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증성장질환(Inflammatory bowel disease, IBD) 발병이 성별과 특정 연령에 따라 다르게 나타난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총 20만 7609명을 대상으로 한 대규모 코호트 분석 결과 특정 연령대의 성별에 따라 IBD 발병 위험에 차이가 있었다.

특히, 크론병(Crohn’s disease, CD)에서 10~14세 여성의 발병 위험은 남성에 비해 30% 더 낮았다. 또한 45세 이상 여성에서 궤양성대장염(Ulcerative colitis, UC) 위험은 최대 32% 더 낮았다.

미국 밴더빌트대 메디컬센터 Shailja C. Shah 박사가 수행한 이 연구는 Gastroenterology 온라인판에 6월 27일 게재됐다(doi.org/10.1053/j.gastro.2018.06.043).

IBD는 장에서 비정상적인 만성 염증이 호전과 재발을 반복하는 질환이다. 흔히 UC과 CD를 말한다.

연구에는 유럽, 북아메리카, 오스트레일리아, 뉴질랜드 등 16개 지역 출신의 IBD 환자로 CD 환자 9만 5605명, UC 환자 11만 2004명이 참여했다. 이를 토대로 연구진은 성별간 IBD 발병 차이를 확인하기 위해 무작위-효과 모델(random-effects model)을 통한 메타 분석 연구를 진행했다.

그 결과 10~14세인 여성은 남성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CD 위험이 더 낮았다. 구체적으로는 사건 발생비(incidence rate ratio, IRR)가 0.7로 발병 위험이 30% 더 낮았다(IRR 0.70, 95% CI, 0.53-0.93). 또한 5~9세 여성 환자는 CD 발병 위험이 남성 보다 20% 더 낮았다(IRR 0.80, 95% CI: 0.63 to 1.03, P=0.08).

반면 사춘기가 지난 여성은 오히려 CD 발병 위험이 높아졌다. 30~34세를 제외한 나머지 25~29세 또는 35세 이상인 여성은 남성과 비교해 CD 발병 위험이 16~47%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UC와 관련해서는 40~44세인 중년 나이까지는 남성과 여성 환자 사이에 발병 위험 차이가 유의하지 않았다. 그러나 45세 이상일 때는 여성이 남성에 비해 UC 발병 위험이 13~32% 더 낮았다. 이러한 양상은 70~74세에 이르기 까지 지속됐다.

Shah 박사는 “IBD가 성별에 따라 다양하게 발병한 것으로 보아 환자의 성호르몬이 IBD 발병에 영향을 줬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성 호르몬이 IBD 감수성과 질환의 중증도 및 진행에 영향을 미친다는 증거는 이전에도 제시된 바 있다.

지난해 9월 Gastroenterology & Hepatology에 실린 미국 미주리주립대 Ronald Ortizo 교수의 연구에 따르면 경구 피임약 사용이 IBD의 위험 증가와 관련이 있었다(DOI: 10.1097/MEG.0000000000000915).

해당 연구에서 경구 피임약 사용 환자는 그렇지 않은 환자에 비해 IBD 발생 위험이 32% 더 높았다(OR : 1.32, 95% CI : 1.17–1.49, P<0.001, I2=14%).

또한 올해 1월 Inflammatory Bowel Diseases에 실린 미국 시다스 시나이 병원 Vineet S Rolston 박사의 연구에 따르면 여성은 월경, 임신, 산후 및 폐경기와 같은 호르몬 변동 기간 동안 IBD 증상의 심각한 정도가 달라진 것으로 나타났다(doi.org/10.1093/ibd/izx004).

Shah 박사는 “환경적, 유전적, 장내 미생물 등은 CD와 UC의 근본적인 원인이기에 이와 관련한 메커니즘이 존재할 수 있으나 CD, UC 발병에 성별과 연령에 따른 특이성이 존재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이번 연구에 대해 “성별 차이에 대한 병인론적 요소를 결정하도록 고안되지는 않았지만 예방 및 치료 전략으로 이어질 수 있는 생물학적 기전을 설명했다”면서 “앞으로 IBD와 성호르몬의 연관성을 밝혀낼 미래의 연구에 기여하기를 바란다. 이와 관련한 새로운 치료와 예방 기회를 제공하고, IBD의 원인 대한 실질적인 논의가 가능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연구에 참여하지 않은 미국 하버드의대 Ashwin N. Ananthakrishnan 박사는 “경구용 피임약 사용, 흡연, 유전학적 요소, 체내 미생물의 반응 등에 따른 남녀 간 유병률 차이를 연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의 한계로는 비서양인, 특히 IBD가 출현한 곳과 인구 위험 요인이 다를 수 있는 지역에서 일반화하기에는 무리라는 지적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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