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CT 2017] CULPRIT-SHOCK, 비원인동맥에 PCI 시행하면 사망·신대체요법 위험 ↑

심인성쇼크(cardiogenic shock)를 동반한 다혈관질환 환자 치료 시 문제가 되는 혈관에만 경피적관상동맥중재술(PCI)을 시행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CULPRIT-SHOCK 연구 결과에 따르면, 비원인동맥(nonculprit artery)에도 PCI를 받은 환자군은 원인동맥(culprit artery)에만 시술한 환자군보다 사망 또는 신대체요법을 받을 위험이 높았다.

이번 연구 결과는 미국관상동맥중재술학회 연례학술대회(TCT 2017)에서 발표됐고 동시에 NEJM 10월 30일자 온라인판에 실렸다.

심인성쇼크를 동반한 급성 심근경색 환자는 PCI로 원인동맥을 치료 시 예후 개선 혜택을 얻을 수 있다. 하지만 심인성쇼크 환자 대부분이 다혈관질환 환자라는 점에서 비원인동맥에 협착이 발생했을 때도 PCI를 즉시 시행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논란이 계속됐다. 

이에 독일 라이프치히 대학병원 Holger Thiele 박사팀은 심인성쇼크를 동반한 다혈관질환 환자들의 예후를 개선할 수 있는 최적 치료전략을 평가하기 위해 무작위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에는 심인성쇼크 및 다혈관질환을 동반한 급성 심근경색 환자 총 706명이 포함됐다. 

이들은 원인동맥에만 PCI를 진행하고 비원인동맥에는 단계적으로 혈관재건술을 시행한 군(원인동맥 PCI군) 또는 비원인동맥을 포함한 다혈관에 PCI를 즉시 시행한 군(다혈관 PCI군)에 1:1 비율로 무작위 분류됐다.

1차 복합적 종료점은 30일 이내에 사망하거나 중증 신부전으로 신대체요법을 받아야 하는 경우로 정의했다. 안전성은 출혈 및 뇌졸중 발생률로 평가했다.

최종 결과 1차 복합적 종료점 발생률은 원인동맥 PCI군이 45.9%(158명), 다혈관 PCI군이 55.4%(189명)였고, 발생 위험은 원인동맥 PCI군이 다혈관 PCI군보다 17% 낮았다(RR 0.83; 95% CI 0.71~0.96; P=0.01).

구체적인 발생률에 따르면 30일 이내 사망률은 원인동맥 PCI군이 43.3%, 다혈관 PCI군이 51.5%로, 사망 위험은 원인동맥 PCI군에서 16% 낮았다(HR 0.84; 95% CI 0.72~0.98; P=0.03).

신대체요법을 받은 환자군은 원인동맥 PCI군과 다혈관 PCI군이 각각 11.6%와 16.4%였다. 신대체요법을 받아야 하는 위험은 원인동맥 PCI군이 다혈관 PCI군보다 29% 낮았지만 통계적으로 유의미하지 않았다(HR 0.71; 95% CI 0.49~1.03; P=0.07).

아울러 출혈 및 뇌졸중 발생률과 혈류역학적 안정화 시기, 트로포닌 T 수치, 크레아티닌 키나아제 수치 등은 두 군간 의미 있는 차이가 없었다.

Thiele 박사는 "심인성쇼크 및 다혈관질환을 동반한 급성 심근경색 환자는 원인동맥에만 PCI를 진행해야 30일 이내 사망 및 신대체요법을 받아야 하는 위험이 줄었다"며 "이들에게는 경색이 나타난 동맥에만 PCI를 진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가이드라인에도 영향 줄까? 학계 '관심 집중'

CULPRIT-SHOCK 연구 결과를 계기로 학계는 현재 가이드라인에도 변화가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2017년 유럽심장학회(ESC) 가이드라인에서는 심인성쇼크를 동반한 다혈관 관상동맥질환 환자의 경우 비원인동맥에도 즉각적인 PCI를 고려해야 한다고 권고했다(IIa, C)(European Heart Journal 8월 26일자 온라인판).

유럽과 달리 미국심장학회·심장협회·심장조영술및중재술학회(ACC·AHA·SCAI)에서는 이에 대한 권고안을 따로 마련하지 않았다. 

하지만 지난해 12월 미국 내 8개 학회는 공동으로 관상동맥혈관재생술에 대한 AUC(appropriate use criteria)를 개정, 원인병변 치료 후 심인성쇼크가 계속된다면 다혈관에 PCI를 시행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제시했다. 

이처럼 미·유럽 학계는 다혈관질환 환자의 비원인동맥에도 PCI를 시행해야 한다는 쪽으로 무게추가 기울어진 모습이기에, 이번 연구가 가이드라인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미국 마운트시나이 이칸의대 Roxana Mehran 교수는 "연구 결과에서 주목해야 할 점은 사망 위험이다. 원인동맥에만 PCI를 했을 때 사망 위험이 더 감소했다"며 "현재 많은 다혈관질환 환자가 비원인동맥에도 PCI를 받고 있다. 하지만 이번 연구를 통해 현 가이드라인에 대한 재평가가 이뤄져야 한다"고 제언했다.

일각에서는 연구에 포함된 환자군 중 PCI를 받지 않아야 하는 환자도 포함됐다는 한계점이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 뉴욕대학 Judith S Hochman 교수는 "이번 연구는 심인성쇼크를 동반한 다혈관질환 환자의 원인동맥에만 PCI를 해야 한다는 점을 강력하게 지지한다"면서 "그러나 심인성쇼크 환자에 만성 폐색병변(CTO) 환자도 포함됐다는 한계점이 있다. 일반적으로 다혈관질환에 PCI 진행 시 CTO에는 하지 않기 때문에 결과 해석에 주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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