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 선천성 심장병 환자, 일반인보다 65세 미만에 치매 발병 위험 2배 이상 높아

심장기형 및 기능장애를 가지고 태어난 성인은 치매가 조기 발병할 위험이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Circulation 2월 12일자 온라인판에 실린 연구 결과에 따르면, 선천성 심장병을 가지고 태어난 성인은 일반인보다 65세 미만에 치매가 발병할 위험이 2배 이상 높았다.

덴마크 오르후스대학병원 Carina Bagge 교수팀은 덴마크 의료기록을 바탕으로 1963년부터 2012년 사이에 선천성 심장병 진단을 받았고 최소 30세까지 생존한 환자들을 확인했다. 

연구에는 성인 선천성 심장병 환자 1만 632명이 포함됐다. 이들 중 심방중격 결손증(atrial septal defect) 환자가 26%로 가장 많았고, 22%는 심실중격 결손증(ventricular septal defect)을 앓고 있었다.

연구팀은 성별과 출생연도가 같은 성인 선천성 심장병 환자와 선천성 심장병이 없는 일반인을 1:10 비율로 매칭해 치매 발병 위험을 비교했다. 선천성 심장병이 없는 일반인 데이터는 덴마크 주민등록 시스템(Danish Civil Registration System)을 활용했다.

전체 성인 선천성 심장병 환자의 80세까지 치매 누적 발병률은 4%였고, 이들의 치매 발병 위험은 일반인보다 1.6배 높았다(HR 1.6; 95% CI 1.3-2.0).

65세를 기준으로 치매 발병 위험을 분석한 결과, 65세 미만의 성인 선천성 심장병 환자는 일반인과 비교해 치매 발병 위험이 2.6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HR 2.6; 95% CI 1.8-3.8). 

이 같은 위험은 65세 이후에 완화되는 경향을 보였다. 65세 이상의 성인 선천성 심장병 환자의 치매 발병 위험은 일반인 대비 1.3배 높았던 것(HR 1.3; 95% CI 1.0-1.8). 

선천성 심장병 중증도에 따라서도 치매 발병 위험이 달라졌다. 일반인과 비교해 경도~중등도 선천성 심장병 성인 환자의 치매 발병 위험은 1.5배 높았으며(HR 1.5; 95% CI 1.1-2.0), 단일심실심장(univentricular heart)을 포함한 중증 선천성 심장병 환자에서는 2배 더 위험했다(HR 2.0; 95% CI 1.2-3.3).

이번 연구 결과는 선천성 심장병을 가지고 태어난 소아·청소년에서 신경발달장애 발병 위험을 확인한 데 이어, 성인에서도 그 위험을 규명했다는 데 그 의미가 있다.

지난 2016년에는 출생 시 선천성 심장병을 가지고 태어났다면 소아·청소년기에 뇌전증 발병 위험이 높다는 보고가 발표된 바 있다(Circulation 2016;134(21):1689-1691).

미국 노스웨스턴 의대 Bradley Marino 교수팀이 1980~2010년에 덴마크에서 태어난 선천성 심장병 환아 약 1만 5000명을 분석한 결과, 일반인과 비교해 5세 이하에 뇌전증을 진단받을 위험이 3배 이상, 5~32세에는 약 2배 더 높았다. 

Bagge 교수는 "이전 연구를 통해 선천성 심장병을 가지고 태어났다면 소아·청소년기에 뇌전증, 자폐증 등의 신경발달장애 발병 위험이 높다고 입증됐다. 이번 연구는 성인 선천성 심장병 환자를 대상으로 이러한 위험을 처음으로 규명했다는데 그 의미가 크다"며 "성인 선천성 심장병 환자는 일반인보다 심혈관질환이 조기 발병하기 때문에 뇌의 예비능력(brain reserve)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향후 선천성 심장병과 치매의 인과관계를 분석한 연구가 진행돼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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