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의 꿈나무인 소아 청소년의 비만율이 갈수록 증가하고 있다. 채소와 과일 같은 식이섬유 섭취는 적고 고지방 음식인 패스트푸드를 자주 먹는 것이 주원인이다. 게다가 학업에 시달려 운동량도 줄어들고 있다.

소아 청소년 비만은 상당수 성인 비만으로 이어져 성장 후 만성질환의 주요 원인이 된다. 때문에 잘 관리하고 치료해야 하지만 "어렸을 때 찐 살은 키로 간다"는 부모들의 잘못된 인식이 소아 청소년 비만을 키우고 있다.

최근 열린 대한비만학회(KSSO) 및 국제비만및대사증후군학회(ICOMES)에서도 이 문제를 놓고 각 전문가들의 조언이 이어졌다. 소아 청소년 비만의 문제점과 핵심치료 전략을 정리했다.

6명 중 1명은 과체중이거나 비만

먼저 짚고 넘어가야 하는 부분은 과체중 및 비만 기준이다. 소아 청소년의 비만 유병률은 다양한 곳에서 조사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 OECD 보고서, 질병관리본부, 교육부, 서울특별시, 유관 학회 등이 발표하는데 비만율이 서로 다르다.

그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체질량지수의 백분위수(1~100번째까지 나열한 것)와 신장별 표준체중을 이용한 비만도(50백분위수를 표준체중으로 정한 뒤 비만도를 계산) 등 두 가지를 따로 쓰거나 병용해서 쓰고 있기 때문이다.

신장별 표준체중을 이용한 비만도의 경우 20% 초과일 때 비만으로 판정하고 20~30%면 경도, 30~49%면 중등도, 50% 이상이면 고도비만으로 분류한다.

반면, 체질량지수의 백분위를 통한 판정법은 체질량지수가 95백분위수 이상일 때 비만으로 판정한다. 과체중은 85~94백분위수다. 또 고도비만은 97~99백분위수 이상으로 본다.

두 지표 모두 저체중부터 비만까지 분류하고 있는 것은 같지만 체질량지수의 백분위를 이용할 경우 비만율이 다른 판정법에 비해 다소 낮게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과거 청소년 코호트에서도 과체중 및 비만 유병률은 체질량지수의 백분위를 이용한 경우 가장 낮았고, 국제적으로 쓰는 비만도를 이용한 경우 가장 높았다는 보고도 있다. 단편적으로 OECD 보고서의 우리나라 과체중 및 비만율은 25%로 보고 있는데 대한비만학회에서 나온 국내 학회보고서는 15% 수준이다.

때문에 지난 2011년 국내 소아 비만율을 조사했던 질병관리본부 박주연 연구원은 "비만판정 지표에 따라 비만 유병률이 다르게 보고됨에도 학회나 학교 실무현장에서 사용하는 판단기준이 일관되지 않아 상호 비교는 물론 해석에도 주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한 바 있다.

중요한 점은 비만율이 계속 높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대한비만학회와 국민건강보험공단이 함께 조사한 2015년 기준 소아청소년 과체중 및 비만율은 15.4%로 10년 사이 26%(2005년 12.2%)가 증가했다. 같은 기간 순수 비만율 또한 8.2%에서 10.9%로 33% 증가했다. 즉 6명 중 1명은 과체중 및 비만인 셈이다.

   
 

부모의 잘못된 인식 소아 비만 키워

이처럼 소아 청소년 비만율이 계속 증가하는 직접적인 원인은 고열량의 음식섭취와 운동량 감소이지만, 이런 환경을 별 문제없다고 생각하는 인식과 부모들의 생활패턴이 비만율을 높이는 기폭제로 작용하고 있다.

대한비만학회가 지난 2015년 발표한 소아 청소년 비만 자료 분석과 부모의 생활습관 및 비만 인지·행태 분석 결과에 따르면, 아버지가 비만인 경우 자녀가 비만일 위험은 2.1배, 어머니가 비만인 경우는 2.4배 높다. 부모가 모두 비만일 경우 자녀가 비만일 위험은 2.8배 상승했다.

부모가 많이 먹으면 덩달아 자녀 섭취량도 늘어난다. 어머니의 하루 에너지 섭취량이 100kcal 증가할 때 자녀의 하루 에너지 섭취량은 20kcal, 아버지의 하루 에너지 섭취량이 100kcal 증가할 경우에는 자녀가 10kcal 더 섭취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가족과 함께 저녁식사를 하지 않는 경우 자녀가 비만일 확률은 5배 높게 나타나, 소아 청소년기 비만은 전적으로 부모의 책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조사에 참여했던 아주의대 김대중 교수는 "가족과 저녁식사를 함께 하지 못하는 경우는 대부분 패스트푸드와 같이 고열량 저영양의 식사를 하는 경우가 많을 것으로 예상되며, 특히 식사 이후 활동량이 많지 않은 저녁식사가 비만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해석된다"고 설명했다.

더 큰 문제는 소아 청소년 비만이 성인비만으로 이어진다는 점이다. 또한 학교생활에서는 학습과 친구관계 형성에서도 부적응을 유발할 수 있다. 따라서 비만이라고 판단되면  상담을 받고 필요하면 치료를 받아야 하지만 정작 부모들의 관심은 크지 않다.

