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병관리본부 2006~2016년 급성 심정지 조사 결과 발표…심폐소생술·자발순환 회복률 증가

국내 급성 심정지 환자가 11년 동안 1.5배 늘어 2016년에는 3만명에 육박한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심폐소생술 시행률·자발순환 회복률 증가로 인해 생존율은 11년 전 대비 3.3배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질병관리본부 질병예방센터 만성질환관리과 윤성옥, 권윤형, 안주연, 홍성옥, 김영택 연구팀은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06~2016년 급성 심장정지 조사 주요 결과'를 지난달 29일 발표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내 급성 심정지 발생 환자 수는 2006년 1만 9480명에서 2016년 2만 9832명으로 약 1만명 늘었다. 표준화 발생률은 2006년 인구 10만명 당 39.3명에서 2016년 41.5명으로, 11년간 1.1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노인 비율도 크게 증가했다. 급성 심정지 환자 중 70세 이상의 노인 비율은 2006년 38.7%에서 2016년 49.5%로, 11년 동안 10% 이상 늘었다. 

아울러 질병으로 인해 급성 심정지를 경험한 환자 비율은 2006년 56.2%, 2007년 54.6%에서 2008년 71.6%로 급증했고, 2016년까지 70% 수준을 유지했다.

반면 급성 심정지 환자의 생존율과 뇌기능 회복률은 매년 증가 추세였다. 급성 심정지 환자의 생존율은 2006년 2.3%에서 2016년 7.6%로 늘었고, 혼자서 일상생활이 가능할 수준으로 뇌기능이 회복된 환자 비율은 2006년 0.6%에서 2016년 4.2%로 7배 증가했다.

연구팀은 급성 심정지 환자의 생존율과 뇌기능 회복률이 개선된 가장 중요한 요소로 일반인 심폐소생술 시행 및 자발순환 회복률 향상을 꼽았다. 

구체적으로 지역사회 일반인 심폐소생술 시행률은 매년 증가해, 2008년 1.9%에서 2016년 16.8%로 9배가량 늘었다. 이와 함께 구급대의 처치 능력을 반영하는 병원 도착 전 자발순환 회복률도 2006년 0.9%에서 2016년 6.9%로 7.7배 증가했다.

급성 심정지 주요 지표, 지역 간 격차 '상당'

그러나 일반인 심폐소생술, 병원 도착 전 자발순환 회복 등의 급성 심정지와 관련된 주요 지표는 지역 간 상당한 격차를 보였고 매년 격차가 커지는 상황이었다. 

일반인 심폐소생술 시행률이 가장 높았던 지역과 낮았던 지역의 차이는 2008년 2.5%에서 2016년 23.5%로, 자발순환 회복률 차이는 2006년 1.6%에서 2016년 12.3%로 지역 간 격차가 10배 이상 벌어졌다. 

이로 인해 급성 심정지 치료 결과인 생존율과 뇌기능 회복률 역시 지역 간 격차가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다. 

연구팀은 "지역 간 격차가 나타난 원인이 명확하지 않지만 증가 추세에 있기 때문에 지역별 관련 지표를 생산하고 이를 지역사회에 환류해주는 것이 중요하다"며 "심폐소생술에 대한 일반 주민의 교육 경험이 전반적으로 향상되고 있으나 지역 간 차이를 보인다는 결과를 고려했을 때, 국가 전체 생존 향상뿐만 아니라 지역 간 격차를 해소하기 위한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정책 활동 강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대한심폐소생협회 노태호 홍보위원장(가톨릭의대 순환기내과)은 "급성 심장사 환자의 생존율, 심폐소생술 시행률 등에서 지역 간 격차가 크다는 점은 과거부터 문제가 된 부분"이라며 "의학적인 문제보다는 지역사회간 급성 심정지, 심폐소생술에 대한 인식에서 차이가 있기 때문으로 생각된다. 정부나 지방자치단체가 이러한 차이가 나는 원인을 분석하고 해결책을 제시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대한심폐소생협회 "SNS, 다양한 매체 활용해 심폐소생술 인식 높일 것"

한편 대한심폐소생협회는 올해에도 일반인의 심폐소생술에 대한 인식을 높이기 위한 다양한 활동을 펼칠 계획이다.

지난해 대한심폐소생협회는 지역사회의 심폐소생술에 대한 인식을 높이고 확산하고자 사회공헌 사업인 '2017 안전한 학교 만들기 캠페인'을 진행했다. 이와 함께 기업 대상으로 심폐소생술 교육을 시행하고 지역사회에 자동심장충격기(AED), 심폐소생술 교육용 기자재를 기증하는 등의 활동을 해왔다. 

이 같은 꾸준한 활동이 일반인의 심폐소생술 시행률 및 급성 심정지 생존율 증가에 일부 기여했다는 게 협회의 설명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 선진국 수준에 도달하기까지는 많이 부족하다고 토로했다. 

노 홍보위원장은 "선진국의 경우 일반인의 심폐소생술 시행률이 40~50% 수준이다.우리나라의 심폐소생술 시행률이 상당히 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 선진국에 미치지 못한다"며 "국내 인구가 약 5000만명이지만 심폐소생술 교육을 받는 사람은 몇만 명 정도에 불과하다. 많은 사람에게 급성 심정지의 위험성과 심폐소생술의 중요성을 알리기 위해 접근성이 높은 SNS 또는 다양한 매체 등을 활용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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