비권고군보다 12배가량 높았다(SDHR 12.1; 95% CI 4.7-31; P,0.001) 암으로 인한 사망률은 각각 4.2%와 0.4%였다.

뿐만 아니라 비심혈관질환으로 인한 사망 위험도 스타틴 권고군이 비권고군보다 약 10배 더 높았다(SDHR 10.1; 95% CI 5.0-21; P<0.001). 비심혈관질환으로 인한 사망률은 각각 6%와 0.7%를 차지했다.

Pursnani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는 심혈관질환과 암은 공통된 위험요인이 있으며, 스타틴이 두 질환의 발병 및 사망 위험을 낮추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다"면서"ACC·AHA 가이드라인은 스타틴 치료가 필요한 대상 기준을 제시할 뿐만 아니라 암 발병 고위험군을 판단하는 지표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제언했다.

스타틴, 암 치료에도 도전장

스타틴이 암 분야에도 영향력을 미칠 수 있을 것이란 전망에는 스타틴으로 암을 치료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확인한 연구 결과들이 한몫한다.

2003년에 발표된 연구에서는 스타틴이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춤으로써 암세포 증식과 전이를 억제해 암 치료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고 진단했다(Clin Cancer Res 2003;9(1):10-19).

이와 함께 2005년 공개된 다기관 대규모 관찰연구에서는 스타틴 복용으로 암 발병 위험을 낮출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됐다(N Engl J Med 2005;352(21):2184-2192). 

대장암 환자 1953명과 대조군 2015명을 최소 5년간 스타틴을 복용한 군 또는 스타틴 비복용군으로 분류해 대장암 발병 위험을 비교한 결과, 스타틴 복용군의 대장암 발병 위험이 비복용군보다 47% 감소했다(OR 0.53; 95% CI 0.38-0.74).

이러한 결과를 근거로 학계에서는 스타틴이 대장암 예방 및 치료에 전반적인 혜택이 있는지 입증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2012년에는 대장암뿐만 아니라 13종 암에 대해서도 스타틴이 치료 혜택을 보인다는 분석 결과가 공개됐다(N Engl J Med 2012;367:1792-1802).

덴마크 코펜하겐대학 병원 Stig E. Bojesen 박사팀은 1995~2007년에 암 진단을 받은 40세 이상의 덴마크인을 대상으로 2009년까지 사망률을 분석했다. 암 진단 전 스타틴을 정기적으로 복용한 환자는 약 1만 9000명(스타틴 복용군)이었고 스타틴을 복용한 적이 없는 환자는 27만 7200여 명이었다(스타틴 비복용군).

다변량 보정해 분석한 결과 스타틴 복용군에서 모든 원인에 의한 사망 위험 또는 암에 의한 사망 위험 모두 스타틴 비복용군보다 15% 낮은 것으로 나타나(각각 95% CI 0.83-0.87; 95% CI 0.82-0.87), 스타틴이 암 치료 효과가 있다는 가능성이 보고됐다.

Bojesen 박사는 논문을 통해 "스타틴 복용할 경우 암 관련 사망 위험이 감소했기에 향후 암 환자를 대상으로 스타틴의 유효성에 대한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반면 이러한 암 치료 효과가 스타틴 때문이라고 단정 지을 수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루마니아 캐롤 다빌라대 Carmen Ciofu 교수는 논평을 통해 "스타틴을 복용하는 이들은 심혈관질환 발병 위험이 높기 때문에 금연 등의 생활습관을 개선한다. 즉 흡연으로 암이 발병한 환자들은 금연 시 암으로 인한 사망 위험이 감소하게 된다"면서 "스타틴이 심혈관질환뿐만 아니라 암에서도 효과가 있다는 점을 명확하기 위해서는 스타틴이 암에 미치는 기전을 확인한 기초연구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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