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병성 망막병증 진단하는 IDx-DR 민감도 특이도 부족 지적... 진단받은 사람의 증상이 심해지면?

▲ FDA가 세계최초의 인공지능 안과의사 IDx닥터에 대한 사용승인을 내렸다. (사진=IDx)

1분 안에 환자의 당뇨병성 망막병증(diabetic retinopathy)을 진단할 수 있는 AI가 미국 식품의약국(FDA)을 통과하면서 이에 대해 파장이 만만치 않아 보인다. 

최근 FDA는 미국 의료기기업체 IDx가 개발한 안과용 인공지능 의료기기 'IDx-DR'에 대해 최종 판매 승인했다. 

IDx-DR은 환자의 눈 영상을 분석해 당뇨병성 망막병증을 진단하는 의료기기인데, 망막 디지털카메라로 양쪽 눈의 망막 영상을 두 장씩 촬영한 후 망막 이미지를 인공지능 소프트웨어에 입력해 기존 당뇨 망막병증 환자의 눈 영상과 비교해 진단하는 방식이다. 

임상시험에서도 기대만큼 좋은 성적을 기록하지 못했다. 

지난해 900명의 당뇨병 환자를 대상으로 한 미국 임상 시험에서 87.4%의 정확도를 보였고, 음성인 경우 진단 정확도도 89.5%였다.

IDx-DR을 사용해 양성 판정 시 안과 전문의에게 수술이나 치료를 요청하고, 음성 판정을 받았을 때는 환자에게 12개월 후 재검사를 안내하도록 하고 있다. 

IDx-DR 등장을 두고 의견이 분분하다. 

우선 긍정적으로 보는 사람들은 당뇨병성 망막병증은 발병 초기 별다른 증상이 없어 치료 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은데, AI를 이용해 쉽게 질병을 예방할 수 있다는 점에 초점을 두는 이들이다. 

IDx-DR은 1분 안에 검사할 수 있고, 질환이 발견될 경우 수술이나 치료가 필요하다는 소견과 함께 한 장짜리 진단서를 안과 전문의에게 전달한다. 

우려를 표하는 의견도 있다. 

▲18일 서울아산병원에서 디지털 헬스케어 최윤섭 소장이 IDX-DR의 민감도와 특이도 문제를 지적했다.ⓒ메디칼업저버 김민수 기자

18일 서울아산병원 의료기기 중개임상시험지원센터 주최로 열린 세미나에서 디지털 헬스케어 연구소 최윤섭 소장(성균관대 삼성융합의과학원 초빙 교수) IDx-DR의 민감도와 특이도를 지적했다. 

최 소장은 " IDx-DR은 FDA 승인을 받기 위해 10개 병원에서 900명 환자 데이터를 분석했다. 그런데 민감도와 특이도가 각각 87.4%, 89.5%밖에 안 되는 점이 마음에 걸린다"고 " IDx-DR의 정확성이 높지 않아 의아하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서울아산병원 서준범 의료영상인공지능사업단장(영상의학과)도 같은 맥락의 의견을 제시했다. 

서 단장은 "FDA가 IDx-DR을 안과의사 없이 쓸 수 있다며 허가를 내줬는데 정확도가 80% 정도밖에 안 되는 건 이해가 안 된다. 몇 년 후 IDx-DR로 진단받은 사람의 증상이 심해지면 어떻게 할 것인가"라고 꼬집었다.

또 "추측건데 안과의사도 실수하니까 AI도 실수할 수 있다는 것을 참작해 정확도 80% 정도를 허가해준 것이 아닌가 하는 의혹이 생길 정도"라며 "기계가 실수했을 때 어떻게 할 것인지, 법적으로 문제가 됐을 때 누가 책임져야 하는지 등이 문제가 남았다. 아마도 미국 소비자단체가 조만간에 문제를 제기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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