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양대병원 장기이식센터 최동호 센터장·남민경 간호사 "장기이식 수술 성공 및 사후관리에 힘써"

▲ 한양대병원 장기이식센터 최동호 센터장(외과) ⓒ메디칼업저버 김민수 기자

내·외과적 치료로 효과를 얻을 수 없는 말기 질환자는 뇌사자 또는 생체에서 기증된 장기를 이식받아 새로운 생명을 얻는다. 말기 질환자에게 장기기증은 '제2의 삶'을 기대할 수 있는 한 줄기 빛과도 같다.

1970년대 중반부터 시작된 국내 장기이식 역사에서 한양대병원의 입지는 남다르다. 1978년 생체 신장이식 수술을 시작한 데 이어 이듬해인 1979년에 국내 최초로 뇌사자 신장이식에 성공했다.

당시 '장기 등 이식에 관한 법률(장기이식법)'에 뇌사자 신장이식에 관한 법이 제정되지 않았지만, 연이은 뇌사자 신장이식 수술 성공으로 법제화를 이끌어내는 성과를 거뒀다. 

1994년 장기이식센터 개소 이후 지난해 9월 제3대 센터장으로 부임한 한양의대 최동호 교수(외과)는 장기이식 증례 수를 늘리는 것보다 수술 성공률 및 환자 생존율 등의 이식 성적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새롭게 장기이식센터를 이끌어갈 최 센터장과 장기 기증자와 공여자를 연결해주는 코디네이터를 맡은 남민경 간호사를 만나 한양대병원 장기이식센터의 성과와 앞으로 센터를 이끌어갈 계획 등을 들어봤다. 

2016년 기준 신장이식 900례 달성…간이식에서도 성과 보여

한양대병원 장기이식센터는 신장내과, 소화기내과, 안과, 영상의학과 등의 전문가들이 이식팀을 구성, 각 과가 연계해 신장, 간, 각막이식 등의 수술을 진행하고 있다. 

신장이식은 수술 역사가 오래된 만큼 이식 증례 수 및 환자 예후에서도 좋은 성적을 내고 있으며, 최 센터장을 주축으로 지난 2015년 3월부터 생체 간이식 수술이 시행되면서 간이식에서도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고 있다.

최 센터장은 "2016년 기준 신장이식 900례를 달성했고, 다른 병원과 비교해 생존율도 큰 차이 없이 좋다"며 "간 이식은 2015년에 처음 시도해 현재까지 11건을 진행했다. 이 중 9건이 생체 간이식으로 성공률은 100%에 달한다. 앞으로도 꾸준히 간이식 수술을 진행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장기이식 수술 후 기증자 및 수혜자에 대한 사후관리에도 힘을 쏟고 있다. 기증자와 수혜자를 위한 정기적인 교육 프로그램을 매년 1~2회 진행하고 있으며, 코디네이터는 이들을 대상으로 수시로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남 간호사는 "장기를 이식받은 수혜자는 평생 면역억제제를 복용해야 하기에 주기적으로 병원에 방문하도록 해 관리하고 있다"면서 "장기 기증자도 수술 후 1년 이내에는 4회, 1년 이후에는 한 번씩 병원에 방문하도록 해 건강상태를 확인하고 있다"고 전했다. 

장기기증 인식 제고 위한 자체적 캠페인 진행

이어 최 센터장은 국내 장기이식 의술은 발전했지만 아쉽게도 장기기증에 대한 대국민 인식과 시행률은 부족하다고 토로했다. 과거보다 장기 기증자가 늘었음에도 고령화 시대에 도래하고 평균 수명이 늘어나면서 장기이식이 필요한 환자 역시 꾸준히 많아져 기증자와 기증을 기다리는 환자 간 격차가 커지고 있다는 것. 

게다가 지난해 기증자 예우 문제가 사회적 이슈로 떠오르면서 장기이식 서약을 취소하는 사례도 적지 않아 문제가 된다. 이에 한양대병원 장기이식센터는 장기 기증자를 늘리는 캠페인을 자체적으로 진행하면서 기증자뿐만 아니라 기증자 가족을 지원하는 다양한 방안을 시행하고 있다.

▲ 한양대병원 장기이식센터 남민경 간호사(코디네이터) ⓒ메디칼업저버 김민수 기자

남 간호사는 "많은 환자가 장기이식을 기다리지만 현실적으로 기증받기 어려운 경우가 대다수다"면서 "기증자를 늘리고자 학회 차원에서 진행하는 캠페인과 함께 장기기증 관련 홍보 단체와 연계해 자체적으로 대국민 홍보 활동을 펼치고 있다. 뇌사자 장기이식에 대한 좋은 인식을 가질 수 있도록 캠페인을 진행해야 장기이식을 기다리는 환자들도 이식받을 수 있는 기회가 늘어나게 될 것"이라고 제언했다. 

최 센터장은 "병원마다 기증자 예우에 대한 매뉴얼이 조금씩 달라 지난해 문제가 된 것으로 보인다"며 "최근 국가적으로 기증자 예우에 대한 매뉴얼을 개정했고, 최근 한양대병원도 기증자 예우를 위한 매뉴얼을 보강했다. 국가적으로 기증자 예우를 신경 쓰고 있기에 지난해와 같은 문제는 앞으로 없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인공장기 개발로 차별화된 장기이식센터 만들 것"

지난해 9월 제3대 센터장으로 부임한 최 센터장은 다른 병원과 차별화된 장기이식센터를 만들기 위한 전략으로 '인공장기 개발'을 내세웠다. 기증을 기다리는 환자들이 많아지고 있지만 이에 맞춰 기증자를 늘리는 것은 한계가 있기에, 인공장기라는 새로운 돌파구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뜻이다. 

최 센터장은 "아직 인공장기 개발 연구가 초기 단계이지만 연구를 계속 진행해 5~10년 이내로 가시화할 계획이다"며 "체내에 이식하는 인공장기 개발은 당장 어렵더라도, 휴대용 투석기처럼 가지고 다닐 수 있는 인공장기를 만들고자 한다. 장기이식이 어려운 환자들이 인공장기를 통해 혜택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최 센터장은 향후 장기이식센터를 이끌어갈 포부를 덧붙였다. 

최 센터장은 "이식 증례 수를 늘리는 것보다 수술 성공률 및 환자 생존율 등의 성적이 중요하다. 지금까지 신장이식을 잘 해왔기에 앞으로 더 발전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간이식도 꾸준히 늘리고자 한다"면서 "이와 함께 인공장기 등의 기술을 개발해 다른 병원과 차별화되는 장기이식센터를 만들겠다"고 피력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메디칼업저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