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연구팀 "치매 연관성 첫 입증…가정혈압 변동성, 치매 위험요인으로 고려해야"

매일 측정한 가정혈압의 변동성이 심하면 치매 위험이 급증한다는 보고가 나와 이목을 끌고 있다.

Circulation 8월 7일자 온라인판에 실린 연구에 따르면, 매일 측정한 가정혈압의 변동성이 큰 환자군은 혈압이 안정적으로 유지되는 환자군보다 혈관성 치매를 포함한 모든 원인에 의한 치매 또는 알츠하이머병 발병 위험이 2배 이상 높았다.

국내를 비롯한 전 세계적으로 가정혈압의 중요성이 강조되는 가운데, 이번 연구는 가정혈압의 변동성과 치매와의 상관관계를 처음으로 입증했다는 점에서 그 의미를 더한다. 

이전 관찰연구에서는 병원에 방문할 때마다 측정한 혈압의 변동성(visit-to-visit blood pressure variability)이 인지손상 및 치매의 위험요인이라는 점이 보고된 바 있다.

일본 규슈의대 Tomoyuki Ohara 교수팀은 심뇌혈관질환에 대한 인구기반 전향적 코호트 연구에 포함된 참가자들을 대상으로 이번 분석을 진행했다.

2007~2012년에 치매가 없었던 60세 이상의 일본인 1674명이 연구에 포함됐다. 평균 나이는 71세였고 여성이 56%를 차지했다. 

이들은 의료진으로부터 가정용 자동혈압계를 활용해 매일 아침 가정에서 혈압을 3회 측정하도록 교육받았고, 이를 28일(중앙값) 동안 지속했다. 추적관찰 기간은 5년이었다.

추적관찰 동안 모든 원인에 의한 치매는 총 194명에서 나타났다. 혈관성 치매가 발병한 환자는 47명(2.8%), 알츠하이머병이 나타난 환자는 134명(8%)이었다.

연령 및 성별을 보정해 분석한 결과, 가정혈압의 변동성이 심할수록 혈관성 치매를 포함한 모든 원인에 의한 치매 또는 알츠하이머병 발병 위험이 유의미하게 증가했다.

구체적으로 매일 측정한 가정혈압 변동성이 큰 환자군은 가장 안정적인 환자군보다 △모든 원인에 의한 치매 위험이 2.27배(HR 2.27; 95% CI 1.45-3.55; P<0.001) △혈관성 치매 위험이 2.79배(HR 2.79; 95% CI 1.04-7.51; P=0.03) △알츠하이머병 위험이 2.22배(HR 2.22, 95% CI 1.31-3.75, P<0.001) 높았다.

이러한 상관관계는 잠재적인 교란변수를 보정한 후에도 큰 변화가 없었다. 

아울러 가정에서 측정한 수축기 혈압이 높을수록 혈관성 치매 발병 위험이 커졌다. 단 모든 원인에 의한 치매 또는 알츠하이머병과는 의미 있는 연관성이 없었다. 

Ohara 교수는 논문을 통해 "매일 측정한 가정혈압의 변동성은 신체적 스트레스, 수면 부족, 불규칙한 생활습관 등과 같은 치매 위험요인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러한 가정혈압 변동성은 치매 위험을 예측하는 독립적인 위험요인으로 고려할 수 있을 것"면서 "향후 치매를 예방하기 위해 가정혈압 변동성을 줄이는 개입이 필요한지에 대해서는 추가적인 연구가 진행돼야 한다"고 제언했다.

연구에 참여하지 않은 미국 INTEGRIS Health의 Mary Ann Bauman 박사는 "이번 연구는 치매를 예방하고 적절하게 관리하기 위해서는 가정혈압을 자주 그리고 정확하게 측정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시사한다"며 "고혈압 진단 및 관리에 가정혈압 모니터링의 중요성이 점점 강조되는 가운데, 임상에서는 환자에게 가정혈압을 정확하게 측정하는 방법에 대한 교육을 시행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저작권자 © 메디칼업저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