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학회들의 가이드라인 개정 및 신약들의 잇따른 등장은 해당 질환 치료제 시장을 술렁이게 만든다. 처방증대 가능성을 엿보거나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을 전략을 수립해야 하기 때문이다. 올해도 어김없이 새로운 진료지침이 나왔고 시장에는 신약들이 가세했다. 이에 따른 하반기 핫한 처방약 시장을 예상해 봤다.

◇항응고제 개원가 공략 통할까

지난 4월 대한부정맥학회가 한국형 뇌졸중 예방지침을 발표했다. 항응고요법을 받는 국내 심방세동 환자가 25%에 불과해 치료율을 높이겠다는 계획이다. 이번 진료지침은 국내 처방이 가능한 약만을 타깃으로 지침을 제정했으며 크게 비-비타민 K 길항제 경구용 항응고제(NOAC) 등 항응고요법의 중요성에 방점을 찍으면서 △CHA2DS2-VASc 점수에 따른 항응고요법 △NOAC 치료전략 등에 변화를 줬다.   

와파린은 음식물이나 다른 약물과의 상호작용이 많고 적정 INR을 유지하기 어렵다는 점이 한계다. 지속적인 모니터링에 대한 불편함으로 NOAC으로 세대교체가 이뤄지고 있지만 대부분의 처방이 대학병원에서 나오고 있다. 출혈 위험에 대한 부담으로 개원가에서는 쉽게 사용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그럼에도 지난해 NOAC 원외처방액은 1000억원에 달했다. 자렐토가 381억원, 엘리퀴스(아픽사반) 245억원, 프라닥사 187억원, 릭시아나(에독사반) 179억원의 처방액을 기록한 것. 이번 진료지침을 계기로 개원가 NOAC 치료율이 늘어나 시장은 더 커질 것이란 기대감이 일고 있다.

여기에 국내 상위사들의 제네릭 출시도 시장을 들뜨게 하고 있다. 현재 네비팜 등의 제약사가 엘리퀴스의 물질특허 무효화에 성공하면서 조기 출시 길이 열린 상황이다. 유한양행은 양도양수를 통해 엘리퀴스 제네릭을 확보했고, 또 다른 상위사도 엘리퀴스 제네릭의 양도양수를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뿐만 아니라 동아에스티, 종근당, 삼진제약 등도 엘리퀴스 제네릭 시판 허가를 받아놨다. 또 다른 NOAC 프라닥사의 제네릭 출시도 현재 진행형이다. 한미약품과 종근당, 다산제약 등이 소극적 권리범위확인을 통해 물질특허 회피에 성공했다. 이 같은 오리지널 4품목의 개원가 공략과 제네릭 출시 가능성으로 하반기 NOAC 시장이 주목되고 있다.

◇고혈압 신환이 33만명?…항고혈압제도 기회의 땅

지난해 미국 심장학계는 고혈압 진단기준을 130/80mmHg으로 제시했다. 이에 국내 학계에서는 이를 검토해 진료지침을 개정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최근 내린 대한고혈압학회의 선택은 기존 진단기준 '140/90mmHg', 목표혈압 '140/90mmHg 미만'을 유지하는 것이었다. 그럼에도 고혈압 치료제를 새롭게 복용해야 하는 환자가 33만명 늘어날 것이란 예상이다. 이는 학회가 고혈압 치료 시기를 앞당겼기 때문이다. 

2013년 진료지침에서는 심혈관질환 중위험군인 고혈압 1기 환자에게 적극적인 혈압 조절을 위해 항고혈압제 치료를 바로 시작할 수 있도록 했다. 심혈관질환 중·저위험군에 상당수 포함된 젊은 고혈압 환자의 심혈관질환을 조기 예방하기 위해선 약물치료를 일찍 시작해야 한다는 점이 적극 반영됐다. 1차 약제는 △안지오텐신 전환효소 억제제(ACEI) △안지오텐신 수용체 차단제(ARB) △베타차단제(BB) △칼슘차단제(CCB) △이뇨제 중 선택하도록 했다.

국내 고혈압 치료제 시장은 1조 5000억원에 이른다. 이 중 신환에게 우선 처방될 수 있는 것은 단일약제로, ARB 단일제는 지난해 380억원의 처방액을 올린 국산 신약 카나브(피마살탄)가 선전하고 있다. CCB계열 대표 약물은 노바스크(암로디핀)며 작년 572억원의 처방액을 기록했다. 베타차단제인 딜라트렌(카르베딜롤)도 처방 확대 기회가 주어졌다.

이와 함께 고혈압 치료제 시장에 3제 복합제들이 본격 등장함에 따라 이들의 경쟁도 볼 만할 것으로 보인다. 일동제약은  텔미사르탄, 암로디핀, 히드로클로로티아지드 성분의 투탑스플러스를 작년 10월 출시했고, 한미약품은 이보다 한 달 앞선 9월 암로디핀과 로자르탄에 클로르탈리돈을 합친 아모잘탄플러스를 발매, 국내 유일했던 3제 복합제 세비카HCT와 경쟁 중이다. 지난 1분기까지의 성적은 유비스트 기준으로 세비카HCT 77억원, 아모잘탄플러스 16억원, 투탑스플러스 3억5000만원이다. 유한양행과 제일약품 등도 3제 복합제를 준비 중에 있어 경쟁이 한층 달아오를 것으로 보인다.

◇범유전자형 C형 간염 치료제 등장에 술렁이는 시장

국내 최초 범유전자형 C형 간염 치료제 마비렛(글레카프레비르/피브렌타스비르)이 이달 1일부터 급여 적용을 받았다. 마비렛은 기존 C형 간염 치료제와 달리 유전자형 1~6형을 모두 커버할 수 있으며 대부분의 유전자형에서 99%의 지속적 바이러스 반응률(SVR)을 달성했다. 초치료 환자나 NS5A 저해제 혹은 NS3/4A 단백분해효소 저해제 치료경험이 없는 유전자형 1,2,4,5,6형 환자 중 간경변이 없는 환자에서는 치료기간이 8주로 기존 치료제들보다 짧다. 또한 마비렛은 작년 개정된 대한간학회 가이드라인에 유전자 1형 8주 치료 가능 약물로 이미 이름을 올렸다. 다만, 1회 3정 복용방법은 한계라는 지적이다.   

마비렛의 등장은 유전자형 2형에 처방되고 있는 소발디(소포스부비르)는 물론 1형 시장이 타깃인 제파티어(엘바스비르/그라조프레비르), 하보니(소포스부비르/레디파스비르)의 처방에 적지 않은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소발디의 지난해 원외처방액은 약 620억원이며, 제파티어는 38억원, 하보니는 107억원의 처방액을 기록했다.

특히 소발디는 리바비린과 병용해야 한다는 단점이 있어 현재의 유전자형 2형 독점구조가 흔들릴 것이란 예상이다. 이에 길리어드는 내달 1일자로 소발디와 하보니의 약가인하를 결정했다. 즉, 이달부터 소발디는 24만 4267원에서 12만 6190원으로, 하보니는 29만 7620원에서 13만 40원으로 각각 인하된다. 또한 하보니는 유전자형 1형 전체 환자에 건강보험 급여 확대 적용된다. 범유전자형 치료를 앞세운 마비렛과 약가인하를 선택한 소발디와 하보니, 또다른 C형 간염약 제파티어 간 경쟁에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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