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피적승모판막이식술로 승모판막 역류증 발생한 고령 환자 안전하게 치료

▲ 고대 안암병원 유철웅 교수팀이 경피적승모판막이식술을 시행하고 있다.

고대 안암병원 유철웅 교수팀(심혈관센터)이 수술 위험도가 높아 재수술이 불가능한 심장병 환자를 수술 없이 치료하는 데 성공했다.

유 교수팀은 17년 전 수술 받았던 조직 승모판막의 기능이 세월이 지나 약화됐고 승모판막 역류증이 발생한 고령 환자를 경피적승모판막이식술(Transcatheter Mitral Valve-in Valve Implantation, TMVI)로 안전하게 치료했다고 8일 밝혔다.

승모판막 역류증은 심장 내부의 승모판막이 제대로 닫히지 않아 혈액이 좌심실에서 좌심방으로 거꾸로 흐르는 질환이다. 중증 승모판막 역류증으로 인한 심부전은 약물로 치료가 어렵고, 심장기능이 감소했거나 환자의 증상이 심한 경우 심장 수술을 시행하게 된다.

현재 승모 판막이식은 가슴을 여는 수술적 치료가 표준치료이지만, 고령자를 비롯한 고위험군에게는 시행할 수 없다는 단점이 있다. 수술 위험도를 측정하는 미국흉부외과학회(STS) 점수가 8% 이상이면 수술 고위험군으로 분류되는데 이번 시술을 받은 환자의 수술 위험도는 13%로 극히 높았고 노쇠한 상태로 수술 자체가 불가능했다.

이에 유 교수팀은 TMVI를 적용해 환자를 치료했다. TMVI는 대퇴정맥에 가느다란 도관을 삽입해 심장의 우심방으로 접근한 후 좌심방에 인공판막을 삽입시켜 최종적으로 역류하는 기존 승모판막에 새 인공판막을 넣는 시술이다. 세계에서도 극히 드문 시술로, 국내에서는 아직 도입단계에 있다.

시술은 유 교수의 주도 하에 주형준 교수, 박희순 교수, 국형돈 교수 등의 시술파트와 초음파파트의 박성미 교수를 비롯한 순환기내과, 마취통증의학과, 영상의학과 등의 의료진이 함께 진행했다.

시술팀은 대퇴동맥을 통해 가느다란 도관을 심장으로 접근시킨 후 심방벽에 작은 통로를 만들고 반대편에 있던 승모판에 접근했다. 초음파파트에서는 경식도초음파를 통해 정밀한 3차원 이미지를 구현했고, 시술파트에서는 이를 바탕으로 제 기능을 하지 못하는 승모판막에 새로운 판막을 이식했으며 시술은 성공적으로 끝났다.

유 교수는 "급격한 고령화 시대에 돌입하면서 앞으로는 이미 치료한 판막 안에 새로운 판막을 삽입하는 'Valve in Valve' 시술이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며 "다양한 구조적 심장질환에 비수술적 치료의 적응증을 확대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줬다는 것에 큰 의의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유 교수팀은 2건의 TMVI를 앞두고 있어, 국내 판막질환 시술 분야에 새 역사를 이끌어 갈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유 교수는 "가슴을 여는 외과적 수술의 위험부담 때문에 수술을 받지 못하고 결국 사망하는 안타까운 경우가 많다"면서 "환자 상태에 따라 비수술적 치료를 고려해 환자의 건강과 생명을 지키는 최선의 방법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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