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생관리 부실 추정 지도감독 책임 교수 2명 추가 입건...醫 “진료위축” 우려

 

경찰이 지난해 이대목동병원에서 발생한 신생아 집단사망 사고의 원인을 의료진의 과실로 결론지었다. 

이에 경찰은 지도감독 책임이 있는 교수 2명을 추가로 입건키로 결정했는데, 이를 두고 의료계는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지난 4일 질병관리본부가 이대목동병원에서 사망한 신생아 4명은 ‘의료진이 주사제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오염에 역학적 개연성이 있다’고 통보했다고 밝혔다.

지난 1월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이대목동병원에서 사망한 신생아들을 부검한 결과, 시트로박터 프룬디균 감염에 의한 패혈증이 사인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후 질병관리본부는 역학조사를 통해 시트로박터 프룬디균 감염 경로를 추적한 결과, 사망 전날인 2017년 12월 15일 중심정맥관을 통해 주사된 지질영양제가 오염된 것으로 확인했다. 

경찰에 따르면 무균 검사 결과 해당 지질영양제 자체에서는 시트로박터 프룬디균이 검출되지 않았고,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별도로 검사를 의뢰한 주사기와 필터, 관 등 수액세트에서도 균은 검출되지 않았다. 

이에 질본은 주사제 투여 과정은 문제가 없었지만, 주사제를 개봉해 수액 세트에 연결하는 준비 과정에서 균에 오염됐을 역학적 개연성이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경찰은 “간호사 중 일부가 위생관리 지침을 어긴 것으로 보인다”며 “수간호사와 전공의, 교수들은 이를 관리감독하지 않은 책임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경찰은 사망한 신생아에게 투여된 주사제를 직접 만졌던 간호사 2명과 이들을 관리감독하는 수간호사, 해당 주사제를 처방한 전공의, 신생아중환자실 주치의 등 5명을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입건한 상태다. 

특히 경찰은 신생아중환자실의 관리감독 책임이 있는 교수 2명을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추가 입건할 방침이다. 

의료계는 경찰의 이 같은 결정에 이대목동병원 신생아 중환자실의 진료위축이 심화되는 한편, 의료인력 공백사태를 초래할 것이라며 심각한 우려를 표했다. 

대한의사협회는 5일 입장문을 통해 “이번 추가 입건은 그동안 정신적, 육체적 고통에도 진료에 임하던 신생아중환자실 의료진의 마음에 대못을 박는 일”이라며 “시스템의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책임자를 만들어 처벌하는 수사 행태는 신생아중환자실 의료진의 공급 악순환을 야기, 결국 전문 진료의 위축을 불러올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의협은 “이번 일을 계기로 제도적 문제를 개선하고 재발 방지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면서도 “제도개선이 아니라 소수의 의료진 처벌을 목적으로 한 수사행태로 발생하는 부작용은 의료진의 사기를 떨어뜨리는 일이 지나지 않는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의료제도의 전체적 문제점을 풀어가기 위한 해법을 찾는데 모든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저작권자 © 메디칼업저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