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대웅·GC녹십자 등 대형 국내사 자회사 인수·설립으로 재미 쏠쏠
바이오 지분투자로 한몫 부광·한독..."신약개발 선순환구조 마련"

 

국내 제약사들이 자회사나 바이오사 지분투자로 쏠쏠한 재미를 보고 있다.

신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설립하거나 인수한 자회사들의 실적이 개선되면서 직접적인 이익이 실현되는가 하면, 미래를 보고 투자한 바이오사들의 가치가 올라가면서 새로운 수익모델이 되고 있다. 

자회사 수익 또는 바이오 투자 회수금을 신약 개발 등에 필요한 자금으로 재투자하는 등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가는 셈이다. 

“자회사 재미 쏠쏠하네”

한미약품은 2016년 인수한 의약품 자동분류·포장시스템 회사 제이브이엠(JVM)을 통해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 

제이브이엠은 처방전을 입력하면 환자별로 약을 선별, 포장까지 마치는 전자동 시스템을 업계 최초로 출시하며, 단숨에 의약품 자동분류·포장 시스템 분야에서 글로벌 1위에 올라있다. 특히 국내 점유율 90% 이상에 미국·유럽 등 해외에서도 1위 자리에 올라서며 매출 중 40% 이상을 수출에서 조달하고 있다. 

제이브이엠은 지난해 매출액 1061억원을 올리며 사상 처음으로 매출액 1000억원을 넘어섰다. 2016년 기록한 981억원 대비 8.15% 성장한 것이다. 이같은 매출은 한미약품의 든든한 캐시카우로 자리잡고 있다. 

대웅제약은 자회사 한올바이오파마를 통해 재미를 보고 있다. 대웅제약은 2015년 1040억원에 한올바이오파마를 인수한 바 있다. 

업계에 따르면 최근 한올바이오파마는 기술수출 등을 통해 수익성이 크게 개선됐다. 실제 한올바이오파마는 자가면역질환치료제 후보물질 HL161을 5억 250만 달러에 기술수출하기도 했다. 

이에 한올바이오파마는 지난해 35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는데, 이는 전년 기록한 2억 8500만원 대비 1140% 성장한 수치다. 

유한양행과 GC녹십자는 자회사를 직접 설립하면서 시너지 효과를 보고 있다. 

유한양행의 자회사인 원료의약품 업체 유한화학은 지난해 약 2700억원의 원료의약품을 해외로 수출했다. 

현재 유한양행이 판매를 맡고 있는 길리어드의 C형간염 치료제 소발디와 하보니, HIV 치료제 트루바다의 원료의약품 역시 유한화학이 생산해 조달하고 있으며, 수출도 겸하고 있다.

혈액제제 부문에서 강점을 보이는 GC녹십자도 GC녹십자엠에스를 통해 혈액백, 혈당측정기, 투석액 등 관련 제품의 사업 다각화를 꾀하고 있다. 

GC녹십자엠에스는 지난해 매출 984억원을 기록하며 사상 최대 매출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대비 14% 성장한 수치로, 성장을 거듭하며 GC녹십자의 캐시카우가 되고 있다. 

실제 GC녹십자엠에스에 따르면 혈당측정기 수출이 증가하면서 관련 부문이 전년 대비 67% 성장했고, 국내에서는 혈액투석액 제조 사업을 확대하며 2016년 대비 소폭 매출이 상승했다. 

광동제약도 자회사를 통해 캐시카우를 든든히 확보했다. 하지만 연구개발 분야 재투자는 인색한 모습을 보인다. 

광동제약은 소모성자제 구매대행업체(MRO) 코리아이플랫폼을 운영하고 있다. 

코리아이플랫폼은 지난해에만 4344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여느 국내 제약사가 보유한 자회사보다 큰 매출을 기록하고 있다. 

하지만 광동제약의 코리아이플랫폼에 대한 높은 의존도는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광동제약의 전체 매출 중 코리아이플랫폼이 차지하는 비중은 40%를 넘어서기 때문이다. 

실제로 광동제약은 2015년 코오롱그룹으로부터 코리아이플랫폼을 인수하자마자 연매출이 5000억원대에서 9000억원대로 껑충 뛰었다. 그 이듬해에는 사상 처음 매출 1조원을 돌파하기도 했다. 

자회사의 수익을 통해 자금을 마련해 연구개발에 재투자해야 신약개발이라는 제약사 본연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지만 광동제약은 이에 인색하다. 

실제 광동제약은 지난해 1조 1416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는데, 이중 R&D 투자액은 68억원으로 국내 제약사 가운데 최하위권에 위치해 있다. 매출대비 R&D 투자비율은 0.6%로, 평균 10% 내외를 보이는 국내 상위사와도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미래를 캔다”...바이오 투자 활발 

성장가능성이 높은 바이오벤처 투자를 새로운 수익모델로 삼은 국내 제약사들도 있다. 

대표적인 사례로 꼽히는 곳은 부광약품. 부광약품은 신약개발 전략의 일환으로 바이오벤처에 지속적으로 투자해온 바 있다. 

현재는 유망 바이오벤처 13곳에 대한 간접투자 포트폴리오를 보유하고 있기도 하다. 

최근 부광약품은 지분 5.4%를 보유하고 있는 오르카파마가 글로벌 제약사 일라이 릴리에 인수되며 이에 따른 투자 수익금이 발생했다. 계약성사금 약 60억원과 임상 단계별 마일스톤 270억원 등 총 330억원 규모에 달한다. 

부광약품은 지난해 캐나다 바이오 투자사 TM캐피탈 펀드투자를 통해 미국 제약사 콜루시드 파마슈티컬에 투자하면서 520만 달러(약 58억원)의 투자원금과 이익금을 얻기도 했다. 100만 달러를 투자해 410만 달러의 투자이익을 발생시키며 투자한 원금 대비 400%의 수익을 얻은 셈이다. 

한독도 지난해 말과 올해 2월 제넥신 지분을 매도하며 초기 투자금을 모두 회수했다. 특히 지분을 매도했음에도 최대주주를 유지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 제약사들이 자회사를 직접 설립·인수하거나 바이오기업 또는 스타트업에 직접 투자하는 등 캐시카우 마련을 위한 다양한 전략을 수립하고 있다”며 “이를 통해 발생한 이익은 연구개발에 재투자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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