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여름에도 한파가 풀리지 않던 채용시장이 제약업계를 중심으로 녹아내리고 있다. 

그동안 인력 채용을 꾸준히 지속해온 제약업계가 신규 채용을 늘리는 한편, 채용 방식을 변경하거나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등 변화의 움직임도 포착되고 있기 때문이다. 

“새로운 인재 찾자”...채용방식 변화

동아쏘시오그룹과 종근당은 새로운 인재를 찾기 위해 채용 방식에 변화를 줬다. 

동아쏘시오그룹은 공채 1기부터 50여년 동안 고수해 온 채용 방식을 ‘블라인드’ 방식으로 변경했다. 사진, 학력, 출신지역, 가족관계 등이 담긴 입사지원서로 인해 불합리한 차별을 초래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동아쏘시오그룹은 업계 최초로 블라인드 방식을 도입, 올해 하반기부터 인턴 40명을 블라인 방식으로 채용하고, 이 같은 방침을 내년까지 200여명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게다가 이런 채용 방식을 향후 정기 공채에도 활용할 예정이다. 

동아쏘시오그룹 측은 “업계 최초이자 그동안 해오지 않은 채용 방식이다 보니 과정에서 시행착오도 겪을 것”이라면서도 “이번을 시작으로 보완을 거쳐 공정한 채용 문화 확산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채용 방식 변화는 종근당도 마찬가지다. 종근당은 최근 ‘직원 행복경영’을 선언하며 계열사 내 비정규직 152명을 정규직으로 전환키로 했다. 

타 제조업에 비해 비정규직 비율이 적은 편이었지만, 비정규직 비중 자체를 줄임으로써 고용시장의 고용 안정성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겠다는 의도다. 

실제 한국제약바이오협회에 따르면 제조업의 비정규직 비율은 13.7%에 달하지만, 의약품 제조업의 비정규직 비율은 8.6%에 불과하다. 

아울러 종근당은 동아쏘시오그룹과 마찬가지로 채용 과정에서 블라인드 방식을 도입하는 한편, 내년부터 적용될 시간당 최저임금 7530원을 오는 10월부터 조기 반영키로 했다. 

종근당 관계자는 "임직원들이 마음 놓고 일할 수 있는 근로 환경을 조성하고 제약기업으로서 사명을 다하기 위해 글로벌 혁신 신약 개발에도 더욱 매진하겠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신약개발”...R&D 인력 확대

제약업계는 연구개발 분야 인력 채용에도 공격적인 투자에 나서고 있다. 

먼저 그동안 꾸준히 인력을 확충해 온 녹십자는 올해 연구개발 인력 확대에 힘을 쏟을 계획이다. 그 시작으로 올해 4월 진행된 공개채용에서 50여 명의 인력을 선발했고, R&D 부문에가장 많은 인력을 채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녹십자 측은 “신약 개발을 위한 R&D 중요성이 부각되고 잇는 만큼 가장 많은 채용이 이뤄졌다”며 “회사 성장과 글로벌 프로젝트가 확대되는 만큼 꾸준하게 인력을 확충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개발의 메카로 꼽히는 한미약품도 신약개발을 위한 R&D 분야 인력 채용에 활발하다. 

한미약품은 올해 하반기 200여명을 신규로 채용할 계획이다. 특히 신규로 채용되는 인재들은 R&D 분야에 집중될 가능성이 크다. 

실제로 한미약품의 R&D 생산기지인 평택 바이오플랜트는 최근 4년 사이 9배가량 인력이 증가, 현재 450여명이 근무하고 있다. 

한미약품은 “매년 매출액의 15% 이상을 R&D 투자에 사용하고 있다”며 “연구 인력도 계속 늘려가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는 채용 방식 변화와 확대 기조를 통해 정부의 일자리 창출 기조에 기여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대기업 그룹사와 비교할 때 절대적 채용 규모는 크지 않지만 최근 고용 한파에도 오히려 채용을 늘리면서 고용 기여도가 높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부정적 이미지 전환용?...“업계 지속적 의지 보여야”

다만, 이 같은 제약업계의 채용 방식 변화에 대해 최근 불미스러운 사건이 발생한 제약사를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점에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불법 리베이트 제공 의혹, 회장의 갑질 논란 등 여론이 좋지 않은 사건을 희석시키기 위한 방편으로 사용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따라 채용 방식의 변화를 이어가는 한편, 채용 확대 방침을 지속해야만 일각의 우려를 해소할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실제로 최근 종근당은 이장한 회장의 운전기사 갑질 논란으로 부도덕한 오너십으로 비판을 받은 바 있고, 동아쏘시오그룹은 불법 리베이트 제공과 경영진의 횡령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있는 상황. 

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업계 채용 변화에 바람을 넣고 있는 기업 일부는 대중들로부터 곱지 않은 시선을 받고 있는 곳”이라며 “단순히 여론을 환기시키기 위한 목적이 아니라 업계 발전을 위한 진실된 모습을 보여야 대중의 부정적인 시선을 바꿀 수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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