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인 수가협상을 앞두고, 정부와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연이어 '수가협상과 적정수가는 별개의 문제'라고 선을 긋고 나서,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의-정협의 재개를 앞두고 의료계를 향해 '비급여 급여화와 수가 적정화는 함께 도는 수레바퀴'라는 메시지를 다시 한번 분명하게 전달하는 한편, 역으로 의료계가 수가협상의 결과를 문케어 반대 논리로 활용하는 상황을 사전에 차단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보건복지부 정경실 건강보험정책과장

보건복지부 정경실 건강보험정책과장은 23일 전문기자협의회와 만나 "수가협상과 수가 적정화는 별개의 문제"라며 "적정수가는 비급여의 급여화와 함께 정리해 나가야 할 문제로, 이번 수가협상을 정부의 적정수가 의지를 점치는 바로미터로 삼아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수가협상과 적정수가는 완전히 별도의 트랙으로 진행된다는 것이 정부의 설명이다.

수가협상은 공단과 공급자단체의 협상을 통해 물가인상률 등 경제여건을 반영하여 단가를 조정하는 것이며, 적정수가는 의-정협의의 트랙에서 비급여 급여화 작업에 맞춰 급여화에 따른 의료기관의 손실분을 수가로 보상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는 얘기다.

정 과장은 "수가는 상대가치점수와 환산지수(점수당 단가)로 구성되며, 수가협상은 이 중 환산지수만을 경제여건이나 의료물가 변동 등을 고려해 조정해 나가는 과정"이라며 "적정수가는 수가 적정화와 균형잡기를 목적으로 삼고 있으므로,  (수가협상)과 별도로 추진하는 것이 맞다"고 설명했다.

환산지수 즉 수가협상을 통한 수가인상은, 수가 적정화의 원칙에 맞지 않으며, 되레 수가항목별 불균형을 심화할 것이라고 했다.

정 과장은 "환산지수를 일괄로 올릴 경우 비급여의 급여과가 없는 영역까지 비용을 나눠가지게 되므로, 실제 보상을 받아야 하는 영역에서 오히려 손해를 볼 수 있다"며 "수가 불균형 구조가 존재하는 상황에서 이를 개선하지 않은 채 환산지수만 올리면 오히려 불균형의 문제도 심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적정수가는 비급여 급여화 작업에 맞춰, 급여화에 따른 손실분을 보상한다는 것이 원칙"이라며 "비급여 해소가 진전을 이루지 못한 상황에서 (이뤄지는 수가 인상은) 가입자의 공감을 얻기도 어렵다"고 덧붙였다.

수가협상은 수가협상의 목적에 맞게, 원칙대로 근거에 중심해 경제여건 등의 변동사항을 반영하여 단가를 조정하는 방식으로 이뤄져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정 과장은 "의료계 일각에서 환산지수와 적정수가를 연계, (수가협상의 결과를) 일종의 반대의 빌미로 활용할 가능성을 보이고 있어 우려스러운 것이 사실"며 "다시 말씀드리지만 이 둘은 별개의 문제"라고 강조했다.

이어 "공단은 최대한 성실히 임하겠다는 각오를 가지고 있으므로 의약단체가 합리적으로 수가를 결정할 수 있는 근거자료를 제출해주면 진정성 있게 검토할 것"이라며 말했다.

수가협상을 책임지고 있는 국민건강보험공단 또한 적정수가는 일회성의 수가협상만으로 달성할 수 있는 목표가 아니라고 입장정리에 나선바 있다.

건보공단 강청희 급여상임이사는 21일 대한한의사협회, 대한약사회, 대한병원협회 등과 각각 1차 수가협상을 가진 뒤 기자들과 만나 "적정수가로 가는 향후 5년간의 계획과 로드맵은 공급장인 의사들의 협조 하에 함께 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면서도 "이번 수가협상 한번으로 좌지우지 될 사항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그는 "지난 번 의료전달체계 개편도 결국 의료계의 반대로 무산된 마당에 불균형과 형평성을 바로 잡지 못한 환산지수만으로 수사 조정을 한다면 왜곡을 더욱 심화시킬 수 밖에 없다"며 "향후 5년간 의료계와 함께 적정수가 체계를 위한 공동노력을 해 나가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건보공단은 25일 대한약사회, 대한의사협회, 대한한의사협회, 대한치과의사협회와 차례로 수가협상을 이어간다. 올해 수가협상 마감시한은 31일 자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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