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에서 입증 도입하면 90% 이상 예방
부분별한 성관계 더 심해질 것 우려도

 

최근 부산에서 에이즈에 걸린 여성이 불특정 다수와 성관계를 맺은 사실이 드러나면서 에이즈 확산 우려가 점점 더 커지고 있다. 마침 이런 사건이 12월 1일 에이즈의 날을 앞두고 벌어져 더욱 충격을 주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는 젊은 연령의 에이즈 환자가 빠르게 늘고 있는 상황이다. 대한에이즈학회에서도 늘어나는 신규 환자는 대부분 젊은 층이라는데 인식하고 있다. 대부분 남자들간의 성생활을 즐기는 MSM이고 이들은 또다시 여성과도 관계를 즐기는 양성애라는 것이다.

통계에서도 여실히 드러난다. 질병관리본부가 밝힌 지난해 신규 감염자 1199명 중 20대가 33.7%(404명)으로 가장 많았으며, 30대 24.1%(289명), 40대 18.6%(223명) 순으로 20~40대가 전체의 76.4%를 차지하고 있으며, 경로는 대부분 성관계다.

부산의 성매매를 여성이 어떤 경로를 통해 에이즈에 걸렸는지 정확히 알 수 없지만 질병관리본부의 통계를 적용한다면 젊은이간의 무분별한 성관계가 주요 원인이었을 가능성이 크다. 게다가 모두 성생활이 활발한 젊은 연령층이라는 점에서 또다른 전파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보다 더 큰 우려는 감염여부를 알 수 없는 사람들이다. 때문에 실제 에이즈 환자는 공식 통계보다 3~4배 많을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이런 상황에서 현재 에이즈를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은 두 가지다. 첫 번째는 에이즈 감염자가 적극적인 치료를 받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에이즈 환자와 성관계를 맺으면 무조건 에이즈에 감염된다고 알고 있지만 실제로 잘 치료를 받으면서 혈중 에이즈 바이러스를 잘 조절하면 거의 감염되지 않는다.

서울의대 방지환 교수는 "잘 치료를 받으면서 바이러스 억제가 잘되고 있는 사람이 에이즈를 전파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말했다. 주변에서 옮겼다는 이야기가 있으면 학회에 증례로서 보고하게 알려달라고 할 정도다.

따라서 부산 성매매 여성 또한 잘 치료를 받았고, 또 콘돔과 같은 위생용품을 잘 사용했다면 매수자들에게 전파했을 가능성은 거의 없다. 하지만 치료를 받지 않고, 부분별한 성관계를 맺어왔다면 감염 가능성은 높아진다.

다른 방법은 에이즈에 걸린 사람과 성관계를 해야하는 이른바 에이즈 노출 위험이 큰 사람이 스스로 약물을 먹어 감염 가능성을 줄이는 방법이다.

이를 테면 에이즈 환자를 둔 가족이나 애인은 둔 사람, 또 외국 생활을 해야하는 사람일 수도 있고, 이번 부산 사례처럼 성매수를 많이 하는 사람일 수도 있다.

학계에서는 이를 노출전 예방요법(PrEP)으로 부른다. 약물로는 에이즈 치료의 백본 치료약인 트루바다(테노포비르+엠트리시타빈)를 성관계를 앞두고 일정 기간 약물을 복용하는 것이다. 이렇게 복용하는 것만으로도 에이즈 감염을 95% 가량 막을 수 있다.

이런 장점 때문에 대한에이즈학회도 지난해 노출전 예방요법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신설하고, 예방요법의 필요성을 알린 바 있다. 질병관리본부도 우리나라의 에이즈 환자 증가를 우려해 예방요법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상황이다.

당시 질병관리본부 박옥 연구원은 "고위험군을 대상으로 예방정책을 강화하면 HIV 신규 감염은 감소추세로 전환될 것"이라며 "현재 본부에서는 국내 실행방안을 위한 정책연구용역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에이즈 환자 성매매와 같은 사건이 터지면서 예방요법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다. 이이 해외의 경우 노출전 예방요법의 효과는 속속 검증되고 있어 빨리 도입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얼마 전 성료된 유럽에이즈학회에서도 많은 사례를 통해 노출전 예방요법을 통해 새로운 에이즈 진단이 줄어들었다고 보고했다. 그러면서 확산되면 매우 큰 감소가 나타날 수 있을 것으로 예측하고 정책지원을 호소하고 있다.

그러나 비감염자의 에이즈 예방을 위해 국가 예산을 써야한다는 점, 예방요법을 믿고 부분별한 성생활이 높아진다는 점, 콘돔사용률이 떨어진다는 점, 신규 감염율 감소가 입증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반대의 목소리도 적잖은 상황이다.

대한에이즈학회 신형식 이사장은 "젊은 에이즈 환자의 증가하면서 이들의 관리가 주요한 이슈로 부상하고 있다"며 "에이즈 확산을 막기 위한 중요한 옵션이 될 수 있다. 다만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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