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역항암제에 반응하지 않는 80%의 환자를 위한 약제 중 하나로 TGF-β(transforming growth factor β) 억제제가 주목받고 있다.

TGF-β는 상피세포와 조혈세포의 성장, 이동, 분화 및 사멸 등을 조절하는 다기능성 사이토카인이다. 정상 세포에서는 상피세포 성장을 억제하는 암 억제 물질로써 작용하지만, 암 세포에서는 이 기능이 소실되고 오히려 암의 전이성 진행을 촉진시키는 이중성을 가지고 있다.

특히 암세포에서는 TGF-β가 가진 신생 혈관 형성, 암 세포 침윤 및 전이 등 암의 발생과 악성 진행에 유리한 기능들이 그대로 유지되므로 암의 중요한 신호로 여겨진다. 이러한 기전을 활용, 세포내 TGF-β 반응률이 높은 환자를 골라내는 치료법이 TGF-β 억제제다.
 
전문가들은 암치료 전 TGF-β 반현율이 올라간 환자들을 골라내고 기존의 면역항암제와 같이 투여하면 기존의 20%의 반응을 50% 이상까지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실제로 올해 미국임상종양학회(ASCO)에서 TGF-β 억제제의 연구가 실체를 드러내면서 그 가능성이 하나둘씩 확인되고 있다.

현재 TGF-β에 초점을 맞춘 항암제를 개발하는 다국적제약사로는 머크세로노가 대표적이다. 이 회사는 PD-L1과 TGF-β를 모두 타깃으로 하는 이중기능의 융합단백질인 M7824를 개발 중이다.

   
M7824

올해 ASCO에서는 자궁경부암, 항문암, 두경부편평세포암과 같이 인간유두종바이러스(HPV) 관련 암종을 대상으로 한 1상임상 결과를 발표했다(Abstract #:3007) .

공개된 초록에 따르면, M7824(주사)를 투여 시 HPV 연관 암 환자의 객관적 반응률은 37.5%(6/16명)였고, HPV 양성인 암 환자서는 45.5%(5/11명)로 나타났다.

또한 독성을 포함한 안전성도 대체로 양호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16명 중 3명에서 3등급의 치료관련 부작용이 발생했고, 각 사례는 대장염, 방광염, 위경련이었다. 4등급 이상반응으로는 위경련을 동반 저칼륨혈증이 있었다.

이와 함께 1차에서 면역 치료가 아닌 표준치료를 받았지만 효과가 없었던 비소세포폐암환자 80명에게 2차 요법으로 M7824를 사용한 결과도 공개됐다(Abstract #: 9017).

그 결과 M7824 투여시 모든 환자의 객관적 반응률은 25.0%였다(500mg 22.6%, 1200mg 27.5%). 다만 PD-L1 발현율 1% 이상인 경우 31.0%(500mg 22.6%, 1200mg 40.7%), PD-L1 80% 이상인 경우 53.8%(500mg 33.3%, 1200mg 71.4%)로 나타나면서 PD-L1 발현에 따른 차이도 확인했다.

치료와 관련된 이상반응으로는 소양증이 18.8%로 가장 많았고, 발진이 17.5%, 식욕 감퇴 12.5% 수준이었다. 3등급 이상의 치료 관련 이상반응은 25.0% 가량 발생했는데, 이중 6명이 치료 중단했고, 사망사례는 없었다.

이러한 성과를 기반으로 머크는 최종적으로는 M7824라는 약제를 면역항암제와 병용하는 약물로 개발 중이며, 이 경우 반응률은 더 높아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벡토서팁의 1상 임상 결과가 믹국임상종양학회 초록을 통해 일부 내용이 미리 공개됐다.

국내에서는 유일하게 테라젠이텍스사가 TGF-β 억제제를 개발 중이다. 성분명은 벡토서팁(TEW-7197, vactosertib)으로 M7824와 달리 경구용이다. 이 약 또한 효과와 안전성을 가능해 볼 수 있는 1상 임상 데이터가 올해 ASCO에서 발표되면서 더욱 관심이 커지고 있다(Abstract #: 3031).

해당 연구는 기존의 항암제에  효과가 없거나, 적절한 항암치료제가 없는 말기 고형암 환자 29명을 대상으로 1일 1회 벡토서팁을 투여한 것인데 현재 공개된 초록상으로는 최고 용량인 340mg(30~340mg)에서도 용량 제한 독성(dose-limiting toxicity)이 관찰되지 않았다.

이 연구에서 관찰된 가장 흔한 이상반응은 피로였으며, 3/4등급 이상반응으로는 복부 통증, 간수치 상승이 나타났다. 또한 폐부종과 뇌졸중 환자가 각각 한명씩 발생했는데 각각 75세와 63세로 장기간 당뇨병과 고혈압이 있는 환자로 치료후 퇴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성과를 바탕으로 현재 벡토서팁은 기전이 달라 여러가지 면역항암제들과 병용할 수 있는 것은 물론, 세포독성 항암제와도 조합이 가능한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한 현재 위암과 췌장암에서 식약처 임상 승인을 받아 1상 및 2상임상을 진행 중이다. 미국에서는 다발성 골수종과 골수 이형성증 등 혈액암 연구도 진행하고 있다.

벡토서팁 임상 연구를 진행하고 있는 인츠바이오 남수연 박사는 "면역항암제는 드라마틱한 생존율 개선효과를 보이지만 그 대상이 제한적이다. 암환자 10명 중 2명만이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따라서 나머지 80% 환자를 살리기 위한 소리없는 경쟁이 진행되고 있는 데 그 중 하나가 TGF-β 억제제"라면서 "현재로서는 매우 강력한 항암제가 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한 미국 시장조사기관은 향후 전세계 TGF-β 억제제시장을 50억 달러까지 커질 것으로 예측할 정도"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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