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정신의학회 이소희 사회공헌특임이사 "찾아가는 정신건강 증진사업으로 진료 문턱 낮출 것"

▲ 대한신경정신의학회 이소희 사회공헌특임이사. ⓒ메디칼업저버 김민수 기자

정신이상자, 정신분열, 사이코패스, 범죄. 국민 중 절반 이상이 정신질환에 대해 가지고 있는 인식이다. 성별, 연령, 직업에 관계없이 많은 이들이 다양한 정신건강 문제를 안고 있지만, 이에 대한 부정적인 생각이 사회적 편견으로 이어지면서 진료 또는 상담을 받고자 하는 이들의 발목을 붙잡고 있다. 

이에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들이 국민에게 먼저 다가가기로 했다. 대한신경정신의학회(이사장 권준수) 사회공헌특임위원회를 구심점으로 '찾아가는 정신건강 증진 사업'을 올해부터 시작하기로 한 것이다. 

대한신경정신의학회 이소희 사회공헌특임이사(국립중앙의료원 정신건강의학과)는 "일반인들이 정신건강의학과 의사를 찾아오기가 쉽지 않다면 직접 의사들이 다가가고자 한다"며 "정신건강 증진 사업을 통해 정신건강의학과에 대한 문턱을 낮추고 긍정적인 인식을 고취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 '찾아가는 정신건강 증진 사업'을 시작하게 된 배경은 무엇인가?

이번 사업은 일반인들의 정신건강의학과에 대한 문턱을 낮추고 정신질환과 정신건강의학과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을 심어주기 위해 시작됐다. 정신건강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으로 일반인들이 정신건강의학과를 찾기가 쉽지 않다면, 의사들이 직접 찾아가 강의와 상담을 진행하고 필요하면 이를 지속해 나가겠다는 것이다. 

정신질환은 정신건강의학과에서 치료받으면 예방할 수 있지만 정신보건서비스 평생 이용률은 낮은 실정이다. 2016년 정신질환실태역학조사 결과, 모든 정신질환으로 정신보건서비스를 받은 이들은 22.2%로 조사됐다. 2011년 15.3%보다는 늘었음에도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

이는 부정적 사건 및 사고를 정신질환과 연결시키면서 정신질환에 대한 사회적 편견이 지속됐기 때문이다. 2012년 중앙정신보건사업지원단 설문조사에 따르면, 정신질환에 대해 정신이상자, 정신병, 정신분열, 사이코패스 등으로 응답한 국민이 64%였다. 

이에 학회는 부정적인 인식과 두려움으로 치료받지 못하는 이들을 기다리지 않고 먼저 찾아가고자 '사회공헌특임위원회(이하 특임위)'를 만들었고, 그 일환으로 '찾아가는 정신건강 증진 사업'을 올해부터 시작하게 됐다.

- 지역사회 중심으로 정신건강 상담이 이뤄지고 있다. 영역이 겹치지 않나?

각 지역 보건소에서 하고 있는 정신건강 상담이나 정신건강의학과 의사들이 개별적으로 펼치고 있는 봉사활동을 절대 침범하지 않는다. 이번 사업은 그동안 보건소 또는 개인이 하지 못했던 부분을 학회가 채우려는 데 목적이 있다. 예로 보건소에서 정신건강 상담을 하고 있다면 학회가 가지 않는다. 하지만 정신건강 상담이 필요함에도 하지 못하는 곳 또는 상담은 하고 있지만 강의가 필요한 곳 등에는 학회가 꾸준히 찾아가고자 한다. 

- 사업을 진행하기 위해서는 많은 전문 인력이 필요하다. 어떻게 참여를 받고 있나?

참여를 희망하는 정신건강의학과 의사들의 지원을 받고 있다. 이미 개인적으로 봉사활동을 하는 의사들은 굳이 지원하지 않는다. 하지만 의욕은 있으나 어디로 연락해야 하는지 알지 못하는 의사들이 주로 지원하고 있다. 특임위는 이들로 조직된 '사회공헌지원단'에 찾아가야 할 곳에 대한 일정 및 장소를 공유하고 참여 의사를 확인한다. 즉 특임위는 강의와 상담을 원하는 기관을 발굴하고 이곳에 찾아가고자 하는 정신건강의학과 의사를 연결해주는 역할을 한다고 볼 수 있다.

▲ 대한신경정신의학회 이소희 사회공헌특임이사. ⓒ메디칼업저버 김민수 기자

- 사업 시작 후 가장 먼저 어떤 이들을 찾아가고 있나?

정신건강의학과 의사들의 손길이 쉽게 닿지 않는 곳부터 찾아가고 있다. 사업 시작 전 의사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해 가장 먼저 어떤 사람을 찾아가야 할지 물었다. 다양한 의견 중 정신건강의학과 의사가 가지 않았던 곳 또는 선뜻 의사를 구하기 힘든 곳을 먼저 찾아야 한다는 결과가 나왔다. 

이에 산후우울증 취약 계층인 미혼모와 시간을 내 병원을 방문하기가 어려운 범법 청소년을 대상으로 첫 사업을 시작했다. 미혼 임신부는 임신 중에 정신질환을 치료하기가 어렵고, 출산한 미혼모는 산후우울증을 겪거나 아이가 있어 병원을 찾기가 쉽지 않다. 때문에 미혼모를 직접 찾아가 강의를 하고 있다. 

범법 청소년은 위탁보호시설의 보호를 계속 받아야 하기에 시간을 내 병원을 찾기가 어려울뿐더러 상담할 정신건강의학과 의사를 구하기도 힘들다. 현재 사업을 통해 이들을 대상으로 상담을 주로 진행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여러 곳에서 도움의 요청이 오고 있다. 특임위는 앞으로도 상담에 대한 미충족 수요가 있는 곳을 찾아가 강의와 상담 등을 진행하고자 한다. 

- 임기가 2019년까지다. 임기 동안 사업을 어떻게 이끌어갈 계획인지?

먼저 올해 말 1년간 사업 결과보고서를 제작할 예정이다. 1년을 꼬박 채우진 못했지만, 2018년도 활동과 현장 반응 등을 담은 결과보고를 하고자 한다. 2018년에는 사업의 내실을 다졌다면 2019년에는 일반인 대상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할 계획이다. 예로 자체 상담센터가 없고 영세한 직장을 찾아 강의 또는 상담을 진행하고자 한다. 이와 함께 홍보 부스를 설치해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홍보 캠페인을 펼칠 계획이다. 10월 10일 세계정신건강의 날을 이용한 홍보 캠페인도 고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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