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만성기병원협회 김덕진 회장이 요양병원의 자정활동은 선언하고 나섰다. 

한국만성기의료협회가 추진하는 자정 활동이 정부를 이해시킬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이고 있다. 

최근 보건복지부는 호스피스완화의료제도, 회복기 재활병원, 간호간병통합서비스, 환자 안전관리료, 본인부담상한제 차별 적용, 상급병실료 건보적용, 간호사 인건비 지원 사업 등의 다양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그런데 이들 사업에서 요양병원은 모두 제외됐다. 요양병원들이 시름에 빠진 이유다. 

요양병원이 대부분 정부 지원 사업에서 빠지는 배경에는 최근 급격하게 증가한 요양병원의 숫자가 자리 잡고 있다.

2003년 68개소였던 것이 2016년 1428개로 13년간 21배가 증가했다. 요양병상 수도 인구 1000명당 OECD 평균 0.7병상인데, 우리나라는 4.9병상으로 7배나 많은 수치다. 

요양병원의 수가 늘어나면서 보험재정에 미치는 부담도 커졌고, 부실한 요양병원도 많아진 것이 사실이다. 이에 정부는 요양병원에 대한 감시를 더욱 엄격하게 하기 시작했다.

여기에 밀양병원 화재나 세종병원 등의 사건이 터지면서 부실한 요양병원들이 집중타를 맞았다. 결국 대부분 요양병원이 하나로 매도되는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 ⓒ메디칼업저버 김민수 기자

요양병원장들은 억울한 측면도 있다고 호소한다.  

한 요양병원장은 "2002년 당시 정부가 급성기병상이 포화상태라며 요양병원을 지원까지 하면서 장려했다. 그리고 요양병원들은 그에 걸맞은 역할을 해 왔다고 자부한다"며 "그런데 지금은 요양병원에 대한 지원을 끊으면서 한편으로는 국민에게 부정적인 이미지로 인식되도록 몰고 있다. 환자를 위해 노력하고 있는 대다수 요양병원이 의욕을 잃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에 만성기의료협회가 팔을 걷고 나섰다. 이런 상황까지 온 것은 요양병원들의 자업자득이라며, 이제라도 국민이나 정부의 신뢰를 쌓는 등의 활동을 하겠다는 것.

협회 김덕진 회장은 "복지부의 거의 모든 정책에서 요양병원은 패싱 당하고 있다"고 우려하며 "지금 상태로 계속 가면 서비스 퀼리티가 높은 일류 병원도 삼류로 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잘하는 병원들도 모두 망할 수 있다. 늦었지만 지금부터라도 정비해야 한다"고 걱정했다. 

부실한 요양병원을 걸러내기 위해 김 회장이 제시한 방안은 '인증제도'다. 아시아만성기의료협회와 한국만성기의료협회가 함께 진행하는 '만성기의료서비스 인증병원'제도를 활용하겠다는 뜻이다. 

요양병원들이 협회의 인증을 받기 위한 자격은 매우 까다로운 편이다. 

우선 의료기관 평가인증을 통과한 병원이어야 하고, 적정성평가 2등급 이상이어야 한다. 또 임상검사실과 방사선 장치가 설치된 병원, 의사와 간호사 1등급 이상의 기준을 갖춰야 한다. 이외에도 신체 구속이나 욕창 발생 제로 도전에 동참할 수 있어야 하는 등 10가지 조건이 있다.  

요양병원들이 협회가 제시하는 어려운 조건들을 갖추고 인증받고 싶어할까란 질문에 김 회장은 상당한 자신감을 보였다. 투자한 비용이 아깝지 않도록 수익을 보장하겠다는 것이었다. 

김 회장은 "협회에서 회원 병원들의 경쟁력을 높여줄 것"이라며 "병원의 청구 경향을 분석해 대안을 제시하고, 서비스 질의 차별화 전력과 행위나 처치별 간호, 재활, 영양 등 세부 분야별 전문강사를 파견해 교육을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협회는 요양병원을 지원하는 여러 활동을 통해 병원다운 병원만을 위한 단체를 만들고, 자정 활동으로 지역사회에서 신뢰를 구축하고 이를 통해 부정적 여론도 전환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또 복지부, 국민건강보험공단,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등 관계 기관과 제도개선까지 이끌겠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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