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청소년에서는 가능성 제시…소아 환자에서는 효과 없어

미국알레르기천식면역학회(AAAAI)와 세계알레르기기구(WAO) 공동학술대회가 지난 2~5일 미국 올란도에서 열렸다. 이번 학술대회의 대주제는 '세계 환경변화와 호흡기 건강'이다. 이에 걸맞게 학회에서는 공기 알레르겐, 알레르겐 면역치료, 아나필락시스, 천식, 아토피성 피부염, 기후변화, 만성폐쇄성폐질환(COPD), 기침, 낭포성 섬유증, 음식 알레르겐 등 다양한 주제에 관련된 연제들이 발표됐다.
이 중 천식 악화 예방전략의 가능성을 타진한 연구들이 학회에서 발표돼 관심을 모았다. 천식 조절 효과가 소실되기 시작하는 초기, 즉 옐로우 존(yellow zone)에서 흡입 글루코코르티코이드의 용량을 급격히 높인 전략의 효과를 평가했는데, 결과적으로 일부에서는 가능성을 제시했고, 일부에서는 효과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와 평론 모두 NEJM 3월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성인·청소년 대상 4배 증량, 악화 예방 효과

영국 노팅엄대학 Timothy Harrison 교수팀은 성인과 청소년 천식 환자를 대상으로 흡입 글루코코르티코이드 용량을 4배(quadrupling)까지 높인 전략을 평가했다.

연구팀은 "천식 악화는 환자의 예후를 악화시키고, 경우에 따라 치명적일 수 있다"고 전제하며 "천식 조절 효과가 소실되기 시작하는 시점에 흡입 글루코코르티코이드를 일시적으로 4배까지 증량해 투여 전략을 적용, 중증 천식 악화 발생률의 변화 여부를 평가했다"고 연구의 배경을 설명했다.

연구에서는 실제 임상의 환자들을 대상으로 비맹검 무작위 임상을 진행했다. 대상 환자에는 지난 12개월 간 1회 이상의 악화를 경험한 흡입 글루코코르티코이드를 투여받고 있는 성인 및 청소년 환자였다. 추가전략 여부는 환자 기준에 포함시키지 않았다. 환자들은 자가관리 전략에 흡입 글루코코르티코이드를 증량한 군과 증량하지 않은 군으로 구분돼 12개월 간 치료받았다.

1차 종료점은 최초 중증 천식 악화가 발생한 시점이었다. 중증 천식 악화는 전신성 글루코코르티코이드 치료나 천식으로 인한 예정 외 의료기관 방문으로 정의됐다.

총 1922명의 환자들이 무작위로 배정됐고, 1차 분석에 1871명이 포함됐다. 치료 12개월 시점 중증 악화를 경험한 환자비율은 흡입 글루코코르티코이드 증량군에서 45%, 비증량군에서 52%로 증량군에서 발생 위험이 19% 낮았다(HR 0.81, 95% CI, 0.71-0.92). 유해사건은 국소에 영향을 미치는 경우가 많았고, 증량군에서 발생률이 높았다.

연구팀은 "천식 조절 효과가 감퇴되기 시작한 시점에 맞춤형 자가관리 계획에 일시적인 흡입 글루코코르티코이드 증량전략은 성인 및 청소년 환자의 중증 천식 악화 발생률을 감소시켰다"고 정리했다.

소아에서는 유의한 효과 없어

소아환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도 함께 발표됐는데 결과는 정반대로 나타났다. 미국 위스콘신대학 D.J. Jackson 교수팀이 진행된 연구에서는 성인·청소년 환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와 동일하게 천식 조절 효과가 소실되는 시점 초기에 흡입 글루코코르티코이드를 5배까지 증량했다.

연구팀은 "흡입 글루코코르티코이드 등 천식 조절 전략에도 불구하고 천식 악화는 빈번하게 발생하는데 임상현장에서는 천식관리 효과가 감소되는 징후가 조기에 포착하면 흡입 글루코코르티코이드 용량을 높인다"고 전제했다. 하지만 "소아 환자를 대상으로 한 안전성 및 효과를 평가한 자료는 없다"며 연구의 의의를 설명했다.

