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복지부가 지난해 7월부터 상급종합병원 및 500병상 이상 종합병원에 입원했다 퇴원한 환자를 대상으로'환자경험조사'를 시작했다. 환자가 입원했던 동안 의사나 간호사 등이 시행했던 의료서비스를 총 24개 문항으로 구성해 평가하겠다는 것인데, 병원에겐 곤혹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환자경험이란 것 자체가 매우 주관적이고, 그동안의 의사와 간호사 등의 행동 패턴을 바꿔야 하는 것들이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현재 대부분의 병원이 환자경험평가를 분주하게 준비하게 있다. 이중 서울아산병원, 순천향대 서울병원, 신촌세브란스병원 등의 상황을 들여다봤다. 

1. 서울아산병원 - 환자중심사고  
2. 순천향 서울대병원  - 순천향스럽게
3. 세브란스병원 - 공감 프로젝트 2.0 

순천향대 서울병원의 환자경험평가는 인간관계에 초점을 뒀다는 특징이 있다. 병원에서 환자들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뛰어난 시설보다 사람이란 것에 확신이 있었기 때문이다. 특히 의사와 환자, 전공의와 간호사 등의 원만한 관계가 환자경험평가에 좋은 영향을 준다고 판단한 것이다.

지금은 환자 경험부가 환자경험평가 업무를 하고 있지만, 처음에는 병원 미래전략실이 이 일을 진두지휘했다. 

   
▲ 순천향대 서울병원 호흡기내과 김양수 교수ⓒ메디칼업저버 김민수 기자

처음 시작한 일은 환자와 의사 회진 약속을 지키는 것이었다. 이를 위해 의사의 회진 시간을 병동 입구에 걸었다. 아주 간단해 보이는 일처럼 보였지만 전혀 만만치 않은 일이었다고.

병원 미래전략실 김양기 교수(호흡기내과)는 "개인 사정으로 회진을 못 오는 의사도 있었고, 시간조차 지켜지지 않았다. 환자들은 제대로 하지도 않을 걸 왜 걸어두냐는 등의 불만이 터져 나왔다"고 당시를 회상한다. 

회진 안내판 수정에 들어갔다. 메인 병동을 구분하고, 의사 얼굴 사진도 넣었다. 또 의사가 휴진일 때는 환자가 알 수 있도록 표기했고, 학회나 강의 등 이유도 적시했다. 이번에는 잘 될 것이라 생각했지만 기대는 보기 좋게 빗겨나갔다. 메인 병동만 지켜지고, 나머지 병동은 잘되지 않았던 것. 

   
▲ ⓒ메디칼업저버 김민수 기자

김 교수는 "회진 일정 하나를 바꾸는 것이 이렇게 힘든 일일 줄 몰랐다"며 "이번에는 아예 EMR에 심는 방법을 고안했다. 서면 안내문 전산화 작업을 했다. 회진 일정은 그 이후에도 계속 수정되면서 업그레이드됐다. 그리고 그 작업은 지금도 진행 중"이라고 웃는다. 

환자와 약속한 제 시간에 회진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어떻게 환자와 만나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이를 위해 병원 측은 회진을 하면서 환자에게 충분히 설명한 후 반드시 "질문 더 있으세요?"를 꼭 물어보도록 했다. 환자가 충분히 치료받고 있다는 느낌을 받는 것에 의사의 설명이 매우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기 때문이다.  

"우리 잘 지내요" 프로젝트 진행

미래전략실에서는 전공의와 인턴과 간호사 관계도 환자경험평가에 영향을 준다는 걸 알게 됐다. 환자와 가장 많이 만나는 전공의(인턴)와 간호사 관계가 나쁘면 환자 서비스가 좋게 나올 수 없다고 본 것.

   
▲ 2016년 진행된 우리 잘지내요 포스터

김 교수는 "과거에는 전공의(인턴)와 간호사가 업무 갈등은 있었지만 그래도 인간관계는 좋았다"며 "최근 설문조사를 했는데 전공의와 간호사는 동료지만 서로에 대한 존중과 배려는 하지 않는다는 답을 얻었다"고 말했다. 

그래서 시작한 것이 "우리 잘 지내요" 프로젝트다. 

미래전략실이 조사한 결과 전공의와 간호사의 갈등은 의외로 작은 것이었다. 상황은 이랬다. 전공의 당직표가 정확하게 나오지 않고, 또 변경되면서 간호사들은 누구에게 보고의 어려움을 겪었다. 결국 당직 스케줄을 보지 않고 아무 전공의에게 환자 상태를 보고하면서 전공의와 간호사들의 관계는 더 꼬여갔다. 

이에 전공의들도 가만있지 않았다. 간호사들이 오더에 의문을 제기하면 "어디 감히 간호사가 의사가 낸 오더에..."등의 뉘앙스를 풍기면서 무시하는 것으로 대응한 것. 

인턴과 간호사의 갈등은 드레싱 문제였다. 대부분 인턴은 혼자 드레싱을 하는데 이때 간호사가 준비한 드레싱 세트가 늘 마음에 들지 않았던 것. 환자 상태를 모르는 간호사가 준비한 드레싱 세트가 부족한 것이 많을 수밖에 없었던 것. 

김 교수는 "우리 잘 지내요 프로젝트 후 전공의(인턴)와 간호사들은 서로 논의를 통해 이 문제를 해결했다"며 "간단한 드레싱은 전공의나 인턴 혼자 하고, 복잡한 드레싱은 간호사와 함께 가는 것으로 결론을 내렸다"고 말했다. 

함께의 진심이 통할 때까지 

   
▲ 병원은 직종간 갈등을 해결하려고 성격 유형 분석을 도입하고 하모니 워크숍을 개최하고 있다.

직종 간 관계를 좋게 하기 위해 성격유형 분석을 도입하고 또 1년에 1박 2일 서로를 공감할 수 있도록 하모니 워크숍도 진행하고 있다. 또 DCC(Doctor for Changeing)를 실시해 의사들이 실제 진료하는 모습이 어떤지 파악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 외에도 환자 중심 컨텐츠 제작, 직원들을 위한 순천향 라디오 운영 등 환자경험평가를 위한 다양한 활동을 펴고 있다. 

환자경험평가에 대한 효과에 대해 김 교수는 "한번에 좋아지면 좋겠지만 그렇게는 안 된다. 당장 효과는 없어 보일지라도 우리는 조금씩 노력할 것"이라며 "각자의 진심이 함께의 진심되고, 이것이 환자에게 잘 전달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진심으로 환자를 생각하는 마음 곧 순'천향스럽게'를 지켜갈 것"이라고 의지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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