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 고혈압 환자 39% 차지…젊은 고혈압 환자 인지율·치료율 낮아

▲ 대한고혈압학회는 3일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추계학술대회에서 '고혈압의 현재 Fact Sheet' 중간 결과를 발표했다.

국내 고혈압 환자가 1000만명을 돌파한 것으로 분석됐다. 

대한고혈압학회가 1998년부터 2015년까지 국민건강영양조사 결과 및 기존 발표된 논문과 학회 발표자료를 분석한 결과, 국내 고혈압 환자는 2012년에 1000만명을 넘어섰고 2015년에 약 1100만명으로 추산됐다.

3일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대한고혈압학회 추계학술대회에서는 이러한 내용을 담은 '고혈압의 현재 Fact Sheet' 중간 결과가 발표됐다. 

구체적으로 국내 고혈압 유병률은 1998년 이후 크게 변하지 않았고 연령표준화 유병률은 10년에 1% 정도 감소하는 경향을 보였다. 

▲ 고혈압 역학연구회 김현창 회장

하지만 우리나라가 고령사회에 접어들고 노인 고혈압 환자가 급격히 증가하면서 국내 고혈압 환자 수가 1000만명을 넘어선 것으로 분석됐다.

고혈압 역학연구회 김현창 회장(연세의대 예방의학과)은 "최근 고혈압 유병률에 큰 변화가 없어서 자칫 고혈압 부담이 증가하지 않은 것으로 보일 수 있다"며 "하지만 인구가 고령화되면서 고혈압 환자 수 자체가 증가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2015년 전체 고혈압 환자 중 65세 이상 노인 고혈압 환자는 39%(약 400만명)를 차지했다. 특히 노인 고혈압 환자일수록 당뇨병, 이상지질혈증 등 다수의 만성질환을 앓고 있다는 점에서 이들 환자에 대한 종합적 관리가 필요한 것으로 분석됐다.

이와 함께 젊은 고혈압 환자의 인지율과 치료율을 높이기 위한 대책 마련도 요구됐다. 전반적인 고혈압 관리는 향상됐지만 30~40대 젊은 고혈압 환자들은 고혈압을 인지하지 못하거나 치료받지 않은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국민건강영양조사 결과에 의하면 고혈압 미인지율은 30대 △남성 79.3% △여성 83%였고, 40대 △남성 59.2% △여성 48%였다. 아울러 고혈압 미치료율은 30대 △남성 85% △여성이 83%, 40대 △남성 64% △여성이 51.5%로 다른 연령 대비 높은 수치를 보였다.

김 회장는 "젊은 고혈압 환자들은 진단 후 적절한 치료를 받으면 심뇌혈관질환을 예방하면서 사망 위험을 낮출 수 있다"면서 "그럼에도 이들은 본인이 고혈압 환자인지 인지하지 못하고 치료받는 환자도 적은 실정이다"고 지적했다.

8년 동안 인지율은 70% 수준에 머물러

▲ 대한고혈압학회 조명찬 이사장

아울러 고혈압 인지율은 8여년 동안 70% 수준에 정체된 것으로 나타났다. 

고혈압 인지율은 2005년 57.1%에서 2007~2009년 66.3%로 10%가량 늘었다. 그러나 2010~2012년과 2013~2015년 고혈압 인지율은 각각 69.1%와 72%로, 8여년간 큰 변화가 없었다. 

현재 대한고혈압학회는 고혈압 인지율을 높이기 위해 적극적인 홍보 활동을 펼치고 있는 상황. 하지만 인지율이 정체돼있다는 점에서 이를 개선할 수 있는 구체적인 정책 마련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대한고혈압학회 조명찬 이사장(충북의대 심장내과)은 "고혈압은 개인적인 질병이 아닌 국가와 사회가 관심을 가져야 하는 사회적인 질환이다"면서 "학회는 임상연구 등 과학적 근거를 만들고 이를 바탕으로 정책을 제안할 계획이다. 또 혈압이 높지만 치료받지 않거나 치료에도 불구하고 조절되지 않은 환자들을 관리하기 위해 대국민 홍보에 나서, 고혈압 치료율 및 인지율을 높이겠다"고 천명했다. 

한편 '고혈압의 현재 Fact Sheet' 최종본은 내년 초 발표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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