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대혈(umbilical cord blood)로 가족성 고콜레스테롤혈증을 조기 진단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됐다.

덴마크 코펜하겐의대 Kasper Iversen 교수팀의 COMPARE 연구 결과에 따르면, 신생아 200여명의 제대혈과 채취한 정맥혈 내 지질 수치 간 유의미한 상관관계가 나타났다.

신생아는 성인과 달리 채혈이 어렵고 통증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하지만 이번 연구를 계기로 제대혈을 신생아의 가족성 고콜레스테롤혈증 진단에 활용할 수 있다면, 채혈 없이 질환을 조기 진단하고 치료할 수 있는 길이 열릴 것으로 전망된다. 

가족성 고콜레스테롤혈증은 상염색체 우성으로 유전되는 질환으로, 총콜레스테롤과 LDL-콜레스테롤(LDL-C) 수치가 높아져 있다. 약 500명 중 1명꼴로 나타난다는 분석이 있지만, 실질적으로 진단과 치료를 받는 이들이 많지 않다는 점에서 일각에서는 225여명 중 1명이라는 보고도 나온다.

연구에 참여한 덴마크 코펜하겐의대 Nina Strandkjaer 연구원은 "주요 국제 가이드라인에서는 소아·청소년기에 가족성 고콜레스테롤혈증을 진단하고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권고하고 있다"며 "제대혈에서 확인한 지질 수치가 신생아 정맥혈 내 수치와 관련 있는지를 확인하고, 이를 통해 질환을 조기진단 할 수 있을지 분석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는 Copenhagen Baby Heart 연구의 하위분석으로 진행됐다. 만기분만으로 태어난 약 300명의 신생아가 포함됐고, 출생 시 제대혈과 정맥혈이 함께 채취됐다.

최종적으로 약 200쌍의 제대혈과 정맥혈이 분석에 포함됐다. 연구팀은 다섯 가지 지질 측정법을 이용해 제대혈과 정맥혈 내 지질 수치를 분석했고, 그 결과 두 수치 간 높은 상관관계가 나타났다.

구체적으로 제대혈과 정맥혈 내 지질수치 간의 결정계수(R2)는 △총 콜레스테롤 0.69 △LDL-C 0.82 △HDL-콜레스테롤(HDL-C) 0.84 △중성지방 0.59 △아포지질단백B(apolipoprotein B) 0.74로 조사됐다(모두 P=0.0001). 결정계수는 1에 가까울수록 예측도가 높고 정확하다는 것을 의미하기에, 이번 결과에서 제대혈과 정맥혈 내 지질수치는 유의미한 상관관계가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절대적인 콜레스테롤 수치는 제대혈이 정맥혈보다 적었다. 정맥혈과 비교해 제대혈 내 △총 콜레스테롤은 0.31mmol/L △LDL-C는 0.11mmol/L △HDL-C는 0.12mmol/L △중성지방은 0.32mmol/L △아포지질단백B는 0.06mmol/L 적은 것으로 조사됐다(모두 P=0.00001). 

하지만 절대적인 수치와 관계없이 제대혈과 정맥혈 내 콜레스테롤 수치 간 의미 있는 연관성이 확인됐기에, 제대혈이 가족성 고콜레스테롤혈증 조기 진단에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게 연구팀의 결론이다.

Strandkjaer 연구원은 "덴마크는 가족성 고콜레스테롤혈증 선별검사를 따로 진행하지 않고, 심장질환이 있거나 고콜레스테롤혈증 증상이 있는 환자만을 대상으로 혈액검사를 통해 가족성 고콜레스테롤혈증을 진단한다"며 "현재 검사가 정기적으로 이뤄지지 않고 있지만, 가족성 고콜레스테롤혈증을 진단할 수 있는 제대혈 내 콜레스테롤 수치의 기준값(cut-off)이 명확해진다면 이를 활용한 선별검사와 유전자검사를 시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연구에 참여하지 않은 스웨덴 카롤린스카 연구소 Paolo Parini 교수는 "가족성 고콜레스테롤혈증은 가능한 한 빨리 진단하고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 하지만 신생아의 혈액을 얻기란 쉽지 않기에, 제대혈을 활용할 수 있다면 훌륭한 진단법 될 것"이라며 "비록 절대적인 콜레스테롤 수치는 제대혈에서 조금 적었으나, 정맥혈 내 콜레스테롤 수치와 강한 연관성이 나타났다는 점에서 제대혈을 이용한 선별검사가 임상에 잠재적으로 적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한편 이번 결과는 7일 포르투갈 리스본에서 열린 유럽동맥경화학회 연례학술대회(EAS 2018)에서 발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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