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희의료원 장성구 교수 정년 심포지엄 개최 ... "4차 산업혁명에 대해 도전과 응전으로 맞서라"

▲ 21일 경희의료원이 비뇨의학과 장성구 교수 정년 기념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환자를 진료하는 의사로, 학생을 가르치는 교수로, 병원을 운영하는 경영자로 살아온 노교수가 정년 기념식에서 후배들에게 남긴 말은 새로운 물결을 두려워하지 말고 적극적으로 받아들이라는 것이었다. 

21일 경희의대 장성구 교수(경희대병원 비뇨의학과)의 정년을 기념하는 심포지엄이 개최됐다. 후배가 선배의 정년기념 선물로 심포지엄을 마련한 형태라 눈길을 끌었다.

이날 심포지엄의 주제도 파격적이었다. 정년 기념 심포지엄임에도 주제는 미래의학이 키워드였다. '산업혁명과 미래의학의 변화'를 주제로 서울의대 방영주 교수, 아주의대 박래웅 교수, 충북의대 김원재 교수, 순천향의대 이유경 교수가 발표자로 참여해 장 교수의 정년을 축하했다. 

"AI를 활용하는 의사가 돼라"

후배 교수들의 발표가 끝난 후 마지막 강연자로 나선 장 교수는 4차 산업혁명은 분명한 현실이라며, 이에 대한 도전과 응전을 후배들에게 당부했다. 똑똑한 천재 한명이 1000명 이상을 먹여 살린다는 말은 이제 사어(死語)가 됐다며, 인공지능이 천재인 시대를 살고 있다는 걸 인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 교수는 "4차 산업혁명으로 변화는 확실하게 올 것이다. 의사들도 이에 대한 확신이 있어야 한다]"며 "의료계 플랫폼이나 시스템이 변할 것이다. 따라서 인공지능, 빅데이터, ICT 등을 이용해 진료의 플랫폼을 형성하는 자가 승리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앞으로는 AI를 이용하는 의사와 그렇지 않은 의사로 구분될 것이다. 따라서 의사가 인공지능의 노예가 되지 않으려면 인공지능 알고리듬 개발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한다"며 "환자에 대한 감성적 접근과 업무 협업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종심소욕 불유구   

강의가 끝난 후 장 교수는 3가지 삶의 공간을 얘기했다. 임상의사로서 사는 것이 제1의 삶의 공간이라면, 사회구성원으로서 충실히 활동하는 것이 제2의 삶의 공간이란 것. 

장 교수는 "의사와 사회 구성원으로 열심히 살았지만 멋진 인생이라 하기에는 '나'라는 존재의 상실감이 들었다"며 "나를 위해 제3의 공간이 필요했다. 나는 이 공간에 연구자(교육자)와 인문학적 삶을 채워 넣고 싶었다"고 말했다. 

연구를 위해 대한비뇨종양학회장, 대한암학회장, 대한의학회 임상진료지침 제정위원 등을 열정적으로 했고, 교육자로서는 연구논문 240편, 물질특허 2건, 학회지도 등에 정성을 다했다는 것.  

▲ 기념심포지엄에는 서울대병원 방영주 교수 등 후배 교수들이 발표자료 참석했다.

장 교수의 말대로 그는 인문학적 삶을 살았다. 시인으로 등단을 했고, 고 김동진 작곡가의 미발표 유작에 자신의 시를 노랫말로 입혀 가곡 앨범 '초심'이 발표하기도 했다.

또 순수문학지 '문학시대'의 연재 시인으로 활동 중이다. 또 한국문인협회 회원이면서 인문학 서적을 5권 집필하기도 했다. 

심포지엄 끝자락 장 교수는 종심소욕 불유구(從心所慾不踰矩)를 꺼내 들었다. 공자가 스스로 학문과 인격의 발전과정을 나이에 따라 구분한 말 중 70세에 해당하는 이 말은 70세가 되면 하고자 하는 바를 좇아도 법도를 넘기지 않고, 편안히 행하고 노력해도 법도에 맞는 경지를 말한다. 

장 교수는 "종심소욕 불유구를 이루지 못해 아쉽다"며 "정년이라는 것은 자랑스러운 것도 부끄러운 것도 아니다. 다만 무언가를 되돌아보는 계기가 되는 것은 틀림없다. 내 인생의 색깔이라 했던 제3의 공간에 채우고 싶었던 빈칸의 'something new'의 방향을 좀 더 일찍 결정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고 웃었다. 

한편 장 교수는 4월부터 차기 대한의학회 회장으로 활동할 예정이다.

저작권자 © 메디칼업저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