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장학계의 주된 화두로 떠오른 '낮추면 낮출수록 좋다(The lower is the better)'는 치료전략은 LDL-콜레스테롤(LDL-C)에도 적용된다. 

대규모 임상연구를 근거로 강력한 LDL-C 조절의 필요성에 힘이 실리면서 미국임상내분비학회(AACE)는 이를 받아들여 기존 심혈관질환 위험분류에 '극위험군(extreme risk)'을 추가한 '이상지질혈증 관리 및 심혈관질환 예방 가이드라인'을 발표했고, LDL-C 목표치를 55mg/dL 미만으로 처음 제시했다(Endocr Pract 2017;23(Suppl 2):1-87). 

여기서 극위험군은 LDL-C를 70mg/dL 미만으로 조절한 후에도 불안정 협심증을 포함한 진행성 심혈관질환이 있는 환자로, 당뇨병, 3기 또는 4기 만성콩팥병, 가족성 고콜레스테롤혈증이 동반된 심혈관질환 환자 등도 이에 해당된다. 

이처럼 심혈관질환 위험이 높은 환자들의 LDL-C를 강력하게 낮춰야 한다는 컨센서스가 형성되는 가운데 최근 스타틴과 비스타틴 계열 병용요법으로 극위험군의 LDL-C 조절해야 한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돼 주목을 받는다. 

IMPROVE-IT가 쏘아 올린 신호탄…FOURIER로 추진력 얻어

AACE 가이드라인 변화의 단초를 제공한 연구가 2015년 발표된 IMPROVE-IT 연구다. 급성 관상동맥증후군(acute coronary syndrome, ACS) 환자의 LDL-C를 기존 진료지침에서 제시한 목표치인 70mg/dL 미만보다 낮은 53mg/dL까지 조절해도 추가적인 심혈관질환 예방 혜택이 나타나, 학계에서는 스타틴과 비스타틴의 협공으로 LDL-C를 조절해야 한다는 데 의견이 모였다(N Engl J Med 2015;372:2387-2397).

이어 지난해 발표된 FOURIER 연구가 IMPROVE-IT 연구의 바통을 넘겨받으며 강력한 LDL-C 조절의 필요성에 힘을 더했다. 죽상동맥경화성 심혈관질환을 동반한 이상지질혈증 환자를 스타틴 + 에볼로쿠맙 병용요법으로 치료한 결과 48주째 LDL-C(중앙값)가 30mg/dL로 낮아졌으며 심혈관사건 발생 위험이 감소했다(N Engl J Med 2017; 376:1713-1722).

그러나 2015년 발표된 미국 당뇨병 관리 가이드라인에서는 스타틴과 비스타틴 병용요법이 당뇨병 환자의 심혈관질환 위험을 낮추는지에 대한 근거가 부족하다고 지적한 상황(Diabetes Care. 2015;38(Suppl1):1-94). 이 때문에 심혈관질환 극위험군에 속하는 당뇨병을 동반한 심혈관질환 환자의 LDL-C를 스타틴과 비스타틴 계열 병용요법으로 강력하게 낮춰도 임상적인 혜택이 있는지에 대한 연구가 필요했다. 

이에 미국 브리검여성병원 Robert P. Giugliano 교수팀은 IMPROVE-IT 연구에 포함된 당뇨병 환자를 대상으로 이를 입증하기 위한 하위분석을 진행했고, 그 결과를 Circulation 4월호에 실린 논문을 통해 발표했다(Circulation 2018;137:1571~1582).

당뇨병 동반·TIMI 3점 이상 고위험군, 에제티미브 병용으로 LDL-C 낮춰야

   

분석에는 총 1만 8144명의 ACS 환자가 포함됐다. 당뇨병을 동반한 ACS 환자(이하 당뇨병 환자)는 27%(4933명)였다. 전체 환자군의 LDL-C는 50~125mg/dL로, 입원 당시 LDL-C(중앙값)는 당뇨병 환자군이 89mg/dL, 당뇨병이 없는 환자군이 97mg/dL로 파악됐다. 