연구에서는 경증~중등증 지속성 천식을 보이는 5~11세 소아 환자 254명을 대상으로 했다. 대상 환자들은 지난 12개월 간 1회 이상 악화로 인해 전신성 글루코코르티코이드 투여경험이 있었고, 유지전략으로 플루티카손 프로피오네이트 44㎍ 1일 2회 전략 등 저용량 흡입 글루코코르티코이드를 48주 간 투여받았다.

이후 환자들은 천식 조절 효과가 소실되기 시작한 초기에 이중맹검 방식으로 흡입 글루코코르티코이드 증량군(플루티카손 220㎍과) 비증량군으로 분류돼 7일간 치료받았다. 1차 종료점은 전신성 글루코코르티코이드로 치료받은 중증 천식 악화 발생률이었다.

12개월 시점 평가결과 전신성 글루코코르티코이드 치료가 필요한 중증 천식 악화 발생률은 흡입 글루코코르티코이드 비증량군 대비 증량군에서 유의한 효과를 보이지 못했다. 증량군에서는 1년 간 0.48건, 비증량군에서는 0.37건으로 오히려 증가한 경향을 보였다. 이와 함께 최초 악화 발생시점, 치료실패율, 증상점수, 천식관리 효과가 소실되기 시작하는 초기 알부테롤 사용률도 차이가 없었다.

역으로 총 글루코코르티코이드 노출량은 증량군에서 16% 더 많았고, 신장 성장(linear growth) 평가에서는 증량군에서 0.23㎝ 적었다.

연구팀은 "흡입 글루코코르티코이드로 치료받고 있는 경증~중등증 천식 소아 환자에서 흡입 글루코코르티코이드 5배 증량 전략은 중증 악화 발생 및 다른 천식 관련 아웃컴에 혜택을 보이지 못했다. 게다가 소아 성장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정리했다.

흡입 글루코코르티코이드 증량 전략의 의미는?

두 연구에 대한 평론을 게재한 호주 모나쉬대학의료원 Philikp G. Gardin 교수는 '엘로우존'에서의 흡입 글루코코르티코이드 증량전략을 평가한 시도 자체에 우선 의미를 뒀다.

Gardin 교수는 우선 천식에서 악화가 환자에게 치명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강조다. 천식 악화는 바이러스 또는 발테리아 감염, 치료에 대한 낮은 순응도, 알레르겐 노출, 공기오염 등과 연관성을 보인다. 또 폐기능도 서서히 떨어뜨리고 천식 증상 발현 위험도 높인다. 결과적으로 천식의 급격한 악화는 삶의 질, 폐기능, 건강관련 비용, 사망 위험 등의 측면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정리된다.

Gardin 교수는 "흡입 글루코코르티코이드는 천식 조절과 질환 안정 목적으로 소아 환자와 성인 환자 모두에게 핵심적인 약물로 적용되지만 천식은 조절이 된다고 하더라도 악화가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천식 관리에서 악화예방 전략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이번 연구들은 악화 예방 측면에서 오랜 기간 논의된 전략을 평가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Gardin 교수는 "엘로우존, 즉 천식 관리의 효과가 소실되기 시작하는 시점이 고강도의 치료전략을 통한 악화 예방의 호기로 여겨져 왔는데, 이번 연구들에서 그 효과 및 안전성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글루코코르티코이드가 천식을 조절할 수는 있지만, 중증 부작용을 야기할 수 있고, 전임상시험에서는 바이러스 복제 정도도 높인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에 안전성을 확인한다는 측면에서도 의미가 있다"고 평했다.

결과적으로 소아 환자에서는 흡입 글루코코르티코이드 증량 전략이 악화 예방에는 효과를 보이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고, 청소년 및 성인 환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는 혜택을 보였다.

이에 Gardin 교수는 "소아 환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는 무작위 이중맹검 방식으로 진행돼 연구 디자인이 명확하고 환자수도 충분해 흡입 글루코코르티코이드 증량 전략이 혜택이 없다는 점을 보여주고 있다"고 정리했다.

반면 청소년 및 성인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 대해서는 실제 임상현장에서 위험 대비 혜택 분석 결과는 보여줬지만 임상현장에 적용되기 위해서는 명확한 근거가 부족하다고 지적,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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