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도 미국·유럽처럼 임상시험 정보 공개가 대폭 확대되는 한국판 ‘Clinical Trials’.

식품의약품안전처가 환자의 임상 참여 기회 확대와 부정적 임상 정보의 고의적 은폐 관행 개선을 위한 취지로 도입을 추진했지만 지지부진한 모습이다. 

이를 두고 업계 일각에서는 실시간으로 정보를 공개하는 건 연구활동이 위축될 수 있다는 이유로 반대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어 향후 제도 도입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식약처는 지난해 9월 임상시험정보 등록제도를 담은 ‘의약품 등의 안전에 관한 규칙’ 개정안을 입법 예고했다. 

개정안에는 임상시험 IND를 승인받은 자는 식약처 홈페이지 등에 임상시험계획서를 포함해 최초 및 최종 시험대상자 등록현황, 최종 시험대상자 관찰 종료 현황, 임상시험 실시 상황, 임상시험 결과 등을 제출·등록하도록 했다. 

또 이를 제출받은 식약처는 임상시험 실시 상황 정보를 홈페이지 등에 공개하도록 했다.

이같은 제도 도입은 임상시험 정보의 공개 범위를 대폭 확대함으로써 환자의 임상시험 정보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것이다. 또 임상시험의 부정적인 결과를 비공개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취지도 있다. 

국내 임상시험정보 등록제도는 제한적이어서 ‘깜깜이 임상’이라는 비판이 있었다. 식약처 홈페이지를 통해 일부 정보가 공개되지만, 임상시험 실시 상황이나 결과 등록은 의무화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일부 제약사나 바이오기업의 경우 투자 유치나 안정적인 주가를 위해 임상시험 관련 긍정적인 정보만 적극 공개하고 있다”며 “부정적인 정보는 외부 유출을 차단하는 관행은 공공연한 비밀”이라고 지적했다. 

상황이 이런 데도 해당 개정안은 되레 깜깜이다. 

미국 FDA, 유럽 EMA처럼 임상시험정보 공개 강화 흐름에 맞춰 KFDA도 과감하게 추진했지만, 업계의 반발이 만만찮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해 9월 관련 개정안의 입법예고가 진행됐지만, 7개월이 지난 현재까지 시행 소식이 없다. 

다만, 식약처에 따르면 시행규칙 공포의 마지막 단계라 할 수 있는 법제처 심사가 진행 중이라는 점은 위안거리 중 하나다.

하지만 제약업계도 할 말은 있다. 

환자의 임상시험정보 접근성을 높이는 데는 공감하지만, 되레 개발 전략이 노출될 수 있다는 우려다. 

업계 한 관계자는 “업계 입장에서는 임상시험의 모든 내용을 대중에게 공개하는 것에 반대한다”며 “임상시험의 성공과 실패 여부를 떠나 핵심 제품의 개발 전략이 노출될 수 있다는 점 때문”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임상시험 결과에 대한 부정적인 정보가 공개되면 투자유치 실패나 주가 급락 등 기업의 심각한 손실로 이어질 수 있다”며 “이는 연구개발의 위축을 가져올 요인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저작권자 © 메디컬업저버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