이들은 심바스타틴/에제티미브 40mg 치료군(에제티미브군) 또는 심바스타틴/위약 40mg 치료군(위약군)에 무작위 분류됐다. 1차 복합 종료점은 심혈관질환에 의한 사망, 주요 관상동맥사건, 뇌졸중 등으로 설정했다.

먼저 당뇨병 환자군의 시간가중평균 LDL-C(time-weighted average LDL-C)는 에제티미브군이 49mg/dL로 67mg/dL인 위약군보다 의미 있게 낮았다. 당뇨병이 없는 환자군에서는 에제티미브군이 55mg/dL, 위약군이 71mg/dL로 조절되면서, 당뇨병 동반 여부와 관계없이 에제티미브군의 평균 LDL-C는 AACE 가이드라인에서 제시하는 극위험군의 목표치인 55mg/dL 이하에 도달했다. 

이를 바탕으로 7년째 1차 복합 종료점 발생률을 평가한 결과, 당뇨병 환자군 중 에제티미브군은 위약군보다 그 발생률이 5.5% 낮았고 발생 위험은 15% 적었다(HR 0.85; 95% CI 0.78~0.94). 다만 당뇨병이 없는 환자군에서는 에제티미브군의 1차 복합 종료점 발생률이 위약군 대비 0.7% 낮아 두 군간 의미 있는 차이가 없었다(HR 0.98; 95% CI 0.91~1.04).

75세 이상의 고령의 경우 당뇨병 동반 여부와 관련 없이 에제티미브 병용요법의 심혈관질환 예방 혜택이 나타났다. 구체적으로 75세 이상의 당뇨병 환자군에서는 에제티미브군이 위약군보다 1차 복합 종료점 발생 위험이 20% 낮았고, 당뇨병이 없는 환자군에서는 21% 줄었다. 다만 75세 미만인 당뇨병이 없는 환자군에서는 에제티미브 병용요법에 따른 유의미한 심혈관질환 예방 혜택이 감지되지 않았다.

아울러 TIMI(Thrombolysis in Myocardial Infarction) 위험지수가 3점 이상인 환자군은 당뇨병 동반 여부와 상관없이 에제티미브 병용요법의 심혈관질환 예방 혜택이 컸다. 특히 당뇨병을 동반하지 않았지만 TIMI 위험지수가 3점 이상인 심혈관질환 고위험군 중 에제티미브군에서 심혈관질환에 의한 사망, 심근경색, 허혈성 뇌졸중 등의 발생 위험이 위약군보다 의미 있게 18% 감소했다(HR 0.82; 95% CI 0.71~0.93). 

Giugliano 교수는 "심바스타틴/에제티미브 치료는 당뇨병을 동반한 ACS 환자뿐 아니라 당뇨병은 없지만 TIMI 위험지수가 3점 이상인 심혈관질환 고위험군에게 임상적 혜택이 있었다"면서 "이는 심혈관질환 예방을 위해 당뇨병 환자를 포함한 심혈관질환 극위험군의 LDL-C 목표치를 55mg/dL 미만으로 조절해야 한다는 AACE 가이드라인에 힘을 싣는다"고 강조했다. 

"임상연구와 실제 진료현장은 달라…위험 대비 혜택·안전성 고려해야"

다만 심혈관질환 극위험군의 LDL-C를 강력하게 낮추는 치료전략은 임상연구에서 그 중요성을 확인했을 뿐, 실제 진료현장에서는 입증되지 않았다는 한계점이 남아있다. 때문에 체계적으로 디자인된 임상연구와 달리 실제 임상에서는 다양한 환자들이 병원을 찾기에 조심스럽게 치료를 진행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가톨릭의대 백상홍 교수(서울성모병원 심장내과)는 "실제 임상에서는 다양한 질환을 동반한 환자가 많고 고령이 상당하기에 임상연구와 달리 조심스럽게 LDL-C를 조절해야 한다. 약물끼리의 상호작용에 대한 위험 역시 고려해야 한다"며 "IMPROVE-IT 하위분석에서 심바스타틴/에제티미브 치료로 LDL-C를 낮출수록 심혈관질환 예방 효과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지만, 어느 정도까지 낮춰야 하는지는 아직 답이 내려지지 않았다. 항상 위험 대비 혜택과 안전성 등을 고려하면서 환자를 치료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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