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킨슨병 환자의 민첩성, 스피치 능력 향상 등 효과 확인

당뇨병 치료제인 GLP-1 유사체가 파킨슨병 진행을 늦추는데 효과적이라는 보고가 나왔다.

 

영국 컬리지 오브 런던(UCL) Tom Foltynie 교수팀이 The Lancet 8월 3일자 온라인판에 게재된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이같이 밝혔다.

GLP-1은 췌장에 작용해 인슐린 분비를 증가시키며, 글루카곤 분비를 감소시켜 혈당강화 효과를 나타내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뇌 작용에도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대표적인 뇌 질환인 파킨슨병 치료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으로 연구팀은 추정했다.

연구팀은 영국 국립신경외과병원에 내원하는 파킨슨병 환자 60명을 무작위로 추려내 각각 일주일에 한번씩 GLP-1수용체 작용제를 주사하거나 위약을 투여한 뒤 이들의 운동장애 증상 개선 효과를 비교·분석했다. 대상군은 평균 25~75세 사이에 파킨슨병 진단을 받았다.

총 60주간 파킨슨병 평가도구인 MDS-UPDRS를 통해 운동장애 증상 개선여부를 분석했다.

그 결과 GLP-1 유사체를 투여받은 환자에서 파킨슨병의 행동 평가목록에서 평균 4점 이상 증가한 것으로 확인돼, 유의미한 개선효과를 보였다. 환자들의 상황에 대응하는 민첩성이 좋아진 것은 물론 스피치 능력도 약물을 주사하기 전보다 더 향상된 것이다.

GLP-1 유사체군에서 위장관 부작용이 보고됐지만, 이는 위약군에서도 동일하게 나타났다는 게 연구팀 부연이다.

연구를 이끈 Foltynie 교수는 "이번 연구결과를 통해 당뇨병치료제가 파킨슨병 증상을 완화시키는 효과를 발휘한다는 명확한 근거를 도출했다"면서 "신약재창출(drug repurposing) 등을 통해 GLP-1 유사체가 기존 파킨슨병 약물과 병용해서 쓰일 수 있도록 해야한다"고 말했다. 신약 재창출이란 이미 적응증을 획득해 시판된 약물을 재평가해 새로운 적응증을 찾아 신약으로 개발하는 방법을 말한다.

글리타존 계열 약물 파킨슨병 발생률 20% 이상 낮춰

GLP-1 유사체 외에도 글리타존 계열 당뇨병 치료제도 파킨슨병 발병 위험을 낮춘다는 결과가 발표된 바 있다.

글리타존 계열 약물은 체내에서 각종 장가의 세포 내부에 존재하는 PPAR 수용체의 활성을 촉진시키는 기전을 가지고 있는데 활성화된 PPAR 수용체가 인슐린 저항성을 감소시키는 것으로 알려져왔다(Plos one July 21, 2015).

하지만 글리타존 계열 약물이 파킨슨병 발생률을 낮추는 지에 대한 연구는 동물실험 정도에서만 입증됐을 뿐 명확한 인과관계를 밝혀내지는 못한 상태였다.

이런 상황에서 영국 런던위생열대의대(London School of Hygiene and Tropical Medicine) Ruth Brauer 교수팀이 1999년부터 2013년까지 영국 임상연구진료 데이터(CPRD)에 등록된 당뇨병 환자 16만 명을 분석했다.

그 결과 글리타존 계열 약물 복용 군이 기타 약물 복용 군 대비 파킨슨 병 발병 위험도가 최대 28% 감소했다. 파킨슨 병을 일으키는 위험요인 중 흡연, 두부외상 등을 보정해도 결과는 동일했다.

단 환자가 글리타존 계열 약물을 복용 중에만 파킨슨 병 발병 위험 등을 낮추는 효과가 생겼고, 약물 복용을 중도에 멈추거나, 다른 계열 약물로 교체했을 경우에는 이 같은 효과는 더이상 나타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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