덴마크 코호트 결과, 와파린 등 VKA 복용군보다 심근경색 위험 낮아

비-비타민 K 경구용 항응고제(NOAC)가 리얼월드 데이터를 통해 심근경색 위험에 대한 우려를 덜어냈다.

덴마크 리얼월드 코호트 분석 결과, 실제 임상에서 NOAC을 복용한 심방세동 환자는 와파린 등의 비타민K 길항제(VKA)를 복용한 이들보다 심근경색 발생 위험이 낮았다. 이와 함께 NOAC 간 심근경색 발생 위험 차이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NOAC 중 하나인 다비가트란은 지난 2009년 발표된 RE-LY 연구에서 큰 폭은 아니지만 급성 심근경색 위험 신호가 감지돼, 학계에서는 NOAC의 심근경색 위험을 예의주시해 왔다. 

이에 미국식품의약국(FDA)은 2014년 다비가트란의 안전성 평가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메디케어(Medicare)에 등록된 65세 이상 환자 중 13만 4000여명을 분석한 연구를 발표, 다비가트란의 심근경색 안전성을 확인했다는 입장을 내놓은 바 있다.

그러나 FDA 결론에 대해 학계에서는 전문가들이 가지고 있을 수 있는 주관적인 편견(bias)을 고려하지 않았다는 등 분석의 제한점을 거론하며 이를 강도 높게 비판했다. 

대한부정맥학회도 '2018년 심방세동 환자에서 항응고제의 적합한 선택 및 용량 권고안'을 통해 "일부에서는 RE-LY 연구에서 보고된 것처럼 (NOAC이) 급성 심근경색의 위험도가 증가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고 언급했다.

이 같은 논란이 이어지는 가운데 덴마크 올보르병원 Christina Ji-Young Lee 교수팀은 심방세동 환자를 대상으로 다비가트란, 리바록사반, 아픽사반 또는 VKA 복용에 따른 심근경색 위험을 비교·분석했다. 

연구팀은 덴마크 건강관리 기록부에서 확인된 총 3만 2000여명의 심방세동 환자들을 초기 항응고요법에 따라 계층화했다. 평균 나이는 74세였고 여성이 47%를 차지했다.

이어 콕스 회귀분석 방법을 통해 심근경색으로 인한 입원 및 사망 등에 대한 표준화된 절대 1년 위험(standardized absolute 1-year risk)을 평가했다.

그 결과 심근경색에 대한 표준화된 절대 1년 위험은 VKA 복용군이 1.6%(95% CI 1.3~1.8), 아픽사반군 1.2%(95% CI 0.9~1.4), 다비가트란 1.2%(95% CI 1.0~1.5), 리바록사반 1.1%(95% CI 0.8~1.3)로, 치료에 따른 심근경색 발생 위험이 의미 있게 보고되지 않았다.

심근경색 안전성을 두고 펼친 NOAC 간 맞대결 결과도 무승부로 끝났다.

심근경색에 대한 표준화된 절대 1년 위험은 다비가트란이 아픽사반보다 0.04%(95% CI -0.3~0.4), 리바록사반이 아픽사반보다 0.1%(95% CI -0.4~0.3) 높았고 리바록사반이 다비가트란보다 0.1%(95% CI -0.5~0.2) 낮았지만, 모두 통계적으로 유의미하지 않았다.

다만 VKA와 NOAC의 위험 차이는 VKA 대비 아픽사반 0.4%(95% CI -0.7~-0.1), 다비가트란 0.4%(95% CI -0.7~-0.03), 리바록사반 0.5%(95% CI -0.8~-0.2) 낮아, VKA보단 NOAC의 심근경색 발생 위험이 적은 것으로 확인됐다.

Lee 교수는 "NOAC 간 심근경색 발생 위험을 비교했을 때 의미 있는 차이가 나타나지 않았고, VKA와 비교해도 NOAC의 심근경색 발생 위험이 낮았다"며 "향후 심방세동 환자를 대상으로 경구용 항응고제가 심근경색 발생 영향을 미치는 메커니즘을 분석하는 생물학적 연구를 진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제언했다.

연구에 참여하지 않은 독일 괴태의대 Stefan Hohnloser 교수는 논평을 통해 "이번 연구는 약 8년 전 논란이 됐던 NOAC의 심근경색 위험에 대한 우려를 덜어내는 근거가 된다. 임상에서는 심방세동 환자, 특히 심근경색 또는 관상동맥질환 과거력이 있는 이들에게 다비가트란 등의 NOAC을 걱정 없이 투약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와 함께 이번 연구는 NOAC과 VKA의 심근경색 발생 위험을 비교한 대규모 리얼월드 연구라는 점에서 그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결과는 Journal of the American College of Cardiology 7월호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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