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성희롱·성폭력 근절을 위해 칼을 빼 들었다.

특히 최근의 미투운동으로 확인된 권력형 성폭력 범죄를 엄단한다는 방침으로, 도제식 교육시스템을 가진 의료계도 집중 관리 대상이 된다.

여성가족부는 8일 오전 보건복지부 등 12개 관계부처와 민간전문가로 구성된 범정부 성희롱·성폭력 근절 추진 협의회 회의를 열고, '민간부문 성희롱·성폭력 근절 대책'을 확정 발표했다.

이번 대책은 고용이나 업무관계, 사제·도제관계 등 우월적 지위를 이용한 성범죄 사건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는데 중점을 두고 있다. 분야별로는 문화예술계와 보건의료계가 집중 관리 대상으로 꼽혀, 이들에 대해서는 별도의 관리대책이 함께 나왔다. 

보건의료분야는 성희롱·성폭력 신고접수를 활성화하는 한편, 가해자에 대한 처벌규정을 정비하고, 사건을 은폐하는 의료기관에 대한 처벌을 강화한다는게 골자다.

구체적으로는 간호협회 인권센터와 의사협회 신고센터를 통해 의사 선후배, 의사·간호사 등 보건의료인간 성희롱·성폭력 신고접수를 활성화하기로 하는 한편, '의료인 성폭력 대응 매뉴얼'을 대응 보급하고, 의료인 양성 및 보수교육에 성폭력 예방 교육을 추가·강화하기로 했다.

의료인 간 성폭력 금지를 명문화하고, 가해자에 대한 처벌규정을 마련하는 법 개정작업도 진행된다. 

정부는 연내 전공의법을 개정해 수련병원의 전공의 성폭력 예방 및 대응 의무규정을 마련하고, 진료관련 성범죄 외 의료인간 성폭력에 대해서도 금지 및 처분 규정을 마련하는 등 제재를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 

성폭력 대응 의무규정에는 △가해자 고발 △가해·피해자 분리△ 징계위원회 개최 △수련환경평가위 보고 절차 등을 구체적으로 명시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아울러 병원 내 성희롱·성폭력 사건을 조직적으로 은폐하거나 부적절한 대응으로 2차 피해를 유발한 경우에는 해당 의료기관에도 불이익을 준다는 방침이다. 전공의 수련환경평가 등을 통해 부당대응 사실이 확인된 병원에는 과태료, 의료질 평가지원금 감액 등 강력한 제재 조치를 시행하기로 했다.

이 밖에 의료기관 내 각종 평가에 성희롱·성폭력 예방, 피해자 보호 및 대응 등을 지표로 반영하는 방안도 검토한다.

정부는 "이번 대책은 피해자들에 실질적이고 즉각적으로 도움을 줄 수 있는 방안을 강화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며 "우월적 지위를 이용한 성희롱·성폭력 사건에 대한 가해자 처벌을 강화해 문화예술계·보건의료계 등 민간부문 전반의 성희롱·성폭력을 뿌리 뽑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대한간호협회와 보건복지부가 최근 발표한 '간호사 인권침해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체 간호사 응답자의 18.9%가 최근 12개월 동안 직장 내에서 성희롱 또는 성폭행을 당한 적이 있냐고 답했다. 가해자의 59.1%는 환자였으나, 의사로부터 피해를 입었다는 응답도 21.9%로 높았다.

전공의의 경우에도 성범죄 노출 위험에서 자유롭지 못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실제 대한전공의협의회가 실시한 '2017 전국 수련병원 수련환경평가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7.2%가 병원 내에서 성폭력을 경험했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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