최근 대한비만학회에 참석한 인제의대 이선영 교수는 "소아 청소년의 비만은 부모들의 관심이 매우 중요한데 ‘조금 살찐 것 같고 무슨 치료냐’ ‘나중에 다 키로 간다’라는 잘못된 인식으로 치료의 필요성을 인정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또 "성장발육 시기와 민감한 청소년기에 치료를 하는 것도 받아들이지 않을뿐더러, 건강보다 학업을 더 우선시 하는 것도 소아 청소년의 비만 위험도를 높이는 주요한 원인"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비만은 질병이다. 대한비만학회 소아청소년 비만위원회가 2014년 발표한 비만진료지침은 소아 청소년 비만은 예방과 치료가 필요한 질환으로 정의하고 있다. 따라서 반드시 비만전문가를 찾아가 치료를 받고 제2의 합병증이 생기지 않도록 해야 한다.

치료 핵심은 생활습관 개선

현재 국내 소아 청소년 진단은 2007년 소아청소년 표준성도표를 기준으로 연령, 성별 체질량지수 백분위수 또는 비만도를 활용한다. 체질량지수 95백분위수 이상 또는 체질량지수 25 이상이만 비만, 85~94백분위수는 과체중으로 판정한다. 비만도는 20% 이상을 비만으로 보고 있다.

또 만 2~5세 비만아와 6~9세의 과체중아 및 비만아에서는 연 1회 동반질환 위험성 평가를 권고하고 있으며, 만 10세 이상의 과체중아 및 비만에서는 연 1회 동반질환 검사를 시행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치료는 일반 성인과 같이 식사치료, 운동치료, 행동치료, 약물치료 순으로 진행된다. 성인 비만 치료와 다른 점은 부모 등의 보호자가 끊임없이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점이다. 즉 조력자가 필요하다.

식사치료의 핵심은 규칙적인 식사 습관이다. 흔히 금식이나 절식을 하고 있지만 성장기에는 무리한 에너지 제한이 발육을 저해할 수 있으므로 식사시간을 규칙적으로 정하고 편식을 막으며 간식에도 신경 써야 한다.

   
 

게다가 소아 청소년은 성장과정에 따라 에너지 및 영양소 필요량이 달라지므로 성인과 달리 성장을 위한 충분한 영양공급이 필요하며 비만 조절을 위한 영양 요구량을 개인별로 고려해야 하므로 전문가 상담이 필수적이다.

운동치료도 스스로가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개인의 생활습관, 체력능력, 흥미도에 따라 결정해야 하므로 이 또한 전문가의 상담이 필요하다. 다만 운동은 최소한 주 3~5회 이상, 한 번에 30~60분간 지속적인 유산소 운동을 규칙적으로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한 초기 단계에서는 가벼운 운동을 20~30분 정도 실시하고 점점 시간을 늘려 4~6주가 지나서 30~60분 정도 운동을 지속할 수 있게 되면 강도를 점차 증가한다. 그래서 중등도 운동은 20~30분, 강도 높은 운동은 15~20분 정도로 구성하는 것도 흥미를 유발하는 데 좋다.

행동치료는 소아청소년이 스스로 체중감량을 원하는지, 치료에 요구되는 사항을 이해하고 스스로 이행할 자신이 있는지, 목표 체중은 얼마인지 등에 대한 자신의 행동을 기록해 그 변화를 매일 추적 관찰하는 것이다.

비만을 유발하는 환경을 개선하고, 잘하면 스스로에게 보상을 줌으로써 목표를 이룰 수 있게 유도하는 행동이다. 이러한 부분은 상당 부분 부모의 조력이 필요하다.

서울의대 김주영 교수는 "식사 일기를 쓰거나 스트레스를 관리하는 방법을 찾는 것도 비만을 예방하고 치료하는 데 도움이 된다"면서 "이러한 노력은 소아 청소년이 혼자 감당하기에는 매우 힘들기 때문에 부모나 의료진의 개입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실질적인 접근법 중 가장 효과적인 것은 체중조절에 성공한 사람을 멘토로 두는 것"이라며 "가족, 친구 등 주변에서 살을 뺀 사람을 조력자로 두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사실상 치료제는 없어…사회적 관심 필요”
현재 소아 청소년 비만을 다루는 유관 학회들이 소아 청소년 비만의 문제점을 지속적으로 지적하고 예방을 강조하는 또 다른 이유는 치료법이 마땅치 않다는 점도 한몫한다.

성인은 향정약 단일제, 향정약 복합제, GLP-1 제제, 지방변 유도제, 메트포르민 등 다양하게 시도할 수 있지만, 소아 청소년에게 적용할 수 있는 약물은 지방변 유도제 하나 밖에 없다.

이 약물마저도 중학생 이후부터 가능하다. 간혹 메트포르민을 사용하기도 하는데, 정식으로 비만 치료제로 허가받은 약이 아니기 때문에 부모의 동의를 받기 위해서는 힘든 설득과정이 필요하다.

일각에서는 청소년의 경우 일부는 성인과 맞먹는 체형을 갖고 있어 성인용으로 허가된 비만치료제를 시도해 볼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하지만 성장기 및 학습기에 중추신경계 약물을 사용해야 한다는 점과 비싼 비용 그리고 장기적인 치료라는 점에서 대체적으로 부정적인 의견이 많다.

결국 소아 청소년의 경우 비만 치료약물은 고위험도 환자에게 제한적으로 쓰이고 있으며, 대부분은 운동요법과 생활습관에 달려 있는데 이에 대한 지원은 전무하다.

따라서 가장 좋은 방법은 예방이다. 이를 위해 정부가 비만예방사업 주체를 정해 소아 청소년 교육기관에서 비만 예방 가이드라인을 개발하고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할 필요가 있다.

대한비만학회 유순집 이사장(순천향의대 교수)은 "소아 청소년 비만은 치료하기 매우 어렵다. 또 성인비만으로 이어지면 각종 만성질환으로 인해 더 큰 고통을 수반한다"며 "성장기 때 비만율이 높아지지 않도록 국가가 프로그램을 만들어 예방적 치료를 적극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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