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일 국회에서 중소병원 인수합병을 허용해야 한다는 토론회가 열렸다.

중소병원 인수합병 허용에 대한 훈풍이 불고 있다. 

병원 인수합병 허용에 대한 논의는 17대 국회를 비롯한 18대, 19대에서 활발하게 토론되던 사안이었다. 병원계는 허용을 요구했지만, 공공의료학계, 시민단체, 환자단체 등은 반대입장을 보였다.  

그런데 분위기가 조금씩 달라지는 모양새다.  

6일 국회에서 더불어 민주당 정춘숙 의원과 정의당 윤소하 의원 주최로 '중소병원 의료서비스 질, 이대로 좋은가?'토론회가 열렸다.

토론회에서 공공의료 전문가는 물론 환자단체까지 그동안 병원 인수합병에 반대 측에 섰던 인사들이 현재 무너져가는 중소병원을 살릴 방안으로 인수합병 허용을 제시해 눈길을 끌었다. 게다가 국민건강보험공단 수장인 김용익 이사장까지 가세했다. 

주제발표를 맡은 서울시립대 도시보건대학원 임준 교수는 "제 역할을 못하는 중소병원은 퇴출하거나, 경영이 어려운 중소병원은 인수합병이 가능하도록 해야 한다"며 "민간기관이라도 공공의 역할을 하는 병원에겐 공공의료법인으로 지정해야 한다. 또 병원 인수합병을 위해 정부가 장기저리융자로 투자하는 방안을 고려해야 한다"고 발표했다. 

임 교수는 정부가 건강보험 종별가산금을 규모와 질에 대한 고려 없이 일률적으로 적용해 문을 닫아야 하는 중소병원도 생존할 수 있게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중소병원의 불필요한 입원과 결합해 건강보험의 비효율적 재정지출을 증가하고 있다는 지적도 덧붙였다. 
 

   
 

중소병원을 전문병원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주장도 폈다. 

지역거점 역할을 하기 어려운 특정 진료과목 중심의 중소병원은 전문병원으로 전환하고, 또 전공의 수련기준을 개선하고 이들 병원이 전문병원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임 교수의 주장에 대해 한국환자단체연합도 같은 생각이라고 답했다. 

안기종 대표는 "그동안 환자단체라 병원 인수합병 허용에 조심스러웠다"며 "이제는 경영이 어려운 중소병원이 문을 닫을 수 있는 구조를 만들고, 만일 병원이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면 퇴출해야 한다. 또 신규 중소병원의 진입은 엄격하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안 대표는 한발 더 나아가 병원인증평가 등을 통해 병원의 상태에 따라 종별가산금을 차등 지급해 중소병원을 개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고려의대 윤석준 교수도 병원 인수합병 허용은 좋은 방안이라고 했다. 

윤 교수는 "중소병원이 경영이 어려워져도 정리할 수 있는 방안이 없는 상태에서 인수합병이 가능하도록 한다는 것은 현실적 대안"이라며 "시장에서 중소병원의 진입은 어렵게 하고, 퇴출을 쉽게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앞으로 좀 더 구체화한 노력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토론회에서 시민단체만이 유일하게 병원 인수합병의 악용을 우려했다. 

건강세상네트워크 김준현 대표는 "시장기전에 따른 통폐합 및 규모 확장, 전문병원으로의 기능 변화는 민간의료기관이 수익창출을 위한 또 다른 활로로 사용할 수 있다"며 "공공성을 담보할 수 있는 제어장치가 전제될 수 있는 것이 관건"이라고 반대의견을 밝혔다. 

정부는 중소병원의 인수합병 그리고 공익의료법인 등에 지원하는 것에는 부정적 의견을 냈다. 

국민건강보험공단 윤덕영 보험급여연구실장은 "중소병원의 인수합병을 촉진하기 위한 구조조정에 정부 재원을 지원하는 것에는 부정적"이라며 "공급자를 설득하려면 정책설계가 더 세밀해지고, 시뮬레이션이 더 정교해져야 얘기할 수 있다"고 말을 아꼈다. 

토론회에는 의원시절부터 중소병원 문제에 천착해 온 국민건강보험공단 김용익 이사장이 참석했다. 

김 이사장은 현재 중소병원의 점유율은 극단적이고 지금 당장 이를 바로잡아야 한다고 이 문제에 대한 시급성을 강조했다. 

김 이사장은 "일정 규모 이상의 중소병원의 시장 진입을 금지해야 하고, 만일 해야 한다면 공급의 질을 개선하기 위한 목적이어야 한다"며 "경쟁력이 없는 중소병원의 퇴출은 장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중소병원이 지금의 상황에 처하게 된 것은 보건복지부, 학자의 탓이라는 얘기도 꺼냈다. 따라서 중소병원들이 최대한 피해를 주지 않고, 받아들일 방법으로, 또 법적으로 문제가 생기지 않는 방식으로 진행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중소병원 문제임에도 대한중소병원협회측 인사는 아무도 참석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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