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법인 설립 등 현지화 전략에 CFDA 임상시험 승인 이어져...‘꽌시’ 의존 전략 버려야 조언

 

중국 의약품 시장이 폭발적인 성장을 거듭하면서 국내 제약사의 중국 시장 진출 시도가 활발해지고 있다. 

국내사들은 기술이전이나 공장 설립 등 현지화 전략과 함께 현지 임상시험을 진행하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중국 시장의 높은 문턱을 넘기 위해 나서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중국 의약품 시장은 2015년 기준 약 190조원을 형성하고 있다. 이 같은 성장세가 지속, 연간 7%씩 성장하며 2020년에는 230조 6600억원으로 미국에 이어 세계 2위 규모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중국 시장 진출, 근거는 임상

최근 국내 제약업계는 중국 시장 진출을 위해 현지 임상시험에 공을 들이는 모양새다. 

우선 휴온스는 올해 1월 중국의약품감독관리총국(CFDA)으로부터 안구건조증 치료제 클레이셔의 임상3상 IND를 승인받고 현재 임상3상 돌입 준비를 마쳤다. 중국 파트너사인 인터림스와 독점 공급 계약을 체결, 향후 5년 동안 중국 현지에 클레이셔를 본격 수출하기 위한 기반도 마련했다. 

휴온스가 중국 시장 진출에 나선 데는 중국 점안제 시장은 약 1조 4000억원 규모로, 인구 고령화와 미세먼지, 황사 등으로 안과 질환 환자 수가 증가하며 관련 의약품의 수요가 높은 상황이지만, 그 폭은 넓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휴온스는 인터림스와 클레이셔의 중국 임상시험 및 품목허가, 유통을 일괄 진행하는 한편, 개발 중인 나노복합점안제의 중국 진출도 모색할 계획이다. 

일찌감치 현지화 전략에 나섰던 일양약품도 자사의 만성골수성백혈병 치료제 슈펙트의 중국 시장 진출에 나섰다. 최근 CFDA로부터 슈펙트의 임상3상 IND를 승인받았기 때문. 

이를 위해 일양약품은 중국 양주일양제약을 통해 슈펙트 생산라인을 완비하기도 했다. 

일양약품은 임상3상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면 저렴한 약가를 이용해 중국 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다.

국산 보툴리눔톡신도 中 시장 선점 경쟁 

국산 보툴리눔톡신 강자 기업들도 중국 시장 개척에 사활을 걸고 있다. 

우선 대웅제약은 CFDA로부터 나보타 임상시험을 승인받았다. 2016년 6월 임상시험 허가 신청을 제출한지 1년 6개월 만이다. 

대웅제약은 올해 중국에서 대표적인 적응증인 ‘미간 주름 개선’ 적응증 확보를 위한 나보타 임상3상을 개시, 내년께 임상시험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대웅제약은 “기존 경쟁 제품이 임상시험 계획 제출에서 승인까지 약 30개월이 소요된 반면 나보타는 18개월에 불과하다”며 “추후 일정도 빠르게 진행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또 다른 보툴리눔톡신 대표기업인 휴젤은 해외수출이 전체 매출의 63%를 차지하는 만큼, 중국 시장 진출을 위해 보툴렉스를 오는 2019년 상용화를 목표로 임상3상을 진행 중이다.

특히 올해부터는 본격적으로 중국으로의 수출 전략에 돌입한다. 이를 위해 연간 250만병 생산 수준의 공장을 500만병으로 증설할 계획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중국 의약품 시장은 큰 성장 잠재력을 갖춘 매력적인 시장”이라며 “어느 기업이 먼저 진출하느냐에 따라 국내 기업의 매출 규모도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미·GC녹십자...‘먹힌’ 현지화 전략

남들보다 먼저 중국시장에 진출해 오랜 기간 공을 들여 확실한 입지를 확보한 곳도 있다. 한미약품과 녹십자가 대표적. 

한미약품은 1992년 항생제 세포탁심의 제품허가를 획득하며 시장 진입에 성공한 이후 1996년 중국 현지법인 북경한미약품을 설립하고 현지화에 돌입했다. 북경한미약품은 지난해 매출 2142억원, 당기순이익 292억원을 기록했다. 

한미약품은 2026년까지 2300억원을 투자해 중국 및 글로벌 시장용 생산기지를 구축하고 다국적 제약사들과 중국에서 힘겨루기에 나설 방침이다. 

GC녹십자는 이미 20여년 동안 중국에서 혈액제제 사업을 영위 중이다. GC녹십자의 중국법인인 GC차이나는 1995년 중국에 혈액공장을 건설한 이후 알부민·면역글로불린·혈우병 치료제 등을 중국 현지에 공급하고 있다.  

중국 시장 진출...“꽌시 의존 경계해야”

중국 의약품 시장의 높은 성장 잠재력에 전 세계 제약사들이 몰려들고 있지만, 중국 정부의 규제 강화로 시장 진입 문턱이 높아지고 있어 시장 진입은 더 까다로울 전망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중국 정부가 자국산업 보호를 위해 허가 장벽을 높이는 추세”라며 “임상과 허가를 받는데 최소 3~4년, 길게는 10년이 걸리는 등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 때문에 국내 제약기업이 중국에 진출할 때 이른바 ‘꽌시(관계/关系)’에 의존하는 전략은 경계해야 한다는 조언도 나온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일각에서는 중국 파트너와 중국 시장에 대한 이해가 부족할 경우 중국 대리업체가 중국 정부 또는 병원과 ‘꽌시’를 통해 진입 과정을 건너뛸 수 있다고 믿기도 한다”며 “현재 중국에서 소위 꽌시는 상당히 큰 리스크가 됐고, 이를 활용한 중국 시장 진출은 큰 리스크로 작용하게 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실제 2013년 GSK 사건과 중국 정부의 부패 척결 기조에 따라 꽌시는 더이상 먹히지 않는 전략이라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전문성을 확보하고 중국 시장을 깊이 이해한 파트너사를 선택하는 게 중국 안에서의 이익 확보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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