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점약을 가진 다국적사가 무리하게 약가 인상을 요구하고, 제약 관련 단체가 부정확한 데이터로 정부 때리기 상황이 계속되자 보건 당국 내에서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이 지난달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WHO 총회에서 다국적사의 무리한 가격협상 요구를 비판하고 정부 간 공동대응 필요성을 제기한 배경도 연결선상에서 나온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박 장관은 WHO 총회 중 '보편적 의료보장을 향한 약속'을 주제로 한 회의에 참석해 "일부 다국적 기업이 국민 생명을 담보로 무리한 가격 협상을 요구하는 행위에 대해 WHO가 공동 해결안을 마련하자"고 말했다.

유럽 국가가 아닌 한국의 복지부 장관이 국제 회의에서 다국적사의 높은 약값을 문제삼은 것은 처음이다. 

국내에는 지난 5월 간경동맥화학색전술 조영제로 쓰는 '리피오돌'을 생산하는 게르베코리아는 6년 전 첫 계약 당시 약값보다 5배 비싼 가격으로 재계약을 정부에 요구해 논란을 빚었다.

또한 희소난치성 질환인 '척수성 근육위축증(SMA)' 증상개선 약으로 허가를 받고 급여협상에 들어갈 치료제 역시 1년 투약비용이 한 해 8억 원에 달해 우려가 있었다.   
    
이처럼 갈수록 높아지는 약가로 박 장관을 비롯한 복지부는 다국적사 신약 약가협상 과정에 문제의식을 가지는 등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는 전언이다. 
 
이 외에 한국글로벌의약산업협회(KRPIA)의 정부 때리기도 약가문제에 관심을 가지게 된 배경으로 지목되고 있다.

KRPIA는 한국에서 책정받은 다국적 제약사의 글로벌 신약 가격이 OECD 평균 45%(2013년 8월 검색 기준)로 낮고 한국의 항암제 급여 평균 등재 기간이 식약처 허가 후 평균 789일에 달한다는 주장을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복지부는 '잘못된 사실을 호도하거나 무리한 주장'이라는 지적이다.

OECD 평균 약값 통계는 다양한 각국의 약가제로 실제 약값을 알 수 없는 상황에서 자의적으로 보정한 약값을 마치 신뢰할만한 데이터인 양 호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유럽을 비롯해 한국도 실제 약값이 표시가격의 30∼40% 불과한 약들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급여등재 기간 역시 '제약사가 급여신청을 한 이후'부터 등재 기간을 산정하지 않고 KRPIA는 제약사의 급여 신청 여부와 상관없이 등재 기간을 산출해 등재 기간이 길어진 책임을 정부 탓으로 돌린다는 주장이다.

무엇보다 해당 데이터가 문제가 있다고 밝혔지만 KRPIA가 아랑곳하지 않고 관련 데이터를 활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복지부는 대책마련에 나서는 모습이다. 정부 측 한 관계자는 "다양한 대책을 논의 중이며 우선 객관적인 관련 자료를 만들어 대응하려 한다"고 밝혔다.   

<저작권자 © 메디컬업저버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