옵디보 vs 키트루다 “초반 쏠림현상 없을 것” 티쎈트릭·임핀지 등 후발주자도 가세 4파전 예고
PD-L1 저해제 '티쎈트릭' 가세…'임핀지'의 부활
여기에 PD-L1 저해제 티쎈트릭이 후발주자로 면역항암제 시장에 뛰어들었다.
티쎈트릭은 암세포(TC)와 면역세포(IC)에 존재하는 PD-L1을 표적하는 단일클론 항체로, 면역세포의 PD-1을 표적으로 하는 옵디보, 키트루다와 차별화된 기전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 로슈 측 설명이다.
PD-L1은 암세포와 면역세포에 존재하는 단백질로, PD-L1이 T-세포에 위치한 PD-1, B7.1 수용체와 결합하면 T-세포의 항암작용을 억제할 수 있다. 이것이 티쎈트릭의 작용기전이다.
OAK 3상 임상시험에 따르면 백금 기반의 화학요법제 치료 중 또는 치료 이후 질병이 진행된 국소 진행성 또는 전이성 비소세포폐암의 2차 치료에서 티쎈트릭 투여군 중앙값(OS)은 13.8개월로 대조군(도세탁셀) 대비 4.2개월 개선한 것으로 나타났다. 12개월 생존율과 18개월 생존율은 티쎈트릭 투여군이 55%, 40%로 대조군의 41%, 27%보다 개선됐다.
주된 이상반응은 피로, 식욕감소, 호흡곤란, 기침, 면역매개 이상반응(폐렴, 간염, 갑상선 질환) 등이 있었다.
롤러코스터 같은 행보를 보이는 면역항암제 4번째 주자 임핀지(두발루맙)도 있다.
임핀지는 트레멜리무맙과의 병용요법 임상에는 실패했지만, 3기 비소세포폐암환자의 PFS를 획기적으로 연장한 결과를 내놨다. 이를 토대로 지난달 말 FDA 혁신치료제로 지정됐다.
PACIFIC 임상 3상 중간 결과에 따르면, 3기 비소세포폐암 환자에서 임핀지를 투여한 환자군의 PFS가 16.8개월로 대조군 5.6개월에 비해 무려 11개월 더 길었다. 12개월 생존율은 55.9%(대조군 35.3%)였고, 18개월 생존율은 44.2%(대조군 27.0 %)였다(2017DOI: 10.1056/NEJMoa1709937).
전체 생존율 데이터는 아직 나오지 않았지만 무진행 생존 혜택이 커 약제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후발주자 티쎈트릭의 급여 운명은?
임핀지까지 국내 출시될 경우 면역항암제는 4파전이 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실제 처방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반드시 넘어야 할 관문이 있는데, 바로 급여목록 등재다.
옵디보와 키트루다는 시판 허가 이후 1년 반 만에 급여목록에 올랐다. 폐암 환자 수가 많고 그만큼 많은 재정이 투입되는 데다 약값은 비싸 급여적용 과정이 순탄치 않았다는 후문이다.
티쎈트릭은 폐암 최초의 PD-L1 면역항암제라는 타이틀을 달고 급여권 진입을 노리고 있다. 앞서 면역항암제에 대한 급여가 이뤄졌다 하더라도 티쎈트릭의 과정이 쉽지는 않을 것이란 예상이다.
옵디보와 키트루다는 RSA를 선택했다. 티쎈트릭 역시 같은 길을 걸을 것으로 보이지만 '대체 가능하거나 치료적 위치가 동등한 제품 또는 치료법이 없는 항암제'라는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 항 PD-L1 면역항암제가 항 PD-1 면역항암제와 차별화되는 점을 입증해야 한다는 뜻이다.
또한 티쎈트릭은 OAK 연구에서 PD-L1 발현율과 관계없이 유효성 및 안전성을 확인했다. 동반진단 검사가 불필요하다는 것인데, 옵디보 역시 PD-L1 발현 여부와 관계없이 처방가능한 약이지만 결국 급여 과정에서 PD-L1≥10% 기준이 만들어졌다. 티쎈트릭도 급여권 진입을 위해서는 PD-L1 발현율 기준이 정해질 것이란 예상이다.
다국적사 한 관계자는 "티쎈트릭은 RSA라는 산을 넘어야 되고, PD-L1 발현율 설정이라는 장애물도 있다. RSA에 들어오더라도 약가를 맞추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며 "로슈가 약가를 낮춰 제품을 발매한 사례가 드물기 때문에 티쎈트릭 급여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한국로슈 측은 "급여협상 초기단계라 아직 관련 입장을 말하기는 이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