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그렌증후군 바로알기②] 안중경 성균관의대 류마티스내과 교수

▲ 안중경 성균관의대 류마티스내과 교수ⓒ메디칼업저버 김민수 기자건조하거나 바싹 마른 듯한 느낌의 입, 타는 듯한 목, 모래가 있는 듯한 느낌의 눈, 충치, 관절통, 피부 건조, 과도한 피로감 등 증상을 나열하기도 벅찬 질환이 있다. 임상 양상이 다양해 '골치 아픈 모방자(great mimicker)'로도 불리는 쇼그렌증후군 이야기다.테니스 스타 비너스 윌리엄스가 앓고 있는 것으로도 알려진 쇼그렌증후군은 만성 자가면역질환이다. 면역계의 비정상적인 활성화로 침샘과 눈물샘이 염증세포의 침윤에 의해 파괴돼 구강 건조와 안구 건조 증상을 유발한다.문제는 쇼그렌증후군 증상들이 동시에 드러나지 않고 몇 가지 신체 시스템과 관련 있어 전문의들조차 증상 전체를 하나의 증후군으로 보지 못하고 증상을 개별적으로 치료한다는 점이다.성균관의대 안중경 교수(강북삼성병원 류마티스내과)를 만나 쇼그렌증후군을 진단하고 치료하는 데 있어 놓쳐서는 안 되는 부분은 무엇인지 물었다.- 쇼그렌증후군 증상이 굉장히 모호한 것 같다. 진단은 어떻게 하나?쇼그렌증후군은 외분비샘에 만성염증이 발생하면서 눈 마름과 입 마름이 유발되지만, 그 외에도 피로감, 관절통, 근육통 등의 비특이적 증상들이 동반된다. 진단은 셔머검사나 안구표면염색 점수를 통해 눈물샘 침범을 먼저 확인한다.셔머검사는 눈물량을 측정하기 위해 안검 아래 부위에 5분간 여과지를 놓고 눈물로 적셔지는 정도를 확인하는 검사다. 검사지가 눈물로 5mm까지 젖으면 정상이지만, 쇼그렌증후군 환자 대부분은 그렇지 않다.또 타액 흐름을 측정하거나 아랫입술 부위의 침샘 조직검사를 실시해 침샘의 침범도를 확인한다. 특히 침샘 조직검사는 림프구 침윤을 확인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검사받을 때 통증이 발생하고, 드물지만 검사 후 아랫입술 감각이 저하되면서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환자 90% 이상이 여성인 점도 눈에 띈다.그렇다. 90% 이상이 중년여성에서 발생한다. 몇몇 연구결과에서도 남성보다 여성에서 발병 위험이 약 9배 높은 것으로 보고되고 있으며, 발생률은 여성 인구 1만 명당 8명 정도로 추정된다.하지만 이 같은 현상을 설명해줄 정확한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일각에서는 여성 호르몬을 하나의 원인으로 추정하지만, 이 역시 명확하게 증명된 것은 아니다.사실 쇼그렌증후군만 여성 환자 비율이 높은 것은 아니다. 자가면역질환인 류마티스질환, 루푸스에서도 여성 환자가 남성보다 3~4배 더 많다.
▲ 안중경 성균관의대 류마티스내과 교수ⓒ메디칼업저버 김민수 기자

- 완치가 어려운 것으로 알려졌다. 치료에 있어 가장 중요한 부분은?

쇼그렌증후군 치료는 증상을 줄여주는 정도에만 그치고 있다. 때문에 환자에서 합병증 발병 위험을 낮추기 위한 조기 진단  및 치료가 적극 이뤄질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우선 환자의 주된 증상인 안구 건조, 구강 건조, 침샘부종 등을 최대한 줄이는 데 초점을 맞춘 약물치료가 이뤄져야 한다.

구강 건조로 인해 흔히 나타나는 증상인 치주질환 즉 충치 치료도 빼놓을 수 없다. 침분비가 급격히 저하되면서 쉽게 충치가 생기기 때문에 환자들에게 치과에 주기적으로 방문해 구강 상태를 점검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 적응증이 있는 약제는 필로카핀(pliocarpine)이 유일하다. 쇼그렌증후군 증상 완화에 직접적인 효과가 있나?

필로카핀을 처방받은 환자에서 구강 건조, 안구 건조 증상이 유의미하게 호전됐다는 논문이 보고됐으며, 임상에서도 환자들의 약물 사용 만족도가 전반적으로 괜찮다. 타액 분비를 촉진하는 건조증 치료제인 필로카핀은 5mg의 용량을 하루에 4회 경구 투여하도록 돼 있다.

약물 투여 후 15분 정도 지나면 타액 분비가 증가하고, 1시간이 지나면 자극이 극대화돼 2시간 정도 효과가 유지된다. 다만 구강 점막의 건조 및 위축 증상 개선 효과를 얻기 위해서는 수주 이상 필로카핀을 투여하는 것이 적절하다.

또 처음부터 허가 용량을 투여하면 땀이 많이 나는 등 부작용을 호소하는 환자가 종종 있어 약물치료 과정에서 환자 상태를 자세히 관찰해야 한다. 녹내장, 천식, 위궤양 환자에게는 처방해선 안 되고 고혈압 등 심혈관계 질환이 있으면 투여에 신중해야 한다.

- 약물치료 외 증상 완화를 위해 환자들에게 권고하는 사항은?

생활습관 교정이 중요하다는 점을 알려줘야 한다. 우선 침의 양이 부족해 치주질환 위험이 높으므로 구강 위생 역시 청결히 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특히 커피, 홍차, 탄산음료 등은 구강에 자극이 되고 이뇨 작용을 촉진해 구강 건조증을 악화시키므로 가급적 섭취를 자제하도록 한다.

이뇨제, 항우울제, 항히스타민제 복용도 금하고 있다. 이들 약물로 인해 입 마름 증상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밖에 실내에서 히터 또는 에어컨 사용을 줄이고 가습기를 사용하고 물도 소량씩 자주 섭취하도록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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