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가 비만이면 남편의 제2형 당뇨병 발병 위험도 20% 이상 증가한다는 최초의 연구결과가 소개돼 이목을 끌고 있다.

덴마크 오르후스 대학 Adam Hulman 교수는 11일 포르투갈 리스본에서 열린 유럽당뇨병학회(EASD 2017)서 "50·60대 부부를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한 결과 비만한 아내가 본인의 잘못된 식습관과 운동을 잘하지 않는 등의 부족한 신체활동 등을 남편에게 공유하기 때문에 이 같은 결과가 나온 것"으로 추정했다.

Hulman 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은 영국의 고령화 장기연구인 ELSA 연구(English Longitudinal Study of Ageing)에 등록된 성인 중 50세 이상 여성 3478명과 남성 3650명을 추려내, 1998년부터 2015년까지 2.5년에 한 번씩 제2형 당뇨병 유무를 포함한 건강상태를 묻는 형식의 설문조사를 했다.

11.5년간 추적 관찰한 결과 아내가 비만한 남성은 아내가 정상체중인 남성보다 제2형 당뇨병 발병 위험이 유의미하게 증가했다.

다시 말해 연구를 진행하는 기간 동안 아내의 체질량 지수가 5kg/㎡ 늘어날 때마다 남편의 제2형 당뇨병 발병 위험은 21% 이상 증가했다. 반대로 비만한 남편을 둔 아내는 정상체중인 남편은 둔 아내와 마찬가지로 당뇨병 발병 위험이 전혀 상승하지 않았다.

Hulman 교수는 "비만이거나 당뇨병을 앓고 있는 배우자와 사는 사람은 각종 질환 발병 위험이 높다는 사실은 이미 잘 알려져 있다. 하지만 이번 연구결과에서는 비만의 경우 배우자의 성별에 따라 결과가 다르게 나온 이유를 명확하게 밝혀내지 못해 향후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교수는 또 "배우자의 비만이 다른 배우자에게도 영향을 끼친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부부간에 활동량을 늘리고 식습관을 개선하는 등의 협력적인 관계를 구축시켜야 한다"고 조언했다.

비만한 아빠 둔 딸 유방암 '빨간불'

하지만 비만한 남편도 안심하긴 이르다.

미국 조지타운 대학 Sonia de Assis 박사팀이 비만한 아버지에서 태어난 딸은 유방암 발병 위험이 30%까지 증가한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기 때문이다(Scientific Reports 6월 24일 자 온라인판).

Assis 박사팀에 따르면 "쥐 실험결과 과체중 또는 비만한 수컷 쥐에서 태어난 새끼 쥐가 정상 체중 쥐에서 태어난 쥐보다 유방암 세포 발생 위험이 더 높았다.

연구팀은 비만한 쥐와 정상 체중 수컷 쥐의 정자 속 마이크로RNA(miRNA)를 비롯한 이들 수컷 쥐에서 태어난 새끼쥐 유방 세포를 채취해 약 10주 동안 비교·분석했다.

그 결과 수컷 쥐가 비만일수록 이들의 새끼쥐 유방암 발병 위험이 30% 이상 증가했다. 또 비만한 쥐에서 태어난 새끼 쥐는 정상 체중 쥐에서 태어난 쥐보다 유방 세포 성장 시기도 지연됐다.

이를 두고 연구팀은 수컷 쥐의 정액에서 나온 비정상적인 DNA 때문에 암 발병 위험이 상승하는 것으로 추정했다.

우리 몸의 세포는 DNA에 담긴 유전 정보를 전령RNA에 복제해 필요한 단백질을 만든다. 여기서 miRNA는 세포에 있는 소형 RNA 중 하나로 핵산 22개로 구성되며 전령RNA(mRNA)와 결합해 전사 후 단계에서 유전자 발현을 조절하는 역할을 한다.

연구팀은 "하지만 비만해지면 miRNA를 점점 변화시켜 향후 태어날 자녀의 유전적 분자나 세포 구조에도 영향을 미쳐 이들의 건강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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