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가지 성분의 항고혈압제를 한 알에 결합한 3제 복합제가 임상에서 지각변동을 예고하고 있다. 

저용량 텔미사르탄/암로디핀/클로르탈리돈으로 구성된 3제 복합제를 치료 초기부터 복용하면 목표혈압에 빨리 그리고 안전하게 도달할 수 있는 것으로 확인됐기 때문이다. 게다가 치료 중단으로 이어질 수 있는 심각한 이상반응 신호도 감지되지 않았다. 

TRIUMPH로 명명된 이번 연구 결과는 12일 미국 올랜도에서 열린 미국심장학회 연례학술대회(ACC 2018)에서 발표됐다.

美 가이드라인, 2제 복합제로 혈압 조절 실패 시 3제 복합제 투약

항고혈압제 시장에서 복합제는 단연 대세다. 다른 작용기전의 상호 보완 효과가 있는 항고혈압제를 결합했기에, 혈압을 보다 강력하게 낮출 뿐만 아니라 여러 약을 병용해야 하는 부담을 덜어 복약 순응도를 높이는 1석 2조 효과를 가지고 있다. 

지난해 발표된 미국심장학회·심장협회(ACC·AHA) 고혈압 가이드라인에서는 140/90mmHg 이상의 고혈압 2단계 환자, 목표혈압보다 혈압이 20/10mmHg 높은 환자에게 서로 다른 기전의 항고혈압제를 합친 2제 복합제를 제시하면서, 최대용량 2제 복합제에도 혈압이 조절되지 않는다면 3제 복합제로 치료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다만 3제 복합제는 고혈압 치료 초기부터 투약할 수 있는지를 분석한 전향적 연구가 없어, 2제 복합제에 이은 차선책으로 여겨진다. 지난 2013년에 발표된 연구에서는 올메사르탄 또는 발사르탄/암로디핀/히드로클로로티아자이드 3제 복합제가 각 성분을 결합한 2제 복합제과 비교해 안전성 문제없이 혈압을 의미 있게 낮추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메타분석 결과라는 한계점이 있었다(J Clin Hypertens 2013;15:193-200).

이에 호주 뉴사우스웨일스대학 Ruth Webster 교수팀은 고혈압 초기 치료부터 저용량 항고혈압제로 구성된 3제 복합제를 투약했을 때 혈압을 효과적으로 조절할 수 있는지 평가하고자 첫 대규모 무작위 연구를 진행했다. 

6개월째 목표혈압 달성률, 3제 복합제군 68% vs 일반적인 치료군 55%

연구에는 18세 이상의 고혈압 환자 700명이 포함됐다. 평균 나이는 56세였고 여성이 58%를 차지했다. 등록 당시 평균 혈압은 154/90mmHg였고, 59%는 항고혈압제를 복용하지 않았다. 당뇨병 또는 만성 콩팥병을 동반한 환자는 32%로 조사됐다. 

두 가지 이상의 항고혈압제를 복용 중이거나 180/110mmHg를 초과한 중증 고혈압 또는 가속성 고혈압 환자 등은 연구에서 제외됐다.

전체 환자군은 3제 복합제 복용군(복합제군) 또는 일반적인 치료군에 1:1 비율로 무작위 분류됐다. 복합제군은 저용량 항고혈압제인 텔미사르탄 20mg/암로디핀 2.5mg/클로르탈리돈 12.5mg을 결합한 복합제를 치료 초기부터 복용했다. 일반적인 치료군은 의료진의 처방에 따라 치료를 받았다. 

1차 종료점은 6개월째 목표혈압 140/90mmHg 미만을 달성한 환자 비율(목표혈압 달성률)로 정의했다. 단 당뇨병 또는 만성 콩팥병을 동반한 고혈압 환자의 목표혈압은 130/80mmHg 미만으로 했다.

2차 종료점은 6주 및 12주째 평가한 목표혈압 달성률, 6개월째 평균 수축기/이완기혈압 변화, 복약 순응도 등으로 설정했다.

최종 결과, 6개월째 목표혈압 달성률은 복합제군이 69.5%, 일반적인 치료군이 55.3%로, 치료 초기부터 3제 복합제를 복용하면 목표혈압을 달성할 상대적 비율이 23% 더 높았다(RR 1.23; 95% CI 1.09~1.39; P=0.0007). 6개월째 측정한 평균 혈압은 등록 당시 대비 복합제군이 8.7mmHg, 일반적인 치료군이 4.5mmHg 감소했다. 

두 군간 혈압강하 효과는 치료 6주 후에 상당한 차이가 났다. 치료 6주 후 목표혈압 달성률은 복합제군이 67.8%인 반면 일반적인 치료군이 43.6%로, 두 군간 24%p 격차가 벌어졌던 것. 이는 복합제군의 혈압강하 효과가 일반적인 치료군보다 53% 높음을 의미한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Treatment Effect 1.53; P<0.001). 

6개월째 평균 수축기혈압은 등록 당시보다 복합제군에서 29.1mmHg, 일반적인 치료군에서 20.3mmHg 감소했다. 평균 이완기혈압은 각각 13.9mmHg와 9.3mmHg 떨어져, 수축기/이완기혈압 모두 3제 복합제 복용 시 유의미한 혈압강하 효과가 입증됐다(모두 P<0.001).

이와 함께 고혈압 치료 초기부터 3제 복합제를 복용하더라도 치료 중단으로 이어질 수 있는 이상반응은 감지되지 않았다. 

전체 이상반응 발생률은 복합제군이 38.1%, 일반적인 치료군이 34.5%로 비슷했고(P=0.51), 심각한 이상반응 발생률은 각각 7.7%와 6.0%로 유의미한 차이가 없었다(P=0.37). 또 이상반응으로 인한 치료 중단율은 복합제군이 6.6%로 6.8%인 일반적인 치료군과 비교해 다르지 않았다(P=0.92).

"복합제 관련 가이드라인 권고안에 대한 논의 필요"

이 같은 결과를 종합했을 때 고혈압 치료 초기부터 저용량 3제 복합제를 투약하더라도 우려할만한 이상반응이 나타나지 않을뿐더러 혈압을 빨리 조절하는 시너지 효과가 나타났다는 게 연구팀의 전언이다. 

Webster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고혈압 환자에게 치료 초기부터 저용량 3제 복합제를 투약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 이는 고혈압에 대한 질병 부담이 큰 저소득 국가 또는 중진국의 부담을 줄이는 데 효과적인 치료전략이 될 수 있을 것"이라며 "특히 이번 연구는 리얼월드에서 3제 복합제의 효과 및 안전성을 평가했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있다. 향후 가이드라인에서 제시하고 있는 복합제 관련 권고안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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