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은 빛고을전남대병원 류마티스내과 교수

▲ 이경은 빛고을전남대병원 류마티스내과 교수 ⓒ메디칼업저버 김민수 기자.

쇼그렌증후군은 입마름, 안구건조 등의 증상이 발생하면서 환자의 삶의 질을 떨어뜨리는 만성 자가면역질환이다. 사망 위험을 높이진 않지만 침, 눈물 등이 분비되지 않아 수면시간 동안 깨거나 안구 표면이 따끔거려 일상생활에서 불편함을 느낄 수 있다. 심할 경우 스트레스로 인한 우울증을 동반하기도 한다.

빛고을 전남대병원 이경은 교수(류마티스내과)는 심각한 합병증을 동반하지 않는다면 쇼그렌증후군은 생활습관 교정만으로 증상 완화가 가능하며, 이로 조절되지 않았을 때 약물치료를 병행할 수 있다고 조언한다. 그를 만나 쇼그렌증후군 환자 관리전략 및 현재 진행 중인 연구 등에 대해 들었다. 

- 쇼그렌증후군 환자의 증상과 진단법은?

구강건조증, 안구건조증 등이 주로 나타난다. 쇼그렌증후군은 비정상적인 면역체계가 활성화되면서 침샘, 눈물샘 등의 외분비샘에 림프구가 침범해 그 기능이 저하되는 질환이다. 이로 인해 침샘과 눈물샘에서 침, 눈물 분비가 되지 않는 것이다. 질환은 각 증상에 대한 객관적인 검사를 통해 진단한다. 안구건조증이 있다면 안과에서 셔머검사(Schirmer test)를 진행하는데, 눈 아래 검사지를 5분간 두고 눈물량을 측정한다. 이와 함께 안구표면을 검사해 안구 건조의 중증도를 확인한다.

입이 마른다면 15분 동안 침 분비량을 측정하거나 침샘스캔으로 침 분비능을 확인하는 핵의학적 검사로 질환을 진단한다. 또 쇼그렌증후군은 외분비샘에 림프구가 침범하는 질환이기에, 아랫입술의 침샘조직검사를 통해 림프구의 침범 정도를 눈으로 확인해 검진한다. 

- 국내 쇼그렌증후군 유병률과 환자 특징은?

희귀질환이라 환자는 많지 않다. 나이 또는 진단기준에 따라 나라별 유병률이 다르지만, 보통 0.1~5% 정도로 보고된다. 외국과 비교해 국내 유병률이 높은지는 연구된 바 없다. 그러나 임상적 경험을 바탕으로 판단했을 때 국내 의료기관 접근성이 외국보다 좋기 때문에 환자들이 빨리 병원을 찾아 유병률이 높을 것으로 본다. 

환자 특징을 보면, 여성이 많고 고령일수록 유병률이 높다. 여성 환자가 많은 까닭은 여성이 남성보다 자가면역질환 위험이 높기 때문이다. 예로 루푸스는 여성에서 3~4배, 쇼그렌증후군은 9~10배 정도 높다고 보고된다. 다만 고령은 입마름이 심하기 때문에 병원에 빨리 내원하면서 진단이 잘 돼 유병률이 높게 나온 건지 혹은 실제 유병률이 높아지는 건지 향후 분석이 필요하다. 

- 치료전략은 어떻게 되나?

쇼그렌증후군의 완전한 치료법은 없다. 때문에 증상 조절과 함께 합병증을 예방하기 위한 주기적인 검진이 필요하다. 증상 조절 시 약물치료보단 생활습관 교정이 먼저 이뤄진다. 구강건조증이 있다면 입이 마를 수 있는 환경을 피하면서 물을 자주 마시게 한다. 이로 조절되지 않는다면 인공타액을 사용하도록 한다. 안구건조를 호소하면 인공눈물 또는 면역억제제가 포함된 안약 등을 사용하면서 건조한 환경을 피하도록 권유한다. 

그래도 증상이 조절되지 않는다면 약물치료를 병행한다. 국내에서 구강건조증, 안구건조증 등 증상을 조절할 수 있는 유일한 약물이 필로카핀(pilocarpine)이다. 구강건조증에 60%, 안구건조증에 40% 증상 완화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으며, 실제 임상에서도 꽤 효과적이다. 다만 약물 복용 시 타액 분비가 촉진돼 땀이 많이 나거나 설사 또는 위장관질환 등의 부작용이 드물게 나타날 수 있어, 먼저 최소 용량을 투약한 후 환자 상태에 따라 증량한다. 

- 임상에서 쇼그렌증후군 환자 진료 시 중점적으로 봐야 할 점은?

드물게 나타나는 합병증을 주의 깊게 봐야 한다. 가장 무서운 합병증 중 하나가 림프종이다. 정상인보다 쇼그렌증후군 환자에서 림프종 위험이 약 44배 더 높다고 알려졌다. 침샘이 붓거나 혈액 내 보체(complement) 농도가 감소하는 등의 증상이 림프종을 시사하는 소견이기에, 이 경우 림프종을 반드시 감별해야 한다. 또 신경염이나 혈관염을 동반할 수 있다. 이 역시 드문 합병증이지만 증상이 나타났다면 고용량 스테로이드 또는 면역억제제 등의 강력한 치료가 이뤄져야 한다. 이와 함께 증상이 없더라도 폐침윤이 발생했을 수 있어, 주기적으로 X-ray 검사를 시행해 쇼그렌증후군 환자에게 문제가 없는지 살펴야 한다. 

- 지난해 쇼그렌증후군 연구로 대한류마티스학회에서 최우수논문상을 수상했다. 어떤 연구인가?

쇼그렌증후군 환자의 예후를 객관적이면서 정확하게 판단하고자 침샘조직에서 CXCL1 발현을 확인한 연구다. 쇼그렌증후군 환자를 CXCL1이 발현된 양성군과 발현되지 않은 음성군으로 분류해 질병 활성도 및 예후 등을 비교했다. 그 결과 양성군에서 질병 활성도가 조금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나 이 같은 환자들을 주의 깊게 봐야 한다는 결론을 내렸다. 

현재는 폐질환이 쇼그렌증후군 환자뿐 아니라 류마티스 관절염, 루푸스와 같은 결체조직질환 환자에게서도 확인되기에, 이들을 대상으로 폐질환 특징 또는 차이 등을 연구하고 있다. 아울러 침샘조직검사로 쇼그렌증후군의 병리기전과 관련된 물질 농도나 발현 정도를 확인하고, 임상 양상 또는 예후 등과 관련 짓는 연구를 구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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