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복지부가 지난해 7월부터 상급종합병원 및 500병상 이상 종합병원에 입원했다 퇴원한 환자를 대상으로'환자경험조사'를 시작했다. 환자가 입원했던 동안 의사나 간호사 등이 시행했던 의료서비스를 총 24개 문항으로 구성해 평가하겠다는 것인데, 병원에겐 곤혹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환자경험이란 것 자체가 매우 주관적이고, 그동안의 의사와 간호사 등의 행동 패턴을 바꿔야 하는 것들이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현재 대부분의 병원이 환자경험평가를 분주하게 준비하게 있다. 이중 서울아산병원, 순천향대 서울병원, 신촌세브란스병원 등의 상황을 들여다봤다. 

1. 서울아산병원 - 환자중심사고  
2. 순천향 서울대병원  - 순천향스럽게
3. 세브란스병원 - 공감 프로젝트 2.0 

   
▲ 우리 라운지 모습 ⓒ메디칼업저버 김민수 기자

많은 병원이 정부가 진행하는 환자경험평가에 대비하려고 분주한 움직임을 보이지만 세브란스병원의 분위기는 사뭇 다르다. 환자경험은 병원에서 오래전부터 써왔던 용어이고, 실천해오는 개념이라 특별한 준비는 필요하지 않다는 뉘앙스다. 

세브란스병원이 이처럼 느긋한 태도를 보이는 기저에는 환자경험이란 단어를 병원에 일상화하고, 직원들이 환자경험평가를 익숙하게 받아들일 수 있게 한 창의센터가 있다.

2013년 3월 출범한 창의센터는 패러다임을 고객만족에서 환자경험으로 변화시킨 곳이기도 하다. 창의센터가 정의한 환자경험은 이렇다. "병원을 방문한 환자의 가족에 대한 진실 어린 배려". 창의센터는 이를 실천하기 위해 POWER' 모델을 가동하고 있다. POWER란 Pleasant, Organization, Welcoming, Easy, Respectful을 뜻한다. POWER 모델에 환자경험평가가 거의 포함돼 있다고 봐도 좋을 정도다. 

창의센터의 아이디어 중 환자만족도가 높은 것은 '기도 프로젝트'다. 수술실에 들어가기 전 환자의 불안은 극도로 높아진다. 이를 줄이기 위해 담당 주치의가 환자를 찾아 최선을 다하겠다는 얘기를 하고 기도를 하도록 창의센터가 제안한 것. 작은 행동이었지만 환자들의 반응은 뜨거웠다. 불안한 환자의 마음을 읽어낸 이 기도 프로젝트는 세브란스의 대표 서비스가 될 정도로 큰 지지를 받고 있다. 

   
▲ 노약자 전용 출입문ⓒ메디칼업저버 김민수 기자

환자가 수술복을 쉽게 벗을 수 있도록 한 것과 병원 곳곳에 환자에게 위안이 되는 글귀를 마련한 것, 파랑새 동행 서비스 등 이 모든 것이 창의센터의 아이디어다. 

VOC에서 누구도 예외는 없다  

병원에서 내가 겪은 불쾌한 경험에 대해 왜 그랬는지에 대한 답을 들을 수 있는 병원. 세브란스병원 VOC(Voice of Customer, 고객의 소리)의 경쟁력이다. 거의 모든 병원이 VOC를 운영하지만, 현장에 적용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특히 진료하는 의사에 대한 불만을 처리하는 건 더욱 어렵다. 하지만 세브란스병원에서는 제외되는 영역은 없다고.

병원 적정진료관리팀 CS혁신파트 백승규 차장은 "진료받은 환자가 만족하지 못해 고객의 소리에 글을 남기면 적정진료관리팀과 담당 의사에게 전달된다"며 "적정진료관리팀이 관련 상황을 파악하고, 담당 의사의 회신을 받아 이를 환자에게도 피드백을 준다"며 "최근 의사들도 CS 교육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있고, 진료과별 콘퍼런스에 CS 교육을 받기도 한다"고 말했다. 

"90% 이상 환자가 9/10 이상 만족하도록 소통

"또 "우리 병원 VOC 시스템은 모든 직원에 적용된다. 신속한 처리와 피드백을 통해 고객이 어떤 부분을 불편해하는지, 병원은 어떤 점을 개선해야 하는지 파악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백 차장은 "그동안 간호국이 진행해 온 CS 교육, 입원환자 배려를 위한 병실 에티켓 캠페인, 진료 지연 시 사과 캠페인, 중환자실 환자를 대상으로 한 치료 일지 겸 응원 다이어리 작성 등의 '공감프로젝트 1.0'을 병원 전체로 확대한 것"이라며 "공감을 표현하는 커뮤니케이션 방법에 대해 신입직원을 교육하고, 기존 직원은 직군별, 연차별로 상설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한다"고 소개했다. 

   
▲ 세브란스병원은 간호국이 진행하던 환자공감 1.0 프로젝트를 최근 병원 전반에 적용하는 환자공감 2.0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세브란스병원은 최근 '공감프로젝트 2.0'을 가동하고 있다. 공감하는 말과 행동을 통해 90일 안에 90% 이상의 환자에게 9/10 이상의 만족도를 선사하겠다는 목표로 진행된 미국 레이크랜드 병원의 90 in 90 이니셔티브에서 아이디어를 얻은 이 프로젝트다. 

또 "다양한 상황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상황별 응대 매뉴얼도 제작해 교육하고, 공감 쿠폰제도를 만들어 일정 횟수 이상 실천한 직원에게 포상한다. 또 공감 사례를 알리고 서로 격려하는 '공감 칭찬 릴레이'프로그램도 만들어 자발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했다"며 "문화가 확산하도록 CS레터를 공감 뉴스레터로 변경해 모범 사례를 공유하고, 반응이 좋은 내용은 동영상과 카드뉴스를 제작해 SNS를 통해 외부기관에 알릴 예정"이라고 밝혔다. 

   
▲ 우리 라운지 내 환자들이 휴식과 휴대폰 충전을 할 수 있는 공간이 마련돼 있다.ⓒ메디칼업저버 김민수 기자

우리 라운지가 대표적이다. 병원 생활에 답답한 환자들을 위해 야자수 나무와 벤치 등을 놓아 여유를 가질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한 것. 또 갤러리도 마련해 환자가 보호자들이 쉬거나 독서도 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세브란스병원 환자경험 서비스의 특징은 마음이 담긴 소소한 서비스가 병원 곳곳에 있다는 점이다. 

이외에도 고객의 소소한 편의를 위해 독서도 가능하고, 휴대폰 충전도 할 수 있다. 회전문에 노약자 전용 출입문도 따로 만들어, 노인이나 휠체어를 탄 사람들이 안심하고 드나들 수 있도록 세심한 부분까지 신경을 썼다.   

<저작권자 © 메디컬업저버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