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8일 국회 제8간담회의실에서는 '정신질환 의료급여환자의 의료불평등 해소를 위한 정책토론회'가 개최됐다.

정신질환 의료급여 입원수가를 '일당정액 수가제'에서 '행위별 수가제'로 전환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의료급여제도에서 정신질환만 일정 금액에 진료와 입원에 필요한 모든 비용을 포함하는 '일당정액 수가제'를 적용하고 있어 환자들의 평등권을 침해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행위별 수가제로의 단계적 전환의 필요성이 대두됐다. 

28일 국회 제8간담회의실에서는 의료급여법 시행령 개정 1주년을 기념해 정신질환 의료급여환자에 대한 차별을 해소하기 위한 방안을 논의하는 '정신질환 의료급여환자의 의료불평등 해소를 위한 정책토론회'가 개최됐다.

현재 정신질환 제외한 모든 질환의 의료급여제도는 환자에게 제공된 각각의 진료행위에 대한 수가를 합산하는 행위별 수가제가 적용돼, 건강보험수가 대비 97% 수준의 수가를 보존 받고 있다. 그러나 정신질환자는 일당정액 수가제를 적용하고 있어 보존 받는 수가는 58%에 불과한 상황이다.

더불어민주당 정춘숙 의원은 "정신질환자에 대한 의료급여제도는 오랜 시간 차별받아 왔다. 진료에 따른 수가를 합산하는 행위별 수가제가 아닌, 정신질환자가 최선의 치료를 받지 못하게 하는 저비용 수가제를 적용하고 있다"며 "정신질환자에 대한 보건정책 기조가 바뀌면서 외래 진료에는 행위별 수가제가 적용됐으나, 정신의료기관에 입원해 사회로부터 격리돼 있는 정신질환자에게는 일당정액 수가제를 적용하고 있다. 정신과적 문제가 있는 사람들이 최선의 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일당정액 수가제를 반드시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보건복지부는 정신질환 의료급여 환자의 외래진료를 행위별 수가제로 전환한 바 있다. 2014~2015년 의료급여실무협의체 구성 후 약 2년간 논의를 거쳐 이뤄낸 결실이다. 

그러나 외래진료에 대해서만 행위별 수가제로 전환하면서도 정신치료는 중증 환자일지라도 일주일에 2회만 이를 적용하도록 했다. 게다가 입원 환자는 입원 기간에 따라 의료급여를 차등지불하도록 하면서 일당정액 수가는 10년 만에 4.4% 인상한 것이 전부다. 

이 같은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정신질환 의료급여 입원비를 행위별 수가제로 단계적 전환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구체적으로 2018년에는 우울장애와 불안장애, 2019년에는 초발정신증과 양극성 장애, 2020년에는 조현병 등에 대한 입원 행위별 수가제를 적용하자는 것이다.

대한정신약물학회 이상열 부이사장(원광의대 정신건강의학과)은 "정신질환자를 차별하지 않고 최적의 치료를 제공하는 것이 국가의 책임이면서 의무다"면서 "행위별 수가제로의 단계적 전환은 정신의료기관 장기입원 및 정신질환 환자들의 인권 회복을 위한 필수 사항이다. 150~200만명에 가까운 정신질환 의료급여 환자들을 위해 일당정액 수가제에서 행위별 수가제로 전환하는 것이 차별 없고 공정하다고 본다"고 제언했다. 

이와 함께 현 정신질환 의료급여의 문제로 정신질환자들의 평등권이 침해받고 있기에 이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이어졌다. 

정신건강정책연구소 최봉영 소장은 "모든 정신질환자는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보장받고, 최적의 치료를 받을 권리를 가진다"면서 "그러나 정신질환자는 환자에 따라 다양한 치료가 필요함에도 불구하고 동일한 정액입원 수가를 적용하고 있어, 치료가 더 필요한 환자일지라도 치료할 수 없다. 국가인권위원회에서는 이를 차별적 대우라고 지적하고 있다. 정신질환 의료급여 환자들의 차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법무법인 고도 이용환 변호사는 "정신질환자들은 10년간 수가가 인상되지 못한 상황에서 최저의 치료를 받고 있다. 인간의 존엄성과 회복성을 침해받고 있는 것"이라며 "이는 수가를 복지부 장관이 임의로 정하도록 한 법적인 문제가 있기 때문이다. 수가 인상을 위한 근거 조항이 법률로 규정되지 않았고 복지부 장관 단독으로 이를 결정하게 돼 있다. 정신질환 의료급여에 대한 합리적 근거가 없는 국가의 사회보장 차별은 즉시 시정돼야 한다"고 피력했다. 

경기도 정신건강복지센터 김진일 시·군 가족대표는 "현 제도상 의료급여 적용을 받는 정신질환자는 건강보험 환자에 비해 차별을 면하기 어려운 구조다"면서 "정신질환 의료급여 환자에 대한 일당정액 수가제를 행위별 수가제로 바꾸는 정책은 헌법, 인권, 정신건강복지법을 준수할 권리를 찾고 지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가 재원 한정돼 있어…효과적 개선 방안 고민 필요"

정부는 정신질환 의료급여를 행위별 수가제로 전환하는 점에 대해서는 공감하면서도 한정된 재원으로 인해 고민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복지부 기초의료보장과 도해진 사무관은 "의료급여는 건강보험과 달리 국가 재원으로 운영된다"면서 "정부의 장기요양 보장성 강화 등의 제도 개선이 진행되고 있기에, 한정된 국가 재원 안에서 우선순위를 정해 제도 개선을 추진할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이어 "그렇지만 정신질환자 의료급여 문제를 그대로 둘 순 없디"며 "행위별 수가제로 전환하더라도 한 번에 전환하는 것은 비용 효과적이지 못할 수 있기에, 여러 전문가의 의견을 모아 한정된 재원 안에서 단기적으로 문제를 효과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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