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SK9 억제제 알리로쿠맙(alirocumab)이 심혈관사건 예방 효과뿐만 아니라 생존 혜택까지 입증하면서 차세대 이상지질혈증 치료제로서 자리 굳히기에 나섰다. 

ODYSSEY로 명명된 장기간 임상시험 결과에 따르면, 이상지질혈증 치료제로 LDL-콜레스테롤(LDL-C)이 조절되지 않은 급성 관상동맥증후군 환자에게 알리로쿠맙 투약 시 주요 심혈관계 사건(MACE) 발생 또는 모든 원인에 의한 사망 위험 등이 의미 있게 감소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10일 미국 올랜도에서 열린 미국심장학회 연례학술대회(ACC 2018)에서 베일을 벗었다. 

ODYSSEY 연구는 지난해 또 다른 PCSK9 억제제인 에볼로쿠맙(evolocumab)의 심혈관사건 예방 효과를 처음 입증한 FOURIER 연구에서 더 나아가 생존 혜택을 최초 확인했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있다. 

연구에는 아토르바스타틴 40~80mg 또는 로수바스타틴 20~40mg을 매일 복용했거나 최대내성용량으로 치료받았지만 LDL-C가 조절되지 않은 급성 관상동맥증후군 환자 약 1만 9000명이 포함됐다. 총 57개국 1315곳 의료기관에서 모집됐으며, 국내에서는 94곳이 참여했다. 연구는 2012년 11월부터 2017년 11월까지 진행됐다. 

등록 당시 전체 환자군의 LDL-C는 70mg/dL 이상, 비HDL-콜레스테롤은 100mg/dL 이상, 아포지질단백B은 80mg/dL 이상이었고, 약 90%가 고용량 아토르바스타틴 또는 로수바스타틴을 복용 중이었다. 평균 나이는 53세였고 여성이 약 25%를 차지했다. 

연구팀은 이들을 알리로쿠맙군 또는 위약군에 1:1 무작위 분류했다. 알리로쿠맙군은 2주 간격으로 알리로쿠맙 75mg을 피하주사로 투약받았다. 한 달 치료 후 LDL-C가 50mg/dL 이상이라면 알리로쿠맙의 용량을 상향 적정해(dose up-titration) 150mg을 2주 간격으로 피하주사했고, 50mg/dL 미만이라면 기존 치료를 유지했다.

이어 LDL-C를 연속적으로 두 번 측정한 결과에서 15mg/dL 미만일 경우 알리로쿠맙 투약을 중단하고 위약으로 변경했다. 이 모든 과정은 환자에게 밝히지 않고 맹검시험으로 이뤄졌다.

일차 종료점은 관상동맥심질환으로 인한 사망, 비치명적 심근경색, 입원이 필요한 불안정 협심증 또는 허혈성 뇌졸중이 처음 발생한 경우 등을 모두 평가한 MACE로 정의했다. 추적관찰 기간(중앙값)은 33개월이었고, 40% 이상의 환자군이 36개월 이상 동안 추적관찰을 진행했다.

알리로쿠맙군, MACE·모든 원인에 의한 사망 위험 모두 15% 감소

최종 결과, 일차 종료점 발생률은 알리로쿠맙군이 9.5%, 위약군이 11.1%로, 위약군 대비 알리로쿠맙군의 MACE 발생 위험이 15% 낮았다(HR 0.85; P=0.0003). 

게다가 모든 원인에 의한 사망률은 알리로쿠맙군이 3.5%, 위약군이 4.1%로, 알리로쿠맙군이 위약군보다 15% 더 생존 혜택이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HR 0.85; P=0.026). 단 심혈관질환에 의한 사망률은 각각 2.5%와 2.9%로, 두 군간 통계적으로 의미 있는 차이는 없었다(HR 0.88; P=0.15). 

이 같은 알리로쿠맙의 효과는 등록 당시 LDL-C가 100mg/dL 이상이었던 환자군에서 방점을 찍었다. 이들 중 알리로쿠맙군에서 모든 원인에 의한 사망 위험이 위약군보다 29% 낮았던 것(HR 0.71; 95% CI 0.56~0.90). 구체적인 모든 원인에 의한 사망률은 알리로쿠맙군이 4.1%, 위약군이 5.7%로, 알리로쿠맙군의 절대 위험도 감소(absolute risk reduction, ARR)는 1.7%였다.   

그러나 등록 당시 LDL-C가 80mg/dL 미만 또는 80~100mg/dL인 경우 알리로쿠맙 투약 시 위약 대비 모든 원인에 의한 사망 위험에서 통계적인 차이가 없었다. 

아울러 이상반응 발생률은 알리로쿠맙군과 위약군이 다르지 않았다. 허혈성 뇌졸중이 발생한 환자는 알리로쿠맙군이 9명, 위약군이 16명, 새롭게 당뇨병이 발생한 경우는 각각 648명과 676명, 신경인지장애가 나타난 이들은 각각 143명과 167명으로 두 군이 유사했다. 

다만 주사부위반응(injection-site reaction)은 알리로쿠맙군에서 빈번하게 발생해 주의가 요구됐다. 주사부위반응 발생률은 알리로쿠맙군이 3.8%, 위약군이 2.1%로, 발생률 차이는 1.7%p였지만 그 위험은 알리로쿠맙군이 82% 더 높았다(HR 1.82; 95% CI 1.54~2.17).

강력한 LDL-C 조절 효과는 '덤'…"임상에서 치료전략 변화 기대"

이와 함께 치료에 따른 LDL-C 변화를 비교한 결과에서도 알리로쿠맙의 강력한 LDL-C 강하 효과가 입증됐다. 

알리로쿠맙을 조기 중단하거나 위약으로 변경한 환자군을 제외한 on-treatment 분석 결과, 4, 12, 48개월째 LDL-C는 위약군이 각각 93.3mg/dL, 96.4mg/dL, 101.4mg/dL, 알리로쿠맙군이 각각 37.6mg/dL, 42,3mg/dL, 53.3mg/dL로, 위약군보다 알리로쿠맙군의 LDL-C가 50mg/dL가량 낮았다. LDL-C 강하율을 비교하면 알리로쿠맙군이 위약군보다 각각 62.7%, 61%, 54.7% 더 낮춘 결과다. 

연구를 진행한 프랑스 Hopital Bichat의 Gabriel Steg 교수는 "알리로쿠맙은 LDL-C를 강력하게 조절할 뿐만 아니라 모든 원인에 의한 사망 위험을 유의미하게 낮추면서 안전성도 입증됐다. 특히 LDL-C가 가장 높은 환자군에서 치료 효과가 컸기에, 이들에게 알리로쿠맙 투약이 적절하다고 판단된다"며 "앞서 발표된 다른 PCSK9 억제제의 임상시험과 일관된 결과를 보여줬고 이에 더해 생존 혜택을 처음으로 입증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향후 임상에서 이상지질혈증 치료 전략에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연구팀은 알리로쿠맙 투약을 중단한 후에도 생존 혜택이 장기간 이어지는지를 보기 위해 치료 후 10년까지 예후를 추적관찰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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